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의 글에서 전개도를 하나 올린 게 있는 데, 그 전개도의 원본이 되는 다면체는 '깍은 정이십면체'입니다. 그 전개도대로 만들면, 위 도형을 살짝 부불린 지오데식 다면체가 만들어지죠.
참고로, 디오데식 다면체와 아주 유사한 것으로 골드버그 다면체 라는 것도 있습니다. 이는 오각형 또는 육각형으로 구성되는 데, 기본적인 개념은 지오데식 다면체와 거의 유사합니다. 위의 그림은 '깍은 정이십면체'를 오각형과 육각형을 유지하면서 확장한 뒤, 이를 구체에 사영하여 만듭니다. 그리고, 이 골드버그 다면체에서 육각형과 오각형을 더 작은 삼각형들로 쪼개기만 하면, 지오데식 다면체와 사실상 같은 결과물이 나옵니다.
여튼, 이것의 가장 기본이 되는 다면체는 깍은 정이십면체인데, 20개의 정육각형과 12개의 정오각형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누구나 다 아는 '축구공'으로도 유명한 형태입니다.
이 축구공은 뜬금 없이 물리/화학 분야에서 튀어 나오는데, 60개의 탄소원자가 이와 똑같은 구조로 만들어 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60개의 탄소로 만들어진 이 분자의 분자식은 C60 인데, 이것의 이름은 앞글에서 언급한 그분의 이름을 따서 '버크민스터 풀러렌'이라고 부르며, 이런 형태의 탄소 결합체를 모두 통칭하여 '풀러렌'이라고 부릅니다.
사실 C60 이 가장 아름답고, 가장 안정적이기 때문에, 이것만 주로 언급하지만, 플러렌은 종류가 여러가지 입니다. 뭔가 럭비공 처럼 찌그러진 것도 있고, 더 많은 탄소 원자로 구성되어 있지만 깔끔하지 않은 구체를 그리고 있는 것도 있습니다.
이쯤 되면 실제로 존재한다기 보단 이론상의 분자에 가까운 데, 그 기하학적 모델링이 위에서 언급한 '골드버그 다면체'입니다. 꼭지점에 해당되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모두 6각형 고리로 되어 있지요.
탄소로 만들어진 육각형하면 '
벤젠'도 유명하지요. 화학과라면 아마도 지긋지긋하다 못해 끔찍하게 생각할테지만요.
이런 탄소 화합물이 꼭 구체를 만들어야 할 필요는 없는데, 원통형으로 만들어지면, 그 탄소나노튜브가 됩니다. 탄소나노튜브는 정말 가느다라면서도 튼튼하기에, 다양한 용도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추가로, 두께를 원하는 대로 만드는 것이 가능해서, 여러겹으로 구성된 탄소나노튜브를 만들어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평면으로 펼쳐 버리면 그 유명한 그래핀(graphene)입니다.
참고로, 2010년 '안드레 가임'과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이 두분이 '그래핀에 관한 연구' 업적으로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셨죠. 그래핀 연구 큰 기여를 한 한국의 김필립 교수가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해서 아쉬움을 남겼죠. 아마 과학 분야에서 가장 노벨상에 근접했었지 않을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