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고양이는 11살 입니다. 노묘에요. 사람으로 따지면 60세 정도라고 하던가요.
어렸을 때 사무실에서 이쁨만 받고(보살핌은 전혀 받지 못하고.
즉. 사람들이 예쁘다고 만지고 쓰다듬고 귀찮게는 하지만 밥도 안챙겨주고,
집에 갈때는 불꺼진 사무실에 방치하고 다들 집으로 들어가고…)
굶주렸던 아이라 폭식이 엄청 심했어요.
제게 왔을때가 3개월령정도 였는데 사료가 있으면
무조건 다 먹어치우고 몽땅 토해내던 아이라 자율급식이 전혀 불가능했음에도 불구하고,
안쓰러움+ 언제나 사료가 있다는걸 알면 폭식 안하리라는 희망이 더해져서
땅콩제거 이후에 급격히 뚱냥이로 거듭났죠.
그리고 이게 그 때의 사진들입니다.
2013년 3월이네요.
사냥은 누워서 눈으로 한다!
밖.... 밖을 보자!
저 흰색덩어리가 이불일 거라는 착각을 버려!
아기머리와 어른몸 합체의 결과.
그리고 현재입니다.
등의 척추뼈가 만져져요. 허벅지 라인이 생겨남. 목뒤의 접힘살이 사라짐. 다만 털이 조금 푸석해진건 지금이 가을이라 그래요.)
올ㅋ 그래도 똥배는 안없어짐.
저는 뚱묘를 사랑하지만, 제 고양이는 한번 쓰러진 적이 있었어요.
사료를 바꿨을때 며칠 사료를 안먹더니 3일정도 지났을 무렵 갑자기 밀어도 반응이 없고 고개도 못움직이고..
눈을 보니 핑크색이어야 할 눈안쪽 눈꺼풀이 약간 상아빛이 도는거 같았거든요.
무작정 애 안고 항상가던 병원으로 밟아 달렸습니다. 그때 생존할 확률이 10% 미만이었다는 선생님 말씀을 듣고 울면서 살려내라고....
별로 다시 기억하고 싶지 않네요.
원래 고양이들이 신장과 간이 상하기 쉽다던데, 비만묘는 특별히 더 주의해야 한대요.
애가 하루반 넘게 사료를 안먹으면 예의주시하다가 병원 빨리 데려가보세요.
눈안쪽이 상아빛이 돈다고 느꼈던것은 황달이었고요. 병원 도착해보니 이미 완전히 노란색으로 변해있었......
신장이 그때 상해서... 일주일간 입원해서 겨우 살려냈죠.
병원에 찾아가니 애가 저를 아는체도 안하고.... 자기 거기다가 입원시켜 놨다고....수액만 맞고 있는데
엉덩이 주위는 오줌과 똥범벅..... 씻길수가 없는 상태라.... (퇴원후 물티슈로 닦아주고 나중에 컨디션 나아진뒤 목욕가능해짐..)
퇴원하는날 케이지를 열어놨더니 얼른 지가 알아서 들어가서는 케이지 문을 앞발로 당겨서
안쪽으로 당겨 닫으려 하더니 집에 가자고 울어대더라고요.
그 이후, 몇번 더 갔던 병원에서 몇개월 전에
몸 무게를 빨리 9kg 이하로 떨어트리지 않으면 다음에 실려왔을때 살려낼 수 없을거라는
의사선생님의 말씀에 단디 결심했습니다.
아무튼 이미 12kg 였고, 다이어트라고 할수 있는건 다해봤는데(방문 마다 애들 뛰는집 바닥에 까는 그 두껍고 단단한 스펀지
있잖아요. 그걸 60cm 높이로 다 못박아서 고양이가 지나다닐 때 마다 뛰어넘도록 했었어요.
고양이는 수평운동으로 살이 빠지지 않기에 수직운동이 필수라 했거든요. 근데
오히려 저녁에 자다가 물마시러 나오던 가족들이 발걸려 넘어지는 대참사가.....
그리고 살이 안빠져요... 아니.. 빠지긴 하는데 먹는걸로 상쇄되는건가... 아무튼..)
안통하더군요.
그때의 제 문제점.
1. 사료를 사람이 직접 퍼 직접 준다.
-> side effect: 온 가족을 쫓아다니면서 사료구걸을 한다. 안주면 집안이 떠나가라 울어댄다. 줄 때까지 울어댄다.
2. 시중에 파는 다이어트 사료를 준다.
-> side effect: 이미 이런 비만묘에게는 소용없다.
그래서 여러 다이어트 성공후기를 찾아보고 수의사 선생님과 상의해서 결정했습니다.
1. 온가족의 간식 금지화. 절대로 따라다니면서 앵앵대도 철저히 무시.
2. 자동급식기 구입. 밥은 사람이 주지 않고 기계가 준다.
아 사료그릇 설거지 한다고 빼놨네요. 불투명한 흰색에 저기 파란색 홈에 쏙 들어가는 플라스틱그릇입니다.
-> 장점 : 사료및 간식구걸이 사라진다. 다이어트 성공의 90% 요인.
(초반에는 엄청 앵앵대는데 나중에는
하루종일 앵앵대는 이 버릇이 없어집니다. 사람에게는 밥이 안나오거든요.)
하루에 60g 정도 밥을 줄 경우 12~13일 정도는 자동급식기가 알아서 시간 되면 사료를 내보내기에
며칠 여행갈 때 편하고 좋아요. 그리고 매번 셋팅할 필요 없이 사료 없음 불이 뜨면 사료만 부워주면 되고요.
사용이 간단하고 편리합니다.
-> 단점 : 이건 저 브랜드 자동급식기의 단점인데, 아래 사진의 급식기가 지금 쓰는겁니다만,
처음에는 분할된 동그란 통에 있는 케어펫틱스급식기를 썼는데 매번 2~3일 마다 셋팅해줘야 하고,
그 동그랗고 큰 플라스틱 밥그릇(8칸이 다 이어져 있어요.)닦기가 너무 귀찮더라고요.
그래서 저걸로 샀는데, 밥그릇 부분이 스텐으로 된게 안나오고(플라스틱은 턱밑 여드름을 유발한다더군요.
이빨에 긁혀서 세균이 증식될 수도 있고요.), 무엇보다... 앞발을 집어넣어서 사료를 몇알정도 스틸하는게 가능해요.
그래도 장점이 단점을 상쇠합니다.
참. 전원은 항상 연결되어 있어야 해요.
2. 병원 처방사료로 바꾼다. 시중의 다이어트 사료는 이미 초고도 비만인 녀석에게는 안통하더군요.
사니메드라는 anf에서 나오는 사료가 있어요. 강아지 고양이용 따로있고, 체중감량용, 유지용이 따로 있죠.
체중 감량용 큰 포대로 샀어요.
그리고 뒤에
요러케 쓰여있는데, 저는 60g 기준으로 줬어요. (하지만 고양이 건강상태에 따라 수의사분과 상의하세요.
저는 상의해서 이렇게 준거에요.)
하루에 4번으로 나눠줬고(최근에는 5번)
저기 위의 급식기가 5그람 단위로 한끼당 몇번 줄 수있는지 셋팅이 되거든요.
그래서 한끼당 15g으로 하루 4끼 이렇게 줬죠.
우선 제가 아침 기상할때에 한번, 12시에 한번, 4시에 한번, 8시에 한번 이렇게요.
물론 처음에 엄청 울어댑니다. 사람들은 밥달라면 다 무시하지, 기계는 쥐꼬리 만큼 주지...
그래도 적응해요.
얼마전에 감기 걸려서 병원 데려갔더니 이정도면 되었다고 하셔서
이제는 유지사료와 보통사료 섞여 먹이고 있어요.
여러분, 모두 비만묘 탈출시키세요.
저도 뚱묘를 좋아합니다만, 건강이 우선 이잖아요. 제 반려묘가 얼마전 베오베에서 봤던 외국의 35살
고양이 할머니처럼 오래오래 건강히 살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참! 6개월 만에 성공한거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