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팬픽은... 아휴.....
어쨌든 잔인하니까 알아서 필터링하시길 바랍니다.
분명 경고했습니다.
그럼 재밌게 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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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신에게도 퇴짜를 맞고 난 후, 셀레스티아 공주님은 강둑 쪽을 잠시 걸었습니다. 왜냐면 강은 자살하려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일종의 명소 같은 곳이니까요. 한강 생각해보세요 한강.
그곳의 게들이 이거 먹어도 되는 건가 하고 탈장된 장기들을 집게로 집적거리는 바람에 공주님은 몸을 움찔거렸습니다. 말벌 가족이 공주님의 간에 벌써 단란한 집을 한체 지은 관계로 공주님의 머리가 아주 웅웅거리는 소리로 진동을 했는데, 애플 가문 버번 위스키를 마시고 숙취에 시달리는 것만 같았죠.
공주님은 사신이 준 카탈로그를 잠시 쳐다보았습니다. 어쩌면 사신이 맞는 말을 했었을런지도 모르겠네요...
...아냐! 셀레스티아 공주님은 카탈로그를 막 구긴 후 목구멍에 우겨넣었습니다. 편도선 끝까지 마구잡이로 꼴아 박았죠. 구역질 반사신경이 갑자기 들어온 불청객을 쫓아내려 했으니, 억지로 우겨넣는데에는 별 도리 없었습니다. 결국 목구멍 안은 찢어지고 베여서 피가 나왔스빈다. 피가 윤활제 역할을 한 덕분에 카탈로그는 더 목 속으로 빠르게 들어갔습니다만, 다 흘려서 안 나야 할 피가 새로 났다는건 몸이 회복되고 있다는 나쁜 징조였습니다. 이대로 놔두다간 곧 완전히 회복되어 또 지루하기만 한 영생으로 영원히 고통받게 될테니까요.
절박해진 공주님은 종이를 더 꾸역꾸역 밀어넣었습니다. 입에는 침이 가득 고였고, 결국 그 종이를 토해내버리고 말았습니다. 종이는 침과 위액 투성이가 되어 아주 엉망이였죠. 이 광경을 지나가던 행마 하나가 저건 뭐하는 짓인지 하고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공주님이 자기가 토해낸 것을 다시 목구멍으로 집어 넣자 질린듯 돌아가버리고 말았습니다.
공주님은 알리콘의 마법으로 목 안의 종이를 소각해버렸습니다. 연기가 폐를 가득 채웠고, 침 등이 안에서 지글지글 끓어올랐으며, 비강,식도,기도, 등 섭취기관들이 겉은 바삭, 속은 촉촉하게 잘 익어 버렸습니다.
아 입천장이 종이 때문에 다 까진 걸 묘사하는 걸 깜빡했군요. 어린이 여러분 조심하세요. 종이도 이리 위험할 수 있답니다.
카탈로그로 속담배 한번 거하게 피운 직후, 공주님은 강쪽으로 고개를 돌렸습니다. 물결은 잔잔했습니다. 뛰어들기에 정서적 거부감이 들지 않을 정도로 딱 좋았죠.
태양의 공주님은 곧 머리부터 그 차가운 강 안에 뛰어들었습니다. 물은 아직도 남아있는 목 안의 열기를 지웠고.폐를 가득 채웠습니다. 강바닥까지 가라앉을떄 쯤 힘이 탁 풀리는게 느껴졌습니다. 난도질이 된 신체로 물이 들어와 체온을 다 앗아가고 있었습니다.
조금 아이러니한 일이지만 셀레스티아 공주님은 본능적으로 물 속에서 빠져나가려고 몸을 약간 허우적거렸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뿐 곧 의식을 잃고 말았습니다.
격렬하게 기침을 해 대면서 다시 공주님은 의식을 차렸습니다. 피,물,진흙,지금은 멸종대고 없는줄만 알았던 게 몇마리를 입과 가슴에 난 구멍으로 토해내면서요. 멀쩡한 쪽 눈을떠 보니 웬 녹색 동그라미 두개가 공주님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어째서 이딴 짓을 하지 셀레스티아?"
크리살리스 여왕은 어제의 적의 등을 잠시 토닥거려 주더니 앞발로 잠시 생각을 하는 듯 턱을 문지르다가 말했습니다.
"어째서 이딴 짓을 하지 셀레스티아?"
병신의 화신이 된 알리콘은 주변을 돌아보았습니다. 강 마저도 공주님을 배신하였습니다. 셀레스티아 공주님을 수장시키지도 못하고 변신충 군락 가장 깊숙한 곳으로 떠밀어버린 겁니다.
"죽여라. 벼르고 있는 거 다 알고 있다."
셀레스티아 공주님은 표독스럽게 말했습니다.
"그정도까진 아니지. 우리 종족에게 있어 포니를 죽이는 건... 뭐랄까.. 사과 나무를 그냥 베버리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물론 그 사과나무가 날 해하려 들고 날 하늘 저 멀리 날려버렸다면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겠지.. 하지만 그 사과나무가 자기를 불에 태우려 든다면 어떻겠나? 주려 죽지 않으려면 다른 데에 옮겨붙기전에 불을 일단 끄고 보는게 섭리 아니겠나?"
여왕은 어께를 약간 으쓱거렸습니다.
"아직도 이해를 못 했나? 너는 네 나라에 꼭 필요한 존재다. 네 백성들은 네가 꼭 있어야 한다. 네 이기심과 아집에서 비롯된 아둔한 행위는 네 일신만 상하게 하는게 아니라, 네 백성 및 다른 모두에게도 악영향을 끼친다는걸 아직도 깨닫지 못했군."
"나한테는 더이상 삶의 의미가 없는걸.."
"누군 뭐 삶의 의미가 있어서 계속 사는 줄 아나?"
크리살리스 여왕은 구멍이 숭숭 난 앞발을 들어 자기 주변의 열악한 환경을 가르키며 말했습니다.
"나라고 변신충 여왕 노릇을 재미있어서 하는 줄 아나? 이런 지능이라곤 반푼어치도 없는 변신충들을 이끄는 게? 말해두는데 이것도 끝내주게 권태스러운 일이다. 고작 하는 일이라고 해봐야 포니들에게서 사랑을 착취하거나, 좀 스케일 크게 놀자면 계획 좀 짜서 나라 하나 집어삼키는 것 밖에 할 일이 없지! 그리고 할일 없어서 따분할 땐 뭘 하고 지내는 줄 아나? 나 혼자 부루마블 4인용 하는 것 밖엔 낙이 없다고 낙이!"
피투성이에 상처투성이에 생화학 폐기물마크를 붙여야 되는데다가, 다리 병신에, 흠뻑 젖고, 저체온증에 몸이 아주 작살난 공주님은 혼자서 하는 4인용 부루마블을 생각하니 갑자기 얼굴이 차백해졌습니다. 어머. 저년 진짜 미쳤나봐. 중증 마조네 마조..
"그렇게 너도 네 삶에 의미가 없다면 어째서 계속 살고 있는거지?"
"내가 나한테 사랑을 공급하지 못하는 것 만큼이나 너도 너 혼자만으로는 삶의 의욕을 찾기 어려운 것 같군. 그렇다면 너를 절실히 필요로 하는 다른 자들에게서 삶의 의미를 찾아봐라. 그것 덕분에 지금까지 나도 쭉 살아왔으니까. 이러니 저러니 말은 했지만 삶은 한폭의 예술과도 같지. 목숨이 붙어있는 것 만으로도 모든게 아름답게 느껴질 때가 종종 있으니까.."
셀레스티아 공주님은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고는 발을 질질끌며 돌아섰습니다. 아물지 않은 상처에선 피 대신 물이 죽죽 흘렀죠. 어째서 몸이 이지경이 되어도 걸을 수 있는지 셀레스티아 공주님도 모를 일이였지만, 이런 불사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하는 병림픽에 몸이 단단히 적응해서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갔습니다.
"...나가는 문은 어디지?"
"여기 나가서 배설물 더미쪽으로 쭉 지나간 다음에, 무슨 거대한 괄약근 같이 생긴 흉물 쪽으로 직진하다가 유충 영양공급 시설 쯤에서 왼쪽으로 꺾으면 된다."
태양의 공주님은 어둠 속에서 빛을 찾아 먼 거리를 걸었습니다. 종종 공주님이 밖으로 내놓은 십이지장이랑 창자 등속에 걸려 묶이는 바람에 옴짝달싹 못하는 변신충들을 때어내는건 참 고역이였죠.
이 꼴 보면서도 자살을 계속할 가치가 있나 하고 공주님은 생각했습니다. 날개 하나가 부러졌으니 궁궐까지 걸어가려면 아주 쓸대없이 긴 시간을 소요해야 할 것입니다. 언론사랑 백성들에게 공주 암살 시도 그딴거 없었노라고 해명하려면 꼬박 일주일을 소모해야 할 판이였죠.
이제 그만 포기하고 영생을 군 말 없이 받아들여야 될 것 같습니다...
..라고 생각하던 찰나 공주님은 변신충 유충 영양 공급 시설을 발견하고 발을 멈추었습니다. 이거라면 설마 가능할지도 모르겠군요.
컨베이어 벨트를 지키는 변신충 경비병들을 무자비하게 때려 눕히고 난 후, 보통때라면 곡물 푸대나 날랐을 꼬챙이에 자기 눈구멍을 찔러넣었습니다. 그나마 남아있던 멀쩡한 쪽 눈도 퍽 하는 소리를 내며 노란색 고름을 흘리며 터져버렸습니다.
이렇게 낯의 공주님은 공중으로 떠올랐습니다. 갈고리 두 개에 자기 머리를 매달고요. 전에 궁궐에서 계단에서 굴러떨어진 탓에 왼쪽 두개골이 조금 손실되 약해져서, 곧 왼쪽 눈구멍의 갈고리가 왼쪽 두개골을 빠득 빠득 부숴버리고 있었죠.
그래도 여전히 살아있는 알리콘 공주님은 결국 컨베이어 벨트로 쿵 떨어졌습니다. 어딘가 돌바닥에서 부서져 떨어져 나간 자기의 뿔이 데굴 데굴 굴러가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마비되고 눈까지 먼 체로, 공주님은 분쇄기에 오롯이 자기 몸을 맡겼습니다. 거센 증기와 칼날이 효율적으로 공주님의 뼈와 살을 분리했습니다. 나쁜 점이 하나 있다면 그런 상황에서도 공주님의 의식은 멀쩡했다는 거죠. 공주님은 자기의 육체가 곤죽이 되고 뼈는 가루가 되는 걸 생생하게 느껴야만 했습니다.
공주님의 고기와 뼈는 이제 묽은 반죽 비슷한 모양세가 됐습니다. 이제 아래에서 기다리고 있는 변신충 유충들의 입으로 관을 타고 분배될 일만 남았지요..
'드디어...'
이게 공주님의 마지막 생각이였습니다.
'드디어 자유로구나....'
6주 후
루나 공주님은 수면부족으로 연신 하품만 해 댔습니다. 도대체 언니는 어떻게 천년씩이나 혼자서 해와 달을 다 관리했을까요? 못내 신기하기만 할 뿐이였습니다.
"저.. 작은 이모님. 별들까지는 어떻게 해 드리겠는데요. 해까지는 아직 저한테는 쪼금 무리라.. 에헤헤..."
루나공주님은 낮게 투덜댔습니다. 캐이댄스. 저런 요망한 게으름뱅이를 봤나..
이렇게 속으로 분을 삭이고 있을 떄, 셀레스티아 공주님이 루나 공주님의 눈에 띄었습니다. 그 하얀 알리콘 공주님은 취한듯 비틀거리며 걸어오고 있었으며 노란색 점액을 온 몸에 뒤집에 쓴데다가, 몸은 멀쩡해 보였지만 뼈째 삐적 말라있었죠. 루나 공주가 몇천평생 본 중 가장 기묘한 광경이였습니다.
"언니."
루나가 말했습니다.
"행색 참 좆같습니다 그려..."
"...옹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