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는 여인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말없이 여인은 그 남자의 품에 안겼고, 그 남자는 끌어안아주었다.
한참이 지나고 여인은 홀로 서있었다.
어디를 바라보는 것일까? 그 여인은 멍하니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었다.
가슴에 남은 마지막 온기만을 소중하게 안고서 그렇게 그 여인은 서있었다.
그 남자가 남긴 작은 병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 작은 병의 온기만이 그 여인이 기억할 수 있는 마지막이었다.
바다빛 푸른색 그 작은 병은 잔잔하게 떨렸다.
병을 울리는 은은한 떨림의 소리는 그녀의 귀를 간지럽히고
눈시울을 붉게 만들고 말았다.
애써 고개를 돌려버리며 외면하는 그녀의 뒷모습에선
그저 강한척 하는 여린 여자가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