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다. 눈을 뜨자마자 밤새 음악이 틀어저있는 핸드폰을 집었다. 바깥에서 소리치는 어머니의 목소리를 따라 식탁에 앉았다. 역시 나는 졸면서 밥을 꾸역꾸역 먹었다. 밥을 다 먹고나서 그릇을 싱크대에 넣은 뒤 의미없이 화장실에 들어가 바보같은 내 얼굴을 보고 억지로 손끝을 세워 볼을 올려 억지웃음을 짓고 말했다.
"파이팅!"
그리고 다시 추욱 내려간 입꼬리를 보며 허탈하게 샤워를 했다.
머리를 다 털고나서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나는 밤동안 입었던 하얀 옷을 침대에 팽개처놓고 교복을 주섬주섬 입었다. 바닥에 널린 교복이 너무 초라했다. 하나 둘 주워입을 때 마다 마음속에 큰 자물쇠를 걸었다. 그리고 조심스래 자신에게 속삭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