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살다... 제가 인터넷에 자작소설을 올리게 되는 날이 올 줄은... 몰랐어요...
그런데 올렸어요.
네이버 웹소설에... ㄷㄷㄷ
다른 작품을 출판사에 보내놓고 심사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인데...
마냥 기다리자니 너무 심심하더라구요!!!
이 아까운 시간, 작품이나 하나 더 만들자! 하는 생각에! 써봤습니다!
그렇다고 평소처럼 작업하면 너무 피곤할 것 같아서..
가벼운 마음으로, 평소 스타일과는 달리, 진지한 거 빼고, 쉽게쉽게 편하게편하게
그리고 짤막하게... 연재나 해볼까 하고.... 네이버에 올렸어요. 어떻게 보면 처음으로 작품을 공개하는 거라
뭔가 떨리고 두렵기도 하네요.
오유에도 한 번 올려봅니다! 보고 재밌으시다면! 자주 찾아와 주세요!
추;;천과 별점도;;; 감사히 받겠습니다!
지랄 맞고, 시끄럽고, 겁 많고, 허풍스럽고, 변덕은 죽 끓듯 심한 고집쟁이! 잘난 척, 도도한 척, 센 척까지! 종합선물 세트 같은 성격을 가진 우리의 주인공 조……. 아니, 프라이데이! 의문의 조직에게 납치당한 프라이데이와 사람들. 과연 그들이 무사히 살아남을지,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재미있는 고군분투 생존기. 프라이데이와 함께 하세요. ……빵 터지진 않아요. 프라이데이는 유머 감각이 없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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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데이 (FRIDAY) 1화
할아버지는 말씀하시곤 하셨지. 베이컨은 몸에 나쁘다고. 하지만 오늘은 도저히 참을 수가 없는 날이야.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그 너머로 들이치는 햇살! 살랑거리는 산들바람까지! 정말 완벽하지 않아? 베이컨 두 조각과 에그 스크럼블. 그리고 조금 식어 미지근한 커피. 이렇게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날 아침 식사로 딱!……. 최고야. 정말 환상적인 조합이지. 사실 이제와 하는 얘긴데, 할아버지 몰래 가끔씩 꺼내 먹었어. 냉장고에 자물쇠라도 달지 않는 한, 내 식탐은 막을 수 없을 걸? 안타까운 건 말이야……. 아무리 찾아봐도 이곳엔 냉장고가 없다는 사실이지. 젠장! 도대체 여긴 어디야!
“휴우……. 대체 여긴 어딜까요?”
나도 궁금하다. 알면 가르쳐주라 제발.
“아시는 분 안 계신가요?”
흥! 아는 사람 있으면? 여기 이렇게 죽치고 있겠냐? 벌써 집에 갔지! 첫인상부터 알아봤지만, 역시 저 수염쟁이는 생긴 것만큼 띨띨해.
“어딘지 알면 뭐하게. 나가지도 못하는데…….”
뚱보, 아니 뚱뚱보 아저씨가 뭘 좀 아는군. 어딘지가 중요한 게 아니지.
“하……. 누구 짓일까요? 무슨 목적으로 우릴…….”
이 여자는……. 할아버지가 즐겨보던 공포 영화에 자주 나오던 타입이군. 예쁘고 겁 많고 가슴 크고 일찍 죽는 타입.
“테러 단체 아닐까요? 알 카에다 같은 거요.”
저 안경은 진짜 정신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중동에 있어야 할 놈들이 뭐하려고 싱가포르 행 비행기를 납치하냐? 어? 잠깐, 비행기? 비행기를 탔었나?
“다들 마지막으로 기억하는 게 뭐에요? 비행기 안에 있던 거죠? 인천에서 싱가포르 가는 거. 12시 꺼!”
아야야……. 귀가 다 따갑다. 자문자답 안경 자식. 무슨 대단한 발견이라고……. 소리를 지르고 난리야! ……으! 아직도 머리가 아프네. 깨어난 뒤로 계속 이래. 욱신욱신 지끈지끈……. 뭐야 이거! 피? 귀에서 피나잖아! 맞아서 기절한 거였나?
“그렇죠? 갑자기 잠이 왔고……. 눈 뜨고 보니 여기였어요. 뭐죠? 수면 가스 같은 건가?”
또 그러네. 지가 묻고 지가 답하고……. 영화에서 보면 꼭 저렇게 독특하게 튀는 놈들이 일찍 죽던데……. 그 다음엔 아까 그 미녀 차례겠지. 그럼 내 차례는? 의외로 내가 첫 번째 아닐까? 뇌진탕으로 앓다가 제일 먼저 죽는 거 아냐? 제길! 일어날 힘도 없네…….
“이 친구는 맞아서 기절했던 것 같은데? 가엽게도……. 귀에서 피가 나…….”
어이 어이! 똥배 나오고 머리 벗겨진 아저씨! 어딜 만져! 언제 봤다고 남의 머릴 쓰다듬 쓰다듬 하냐! 내가 아저씨 아들래미야?
“괜찮을까요?”
“응? 뭐, 뭐? 나한테 한 말이니?”
나 참. 한국 사람들 영어 못하는 건 알아줘야 해. 이즈 히 오케이! 그 간단한 말을 못 알아 먹냐! 나 괜찮은지 물어보는 거잖아 바보들아!
“예스……. 메이 비…….”
어쭈. 안경 너 다시 봤다? ……가 아니라! 쉬운 영어잖아 임마.
“너무 불쌍해요. 많이 아프겠다.”
“…….”
헤헤. 안경? 너 방금 못 알아들었지? 이 금발꼬마가 뭐라고 했냐면 말이다~
“괜찮겠지. 그보다 아가씨는? 아가씨는 다친데 없어?”
헐……. 뭐냐 이 눈 찢어진 놈은. 더워죽겠는데 답답하게 까만 정장이라니……. 그나저나 이 친구 발음 완전 죽이는데? 한국인이 아닌가? 그리고 참! 아가씨라니! 누가 봐도 꼬맹이구만! 참 나……. 이거 위험한 자식일세. 선수 느낌인데?
“네. 전 괜찮아요.”
“부모님은?…….”
완벽하군. 걱정해주고 성숙하게 대해주고. 거기다 불안한 일을 은근히 짚어준 다음, 자연스레 위로해주고. 너 임마 그러다 잡혀간다.
“저도 잘 모르겠어요…….”
어디 보자. 하나, 둘, 셋, 넷……. 나 포함해서 열하나. 다른 승객들은 어디 있지? 이런 감옥 같은 곳이 여러 군데 있나? 그곳에 잡혀 있는 걸까? 어디 보자……. 뻥 뚫린 천정. 나뭇가지로 엮은 조악한 뚜껑. 흙바닥에 돌벽……. 감옥이라기보다는 깊게 파놓은 참호에 가깝군. 어쨌든 가까운 곳에 다른 사람들은 없어. 아까 처음 눈을 떴을 때, 그때도 다 같이 난리 치고 소리쳐봤잖아? 돌아오는 건 새소리뿐이었지. 그럼 도대체 어디에? 우리가 타고 온 비행기. 그 안에 몇 명이나 들어가는지는 몰라도……. 어림잡아 이백 명은 넘었을 텐데……. 아무리 동남아시아에 외딴섬이 많다고 해도 그렇지! 그 많은 사람들을 흩뿌려서 가둬놓았을 리도 없잖아! 역시 우리만 갇힌 건가? 그것도 아니야. 마지막 기억은 비행기 안이었단 말이야. 그렇다면 설마…….
“무사하실 거다. 걱정하지 마렴.”
너 이 새끼. 예비 범죄자 확정. 여태까지 쭉, 똥 씹은 표정이던 놈이! 귀여운 소녀가 우니까 이렇게 온화한 목소리로! 앙? 거기다 따뜻한 표정까지! ……어라? 어쭈! 뭐냐 그 얼굴은? 인상 쓰지 말라는 표정인데? 어쩔 건데 임마! 내가 생긴 게 원래 이렇다 왜! ……이 자식! 넌 내 레이더에 딱 걸렸어! 범죄자 냄새가 풀풀 나는구나!
“자자! 저기 여러분! 우리 이러고 있지 말고! 힘을 합치죠?”
안경 자식. 타이밍 죽이는군!……. 정장 너 임마! 넌 안경이 살려준 거야! 알겠어?
“무슨 소리냐? 아까도 다 같이 들러붙어서 천정에 매달려 봤잖아.”
수염쟁이 아저씨는 포기가 빠른 사람이군. 뭐 그래도 인정. 여길 어떻게 나가? 저 뚜껑……. 무슨 나무로 만든 건지! 꿈쩍도 안 하드만……. 대가리 하나만 쏙~ 간신히 나갈 정도니 뭐. 어쨌든 햇빛이라도 비치니 다행이지.
“글쎄요. 그게……. 일단 정보라도 모아보죠.”
“정보?”
“그래요. 분명 우리들한테 뭔가 공통점이 있을 거예요. 그래서 우리가 여기 갇혀 있는 걸지도 몰라요!”
아깐 테러 단체 소행인 것 같다며? 쯧쯧. 질 낮은 추리 만화 같은 걸 너무 많이 본 모양이구만.
“일리가 있긴 하네.”
얼씨구? 똥배대머리 아저씨까지? 아주 그냥 소설을 써라 소설을! ……아, 물론 소설 같은 상황이긴 하지만.
“일리는 무슨……. 아저씨 그게 말이 됩니까. 저 친구 영화를 너무 많이 본 것 같은데?”
정장 녀석. 또 인상 쓰네. 야~ 머리 노란 꼬맹아~ 이런 모습을 똑바로 봐둬! 저 더러운 얼굴 기억하고 가까이 가지 마. 저 자식한테 위험한 냄새가 난단 말이야~
“아니……. 그게……. 저는, 음……. 흐읍! 근데 언제 봤다고 반말을…… 하십니까?”
순간이었지만, 안경 자식! 제법 깡다구 있다! 라고 칭찬하려고 그랬다. 멍청한 놈! 정장 인상에 쫄기나 하고! 덩치도 비슷하구만? 좀 더 세게 나가지 그래? 싸움 구경이 제일 재밌는데…….
“왜들 그러세요. 진정하세요. 짜증내지 말자구요. 이러지 말고 저 분 말대로…… 그러니까, 인사 같은 거라도 하죠? 지금 다들 날카로운 상태니까. 좀 릴렉스 되도록.”
흠. 예쁜 아가씨가 그래도 지각이 있는 사람이군. 그치만 난! 낄 생각 없다! 어차피 알아듣지도 못할 거잖아? 어휴!~ 집에 가고 싶다. 캔자스가 그립다! ……냉장고도……. 베이컨……. 히히. 맛있겠다……. 고향 생각하니까 갑자기 웃기다 헤헤. 역시 고향은 생각만으로도 기분 좋은 곳이야. 괜히 집 집 들먹이는 게 아니라고. 안 그래? 탁 트인 하늘. 드넓은 벌판. 밀 농장의 황금물결……. 캬~ 어릴 적 그 철없던 시절엔 밀밭 사이를 달리는 게 참 좋았지.
“……아! 저도 거기 살았었어요.”
내가 수영을 좀 못하거든? 생긴 거랑 어울리지 않게 말이야. 암튼 그래서 그런 가봐. 그 황금물결이 내 앞에서 갈라지고 출렁거리는 게 꼭…….
“파도에요. 분명 파도소리에요. 확실히 들리는 건 아니지만……. 바닷바람 소금 냄새가 나요. 제가 바닷가 근처에서 오래 살았거든요. 그래서 말인데, 여기도 바다에서 그리 멀지 않은 것 같아요. 섬……. 해안이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것 같아요.”
그렇게 한참을 달리다 집에 돌아오면? 할아버지가 항상 나를 안아주시곤 했지. 거칠고 연약한 손이었지만, 내 머리를 쓰다듬는 그 손길이 좋았어. 가끔은 너무 늦게 다닌다고 혼나기도 했지만, 헤헤. 노는데 쉴 틈이 어딨어? 할아버지 앞에서 노래 부르고 춤추고 재롱부리고. 이웃집 꼬맹이들이 우리 집에 놀러올 때까지 쉬지도 않고 놀았었지. 난 학교 따위 가본 적이 없으니까, 친구들 학교 끝나고 숙제 다 하고 놀러올 때까진 혼자 놀아야 했거든. 그래도 괜찮았어. 혼자서도 즐겁게 잘만 놀았으니까. 그때는 참……. 다른 사람 신경 쓸 필요도 없었어. 나 하고픈 대로 하고 살았지.
“그리고 저 분들은……. 어떡하죠? 외국인인데…….”
“아까 보니까 종민 씨가 영어 잘 하시던데…….”
이 인간들아! 모처럼 추억에 젖어 있는데 자꾸 시끄럽게 굴래? 젠장! 신경 안 쓰려고 그래도! 저 정장! 자꾸만 눈에 거슬린단 말이야. 존…… 민? 무슨 이름이 그 따위야? 발음하기도 힘들다!
“거기 세 사람은 괜찮으세요? 이게 대체 무슨 일인지, 혹시 뭔가 아시는 거 없습니까? 아니면 여러분 이름이라도…….”
저 자식 정말. 발음은 원어민 수준이군. 토종 한국인이 아닌가?
“아무 것도.”
오! 역시 멋져! 흑형의 포스는 언제 봐도 정말 죽여준단 말이야.
“그렇군요……. 다른 두 분은 어떠신가요?”
“…….”
뭐야. 이 아줌마, 이 아저씨는. ……꿀 먹은 벙어리인가?
“이봐요? 괜찮으신가요? 제 말 듣고 계세요?”
“……우린 영어 못해요.”
프랑스어로군. 생긴 건…… 뱀파이어랑 마귀할멈……. 하하. 은근 잘 어울리는 부부네.
“프랑스어 같은데요. 저도 프랑스어는 몰라요.”
당연하지. 네놈이 뭔 수로 어떻게 알아듣겠냐. 쯧쯔! 당황하기는~
“백인인데? 영어를 못한다고?”
으이구! 뚱뚱보 아저씨. 무식한 티 좀 내지 마. 백인이면 다 영어할 줄 알아야 해? 어휴!~ 도무지 우리 할아버지를 이해할 수가 없다니까. 도대체 한국이 뭐가 좋다고 2년이나 살았을까! 정이 많다고? 내가 본 한국, 한국 사람들은……. 지금도 한 번 봐봐! 지들끼리만 노닥거리다가 필요할 때 되니까 이제 와서 말 걸고 그러잖아! 게다가 편견은 또 얼마나 심하니? 내가 말이야! 어? 체격 좀 크다고! 밖에 나가면 다들 무서워하고 피하더라? 억울해서 정말!
“어쨌든 이름은 알았네요. 이쪽은 드웨인. 이 꼬마아가씨는 안젤라. 저쪽은 니꼴, 쟝. 둘이 부부에요.”
쓸데없는 격식에 얽매여서 안달인 점도 안 좋지! 진짜 예의는 갖다버리고 가짜 예의만 찾는다니까? 이름 물어보고 나이, 직업, 가족 관계 묻는 게 필수야. 정작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는 관심이 없어. 관심을 가져도 나중에서야 가지지. 마음에 들고 자주 볼 사람이면 말이야. 도대체 왜 그러는지 몰라!
“이름이라도 알아서 다행이네요.”
이름! 어휴! 그놈의 이름!……. 수염, 안경, 뚱보, 대머리, 정장, 미녀, 뱀파이어, 마귀할멈, 흑형, 꼬마! 얼마나 편해! ……물론 이름으로 부르는 게 예의긴 하지. 하지만 어쨌든 나한텐 필요 없으니까! 이름 부를 일이 뭐 있다고!
“이 친구 이름은?…….”
올 것이 왔군. 칫! 그냥 가. 대머리 아저씨! 아까부터 왜 자꾸 친한 척이야!
“중요해요?”
정장! 이 새끼가!……. 아까부터 은근슬쩍 째려보네! 우와 완전 악질 범죄자 눈빛! 무슨 일 생기면 나부터 쳐죽이겠다?
“응? 하긴 그렇지……. 그냥 혹시나 해서 물어본 거야.”
아우! 열불 터져! 무시 받으니까 괜히 화나네! 가르쳐주고 싶다 내 이름! 내 이름은 말이야!
“얜 ‘프라이데이’에요.”
그래! 프라……. 뭐? 잠깐, 야 꼬맹이! 너 왜 그래!
“응? 뭐? 프라이?”
“로빈슨 크루소에 나오는 원주민이에요. 로빈슨이 금요일에 그 원주민을 만나서 프라이데이라고 이름 지어줬어요. 우리도 금요일에 만났으니까. 프라이데이라고 부를래요.”
꼬마야……. 네가 암만 생글생글 웃으면서 말해도 저 대머리 아저씨는 못 알아들어. 아, 정장이 통역해주겠구나……. 아무튼! 내 이름은 프라이데이가 아니란 말이야! 윽! 껴안지 마! 꼬맹이 주제에! 난 벌써 내 전체 수명의 절반을 산 놈이라고!~
“멍! 멍멍!”
“그래 그래~ 프라이데이!~ 착하지? 앞으로는 내가 지켜줄게 걱정 마.”
1화는 여기까지. (왜 갑자기 글씨체가 바뀐건지 모르겠음)
제가 훌륭한 이야기꾼이 될 수 있을까요? ㅠㅜ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ㅠㅠ
(왜 다시 글씨체가 돌아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