집회 참가를 독려하는 글입니다. 이런 글을 올려도 될지 모르겠는데, 뭐 싫으면 반대 주시겠죠 뭐. 국가 기관 선거 개입, 통진당 해산 청구, 전공노 압수수색, 노동자들의 자살, 시민단체 해산권 발의. 멀지 않은 과거에 비슷한 일들이 있었던 것 같은데 그때 나는 태어나지 않았거나 기억나지 않을 만큼 어렸겠지요. 유신의 망령이니 독재의 추억이니, 그딴 거 난 모르겠고, 적어도 내가 이 땅에 태어나고 싶어 태어난 게 아니므로 누군가의 통치에 복종할 이유가 없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나는 복종이 아니라 양심에 따라 행동하며 양심은 보편적 가치에 따라 반응합니다. 누구나 유한한 삶을 산다는 것만큼 우리에게 중요한 보편적 가치가 또 있을까요. 누구나 주어진 삶을 행복하게 살고 싶기 때문에 인류는 진보했을 겁니다. 내가 행복하기를 바라는 것 만큼 다른 사람도 같은 것을 원한다는 것을 알기에, 전쟁을 방지하고 권리를 지켜주며, 주어진 삶을 잘 살다가 갈 수 있도록 사회를 이루어 사는 거겠죠. 똑같은 일에 똑같이 분노하면 좋겠습니다. 내 것이 빼앗길 때의 분노와 다른 사람이 빼앗기는 것을 볼 때의 분노가 같았으면 좋겠습니다. 분노에 따른 행동이 다를 수 있어도 분노의 정도는 같았으면 좋겠습니다. 사회는 경제 단위가 아니라 공감의 단위라고 믿습니다. 공감은 보편적 가치를 지향하고 여러 보편적 가치들이 모인 것을 지금 우리는 민주주의라 부르고 있는 것이겠죠. 이득 앞에서 이견이 있을 수는 있어도 보편적 가치 앞에서의 이견은 기회주의일 뿐입니다. 어느 정당을 지지하고 어떤 삶의 가치를 추구하고, 그런 것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단지 공감이 삶의 형태로 정착되고, 때로는 공동의 위기의식으로 변하기를 바랄 뿐이죠. 토요일 저녁에 소설책이나 읽고 건프라나 만들면서 잉여잉여 살아도 알아서 내 권리가 지켜지는 사회였으면 좋겠어요. 평일에도 잉여지만 주말에는 두 배의 잉여가 되고 싶거든요. 촛불집회에 나오는 사람들이 갈수록 줄어드는 것을 보면서 괜한 조바심에 글을 썼습니다. 오유 형님들은 많이 참여하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혹시라도 망설이는 분들이 계신다면 그냥 나오세요. 와서 멀뚱히 앉아 있어도 누가 뭐라고 안 합니다. 소리 안 질러도 되고 노래 안 불러도 됩니다. 지금까지 지켜보고 계셨다면 이제 선택하실 때가 됐습니다. 어떤 선택을 하든 누구도 비난하지 않을 겁니다. 광장에 나오지 않아도 같은 마음이라는 걸 잘 아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