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멀티플렉스 “극장·온라인 동시공개, 영화 생태계 파괴”
내달 29일부터 국내서 상영
“‘영화는 극장에서’ 무너뜨려”
절충점 못 찾으면 진통 클 듯
제70회 칸국제영화제를 들썩이게 만들었던 봉준호 감독의 신작 ‘옥자’(사진)의 개봉 방식을 둘러싼 논란이 이제 충무로로 이어질 전망이다. 대형 멀티플렉스 CJ CGV와 롯데시네마 역시 ‘옥자’가 극장과 온라인에서 동시 공개되는 것이 마뜩잖은 것은 매한가지이기 때문이다.
‘옥자’는 오는 6월29일 국내 개봉된다. 이 날 ‘옥자’의 투자사인 온라인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 가입자들도 ‘옥자’를 볼 수 있다. 신작이 극장과 온라인에서 동시 개봉되는 것은 세계 초유의 일이다.
12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아 가족 단위 관객을 모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지만 영화 관람료를 지불하는 것보다 넷플릭스에 가입해 온라인 서비스로 ‘옥자’를 보는 것이 더 저렴하기 때문에 관객들이 어떤 선택을 할 지는 가늠하기 어렵다. 영화가 극장 개봉 후 일정 시간이 지난 후 IPTV나 주문형 비디오(VOD)로 공개되던 관례를 깨는 첫 사례이기 때문에 극장 체인들도 ‘옥자’를 둘러싸고 셈법이 복잡해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멀티플렉스 관계자는 “영화 투자, 배급, 상영까지 이어지는 유통 과정이 있는데 넷플릭스의 전략은 그런 것을 무시하는 것 같다”며 “‘영화는 영화관에서 본다’는 기본적인 가치가 지켜지지 않고 온라인에서 동시 공개된다면 결과적으로 영화 산업 생태계를 파괴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옥자’는 국내 4대 투자배급사 중 한 곳인 NEW가 국내 배급을 맡는다. 하지만 CJ, 롯데와 달리 극장 체인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국내 상영관의 약 70%를 확보하고 있는 두 회사와 절충점을 찾지 못한다면 ‘옥자’의 국내 개봉 역시 진통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롯데시네마 관계자는 “신작이 극장과 온라인에게 동시 공개되는 것에 대해 걱정되는 부분이 많다”면서도 “‘옥자’는 6월말 개봉인데 통상 개봉 2주 전 상영관 배정을 시작하기 때문에 아직 ‘옥자’의 배급 및 상영에 대해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결국은 ‘관객의 선택’에 달렸다. 영화는 극장에서 즐겨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관객이 있는 반면 관람 가격 등을 고려해 실용적인 판단을 하는 이들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영화사 대표는 “영화관들이 넷플릭스를 견제하는 차원에서 ‘옥자’에 적은 상영관을 배정한다면 결과적으로 ‘옥자’를 보려는 이들이 넷플릭스에 가입할 수밖에 없다”며 “‘옥자’는 영화 산업의 주도권을 둘러싼 각 업체 간의 ‘파워 게임’을 불러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출처 | http://movie.daum.net/magazine/news/article?newsId=2017052610501286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