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자몽 대학생 저널리스트 기자의 글
논리적으로 잘 썼네요. 공감합니다.
이런 어린 기자 응원좀 해줍시다!
지난 10월 미디어와 여러 SNS에서는 한 여군 대위의 자살 문제가 크게 불거졌다. 직속 상관의 과도한 업무 할당과 지속된 추행을 못이기고 자살한 것으로 밝혀진 이 사건은 많은 대중들의 질타를 받으며 큰 화두가 되었다. 현재 이 상관은 모욕 및 추행 혐의로 군 당국에서 구속한 상태이다.
이 사건이 밝혀질 수 있었던 것은 2013 국정감사 과정에서였다. 이렇듯 국정감사는 국회가 국정 전반에 관한 조사를 행하는 것으로 국가기관, 특별시, 도, 정부 투자기관, 한국은행, 농수축협중앙회, 본회의가 특히 필요하다고 의결한 감사원의 감사 대상기관등의 1년 행정 및 운용등의 잘잘못을 가리는 절차를 말한다. 국정감사 시행의 근거는 국회가 입법 활동 이외에 정부 비판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는데서 찾을 수 있다.
이번 2013 국정감사는 10월 14일부터 11월 2일까지 약 20일 간 국회, 국세청, 세종시, 한국은행 본부, 지역 세관 등에서 이루어졌다. 이는 20일 동안 620여개 관계기관의 행정을 조사해야 하는 빠듯한 상황으로 올해 국감은 국정원 대선개입 논란으로 우여곡절 끝에 시작되어 우려의 목소리가 컸지만 적지않은 결과물을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즉 이전의 국정감사에 비해 호통과 막말 등과 같은 비도덕적 행위나 극단적인 정쟁과 파행이 감소하였다. 어느정도 감사활동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국회의원들의 태도가 개선되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 결과 이번 감사 과정에서 최초의 개성공단 현지 시찰, 국군사이버사령부의 트위터 글 대선개입 적발 등 크고 작은 일을 밝혀낼 수 있었다. 그러나 시민 사회나 정치권 자체 내에서는 여야가 국정감사 제도를 보다 더 효율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변화가 요구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우선 국정감사장에 출석한 증인과 감사 위원들의 발언과 태도가 문제로 제기되었다. 유영익 국사편찬위원장은 아들의 재산형성 의혹이 제기되어 출석하였는데 감사 과정에서 아들의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의원에게 "지금 아들이 자는 시간이라 깨울 수 없다."라고 답하거나 위증 의혹 영상을 보고 난 이후 "딴 생각을 하고 있어서 못 봤다."고 언급해 비난에 직면하기도 했다. 또한 10월 31일 대검찰청 국정감사 현장에서 김진태 의원이 국정감사 도중 인터넷 사이트 '일간베스트저장소'로 보이는 화면을 서핑하는 장면이 포착되 SNS에서 네티즌들에게 일파만파 퍼지며 비난의 화살을 받기도 했다.
두번 째로는 빠듯한 일정과 그에 비해 많은 감사 사안 사이의 괴리를 들 수 있다. 20일의 국정감사 기간동안 620여개의 행정 사안을 평가하는 일정은 사실상 하루에 30개 이상의 사안을 해결 함을 뜻한다. 그나마 20일 중 휴일을 제외하면 사실상 15일이 감사가 진행될 수 있는 기간이다. 뿐만 아니라 너무나 많은 사안을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의원 질의시간도 1인당 평균 20분이 안돼 사안 하나하나를 평가하는데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어 보인다. 실례로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 당시 윤석용 대한장애인체육회장은 단 2분간 발언을 하고 퇴장하기도 하였고 일부 증인들은 12시간동안 자리를 지켰지만 한 마디도 하지 못하고 떠나는 사례가 속출되기도 했다.
이러한 감사 과정의 문제는 최근만 지적되는 것이 아니다. 사실상 국정감사 과정의 비효율을 체감한 의원들은 상시 국감 도입제도를 제안하며 분기별로 일정기간을 정해 국감을 나눠 실시하고 각 국정감사 기간도 30일 이내로 늘리는 방안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국회가 스스로 이전의 관행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을 거라는 시각과 정부 부처가 느낄 부담등을 감안할 때 상시 국감이 시행될 때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비록 국정감사는 운용 과정에서 문제점을 많이 안고 있지만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제도이다. 3권의 분립과 견제 기능을 철저히 수행하고 있는 제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시행 당시 논란이 일고 있는 사안에 대해서만 관심을 갖는 실정이다. 대다수의 대학생들은 인터넷으로 국정감사가 생중계되고 있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시민들이 직접 국정감사에 참여할 수 있는 NGO 모니터단에 참여한 대학생은 대다수가 로스쿨을 진학할 생각이거나 정치에 뜻을 둔 학생들이었다. SNS에서만 불거지는 사안에 대해서만 무조건적 비판을 제기하는 것이 아니라 상시 사회의 실정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는 대학생들이 되면 어떨까. 더불어 2014 국정감사에서는 기존의 파행과 태도 논란이 줄고 실질적인 감사 과정이 더 효율적으로 운용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