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노무현 대통령 당선과 탄핵위기 등 노 대통령이 직면한 위기 때마다 결정적 보호막 역할을 해오면서 위기를 돌파해온 네티즌들의 '넷심'이 점차 돌아서면서 노무현 정권의 지지기반이 급속히 허물어져 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2년 대선 직전 “행정수도 이전 문제를 국민투표로 최종 결정하겠다”고 밝힌 노무현 대통령의 후보자 시절 ‘TV연설 동영상’은 한 네티즌의 집요한 추적끝에 발견돼 인터넷을 통해 급속히 유포되고 있다.
아이디 ‘어린왕자’를 쓰는 이 네티즌은 최근 노 대통령을 반대하는 인터넷 사이트 ‘짱노닷컴’에 자신이 편집한 동영상을 올렸다. 이 동영상은 친노, 반노 사이트를 중심으로 급속하게 확산돼 접속자 폭주로 한때 동영상 서비스가 중단될 정도로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연설 동영상은 원본 20분 분량에서 국민투표 언급 부분만 떼어낸 1분 분량이고, 배경음악도 요즘 젊은층에 인기를 얻고 있는 '올챙이와 개구리'를 사용하고 있다. 특히 ‘국민투표 최종결정’, ‘국민의 참여와 합의가 선결조건’이라는 동영상 자막이 눈길을 끈다.
한편 네티즌들은 노 대통령의 행정수도 이전 문제와 관련, ‘국민투표를 해야 한다’는 주장에 압도적으로 높은 지지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코리아 설문조사(6월 11~15일) 결과,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당신의 의견은’이란 질문에 응답자 중 82.3%가 반대했고, 찬성은 15.6%에 불과했다. 또한 매일경제신문 인터넷 설문조사(6월 10~16일)에서는 ‘행정수도 이전이 천도 수준으로 확대됐다며 국민투표에 회부해야 하다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76.89%가 ‘국민투표를 해야 한다’는 쪽에 찬성했다.
각종 인터넷 포털사이트에도 그 동안 노 대통령에게 보였던 네티즌들의 호의적 태도도 갈수록 약해지고 있다. 아이디 ‘짜증세상’ 네티즌은 “국민이 먼저이고 합의가 먼저라고 말해 놓고 당선되고 나선 모른다는 말과 행동이 짜증난다”고 불만을 토로했고, 아이디 ‘평화주의’ 네티즌은 “실업자가 갈수록 속출하고 장사가 안 돼, 빈 가게가 늘어나며 빈곤층이 늘어나 민심이 흉흉하다. 가정생활도 빚이 많고, 형편이 어려운 사람이 집을 짓는다면 남들이 욕한다. 국가 생활도 마찬가지다. 천도는 뒤로 미루고 경제를 우선으로 해야 한다”고 비판을 가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인터넷이 노 대통령의 당선과 탄핵심판 등 주요한 정치적 국면에서 공신 역할을 톡톡히 했는데 ‘국민투표 약속’ 동영상이 네티즌에 의해 유포되는 대조적 상황은 시류에 민감한 넷心이 이미 노 대통령으로부터 돌아선 것 아니겠느냐”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