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월 25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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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음... 말하고 나니 쫌 멋있군,,,
[email protected]: 쫌 오글거렸지만 진심이 전해짐..
나: 아빠 지금 한국이야..
[email protected]
: 그렇군
나: 헉!!
...
...
...
오늘 지나간 Talk의 저장된 문자를 넘겨보다가
두어달 전 큰아이와의 문자를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첫문장에서 갑자기 눈물이 핑 돌더군요..
그 문장 이후론 갑자기 내가 울컥해져서 일부러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었는데..
큰 아이는 학교를 가기 싫어합니다.
아니, 학교를 가기 싫어하는게 아니라 친구들과 선생님들과 그리고 주변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싫어합니다.
동생은 사회생활에 아주 적극적이고 열심인데..
그런 부분이 더욱더 자기자신에게 자격지심으로 다가오는 모양입니다..
그리고 상태가 심해져서 두달전부터 학교를 휴학하고 집에만 있습니다.
저는 주로 외국에서 있는 시간이 많은 관계로 아이들의 얼굴을 자주 보기 힘듭니다.
한번씩 집에 들르면 애들하고 치킨과 맥주먹으면서 수다 떨어주고, 음악 들어주고, 같이 연주하고.. 영화 같이 봐주고.......
.... 그게 답니다..
얼마전 작은 아이가 나한테 문자가와서 "아빠! 형한테 신경조금만 더 써줘.. 난 안챙겨도 되니까.. 형이 요즘 힘든가봐.."
이 문자를 받고서.. 바로 보낸 문자가 위의 첫 문자였지요...
휴대폰의 작은 자판에 엄지로 하나씩 글을 누르면서 갑자기 눈물이 핑~ 돌더라구요..
내가 도대체 지금까지 이 아이에게 무엇을 해주고 무엇을 원했는가..
물질적으로 풍족했을지 모르지만 정신적으로 깊게 깊게 그 친구의 마음을 한번이라도 들여다 본적이 있었나..
피아노 치기를 좋아하고..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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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글을 쓰는데 이어폰에서 마스카니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가 나오는군요..
대부 3편 마지막에서 자기대신 총을 맞고 죽은 딸을 보면 절규하는 알파치노...
그때에 나오는 음악...
갑작스런 딸의 죽음에 그 독하디 독한 마피아의 대부가..
입에서 한마디 말도 못하고 입만 크게 벌리다가..
갑자기 울부짖는 외마디 비명... 그리고 혼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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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에게 숙제를 주었습니다.
아빠가 좋아하는 에반게리온의 주인공들과 초호기.. 그리고 진격의 거인의 주인공들을 그려달라고요..
틈틈히 그리고서 틈틈히 문자로 나에게 보내줍디다.. 사진을 찍어서..
한 이틀동안.. 팔푼이 처럼 그 그림들을 오유게시판에 올리기도 했어요..
아들팔아 베오베도 가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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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을 대신해 죽을수 있을것 같다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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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 종혁아...
인생은 성적순이 아니란다....
너하고 싶은대로 착하게만 살아가면... 아빠는 행복하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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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로 이 게시판을 볼리없는 아이를 생각하면서..
머나먼 케이프타운에 혼자 앉아..
이런 넋두리라도 안하면... 너무 외로워서 안될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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쫌 생뚱맞죠?....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