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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정도 가닥이 잡히긴 한 듯 하네요.
게시물ID : military_6697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에페
추천 : 3
조회수 : 361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7/03/16 15:14:03
저는 이제껏 여성징병의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해오긴 했습니다만
실질적으로 이것이 이루어지는 시점은 앞으로 족히 십년 이상을 넘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설령 병력충원이 한계선까지 닿아서 깔딱거리는 순간이 아니라면 이 문제는 공론화되지 않는 게 아닐까 하는 추측도 하고 있지요.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요 며칠간의 이러한 이야기는 제게 신선한 충격이기도 했습니다.
 
다만 그럼에도 끔찍한 경험입니다.
 
저는 대한민국 군대에 멀쩡한 사람도 들어가 천치가 되어 나온다는 것에 대한 직접적인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그렇기에 누구라도 대한민국 군대에 징집당해선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지금의 군대'라는 단서를 붙이게 되면 이 의견이 결코 과장이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슬프게도 그저 많은 사람들이 이에 실질적으로 거부할 수 없기에 강제로 끌려가고 있지요.
 
징집제라는 말은 병사 임금을 제대로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 아닙니다. 인권을 무시하고 자유를 제약해도 좋다는 뜻이 아닙니다.
우리나라의 병역시스템은 징집제라는 틀만 제대로 유지하고 있을 뿐, 실상은 조선시대 관비에 가까운 사회적 지위에서 벗어나질 못 하고 있습니다.
현대국가가 지니는 우월한 행정시스템을 기반으로 삼고 합법적으로 길가는 사람을 잡아다 2년간 관에 소속된 노비로 만드는 겁니다.
군대를 굳이 그렇게까지 이야기할 것이 무어냐고 하겠습니다만, 저는 감히 이런 말도 실상을 완연히 드러내는 표현이 아니라 생각합니다.
 
그런 교도소보다도 처우가 열악한 장소에 누군가를(그것이 남성이든 여성이든 할 것 없이) "보내야 한다"라고 주장하는 현실에 대해서 스스로에게 심한 자괴감을 느꼈습니다.
 
물론 여성징집이 '옳다'고 믿는 생각엔 변함이 없습니다. 이는 작금의 세태를 해소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이자 공정하고 정의로운 세상을 위한 한걸음이라고 개인적으로 믿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찝찝함을 내던질 수 없네요.
 
군 처우가 개선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이 문제가 징집제 아래서 자유를 제약당하고 집에도 가지 못 한 채 대단히 한정적인 물질적 보상 속에서 피할 수 없는 국가의 폭력에 노출된 이들에게 도움이 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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