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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요괴 이야기 (4) 도근달구
게시물ID : humorbest_66910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Muspel
추천 : 28
조회수 : 5746회
댓글수 : 5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3/05/01 04:54:53
원본글 작성시간 : 2013/04/30 20:40:31




강바닥에 떨어진 것은 모두 나의 것!

 

 

 ~제주도에서 등장한 욕심쟁이 수달요괴~

 

 도근달구1는 이원진2이 기록한 탐라지에 등장하는 수달괴물로, 도근천3에서만 발견되는 것으로 보아 그 근처의 환경이 이 요괴에게 가장 적합한 것으로 생각된다. 도근천 근처에서 전해지는 전설에 따르면 도근달구는 실제로는 월대천이라고 부르는 강에 서식하는데, 도근천과 외도천이 합류하는 지역이고, 바닷물이 유입되어 수량이 많아 숨기가 좋아 수달 같이 생긴 이 요괴가 살아가기에 적합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월대천에 둥지를 틀고 도근천까지 거슬러 올라가 활동했다고도 볼 수 있겠다.

 

 이 요괴는 보통의 수달보다도 물 속에 오래 있을 수 있는데 아마도 보통의 수달과는 달리 아가미 같은 물 속에서도 호흡할 수 있는 기관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렇게 물 속에서 오랫동안 생활하는 것으로 보아 물 속에 둥지를 만들 것으로 짐작된다.

 

 도근달구는 보물이나 보석 따위의 값진 물건을 모으는 것을 좋아하는데, 물 속을 헤엄치며 인간이 빠트린 물건 등을 주워 자신의 집으로 가져와 쌓아둔다4. 이렇게 모은 물건들이 어떻게 쓰이는지는 모르나, 생존에 필요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으며, 호기심이나 기호의 영향으로 보인다.5

 

 

 ~사람을 골려먹기를 좋아하는 개구쟁이~

 

 사람들이 유일하게 알아낸 수집한 물건들의 용도는 바로 사람을 골려먹는 것이다. 근처에 사람이 지나가면, 이 요괴는 자신의 수집물을 자랑스럽게 보여주는데, 이 물건에 혹하여 다가가게 되면 깊은 물 속으로 순식간에 숨어들어 공짜로 값진 물건을 얻으려던 사람은 결국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젖어 무거워진 옷을 입은 채 집으로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6.

 

 도근달구의 이러한 행동의 이유는 정확하게 알 수 없으나, 여러가지 설이 존재한다. 사람들을 골려먹기 위해 일부러 수집물을 가지고 나온다는 설이 힘을 받고 있으나, 수집물을 씻거나 모으는 과정에서 인간의 눈에 띄어 놀라 도망친다는 설 역시 설득력이 있다. 그러나 이유가 어떻건 간에, 도근달구가 하는 행동에서 공짜 밥은 없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7.

 

 

 ~수달 없는 수달 서식지?~

 

 현재 제주도의 도근천에는 수달이 살지 않는다. 도근천은 물론이거니와 다른 하천에서도 눈에 띄게 사라졌음을 쉽게 눈치챌 수가 있을 것이다. 고서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수달의 기록이 무색하게 된 작금의 상황이 안타까울뿐이다.

 

 수달의 가죽은 방수성이 뛰어난 고급 모피로 취급받는다. 따라서 수달은 밀렵의 대상으로 언제나 위협받아왔고, 최근 사냥 기술의 발달로 그 수가 급감했다. 덕분에 수달을 멸종위기동물로 지정되어 보호 받고 있지만, 예전처럼 수가 다시 늘어나기 위해선 엄청난 시간을 필요로 할 것이다. 제주도의 도근천에 다시 수달이 살게 될 날이 오게 될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출처 : 은여우 공작소

  1. 都近獺狗. 도근천에 사는 수달(이나 개)라는 뜻이다.
  2. 조선시대 문신으로, 효종 때 제주 목사를 지내던 중 제주로 표류해온 하멜 등 네덜란드인 30명을 서울로 압송했다.
  3. 실제 위치는 도근천의 하류인 월대천이다.
  4. 이른바 수집가 요괴.
  5. 구애나 장식의 목적이 있을지도 모른다.
  6. 자기 것이 아닌 물건을 얻으려고 했으니 어디다가 호소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금도끼 은도끼의 못된 나무꾼 같다고 할까.
  7. 하지만 남의 떡이 더 커보이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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