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펭귄이에요.
사람이 사회생활하면서, 사회의 김아무개, 이아무개로 살기 위해선, 그 밑바탕은 가족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계속해서 가족 안에서 행복하고 싶었지만, 자꾸만 실망하고 실패했어요.
친언니는 대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뭔가..하려는..일들이 많았어요.
제가 중3때 어느 여름날 언니방에서, 배를 깔고 놀고 있었을 때였나...
언니가 엄마방에서 나왔고, 곧이어 이렇게 말했어요.
내일 집을 나갈꺼야 ^^
너무나 온화하게 말하는 언니 말에, 저는 멍해졌어요.
생각보다 중3은 어린나이였던 것 같아요.
'정말?' 이 말밖에 하지 못했어요.
그때 당시 언니와 저의 관계는. 언니라는 어른을 저는 믿고 따르는 철부지 동생이였어요.
감히 제가 언니에게 의견 제시를 할꺼라는 생각조차 못했죠.
저는 아무말도 할 수 없었어요.
그리고 그 다음날 아침 저는 세라복을 입고 학교 다녀올께- 라고 말했고
언니는 언니방 거울을 보며 거울 너머 제게 손을 흔들어 인사했어요.
심장이 두근거렸어요.정말....?... 이렇게 평범한 아침인데..정말 집을 나갈꺼야..? 이런 생각이 들었지만
아무렇지도 않은채 손을 흔들고 학교로 갔죠.
그 거울로 눈을 마주쳤던 모습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아요.
학교를 다녀오고 집에 돌아왔을때도 설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사실은 알고 있었어요. 설마가 아닌 진짜 현실이였음을.
저는 겁이 났어요.
몇일이 지나고, 엄마는 언니가 집을 나간것 같다며- 미친년이라고 욕을했어요.
슬픔은 보이지 않았어요.
제가 보기엔..
그냥.. 이런 사건을 수치스럽게 생각하는 것처럼 보였어요.
엄마가 그 사건으로 상처를 받았을지, 언니를 얼마나 걱정했을지는 모르겠어요. 정말 모르겠다는 거지, 엄마가 걱정을 안했을꺼란 말은 아니구...
그리고 어떻게 된걸까..
언니의 휴대폰번호는 그대로였지만 저는 한번도 언니에게 전화하지 않았어요.
몇년여동안 짧은 기간, 언니는 제게 사라진 사람이 되버렸죠.
언니를 붙잡지 못했던 것이 내게 죄책감을 가져왔던걸까..
확실히.
제게 상처가 되었고 저의 불안한 정서에 한껏 도움이 되었던것 같네요. 부정적인 측면에서.
언젠가 다시 우린 연락하게 되었고,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언니가 부모님과 연락을 한다는걸 알게 되었어요.
어떻게 된거야?라고 물었을때
역시 우리 부모님은 기대 그이상의 부모님이였다는걸 알게 되었죠.
전 잘 모르지만, 언니가 일을 하고있고, 집을 갖고 있기 때문에, 동사무소같은 곳에서 서류를 받아보면 알 수 있다네요.
이미 부모님은 언니가 어디에서 무슨일을 하고 있는지 다 알고 있었던거죠.
그리고 연락이 필요할때 아무렇지 않게 전화해서 "어- 그래- oo이냐? 엄만데-" 로 시작해서 할말을 했대요.
마치 어제까지도 잘 지냈던 부모님인것처럼
가출이 출가였던 것 처럼
사이가 안좋다고, 싸웟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몇년이 지나고 저렇게 뻔뻔하게 나오면, 화를 낼 사람도 기운이 빠지는 그런기분 아세요.
오히려 억울한 느낌도 들고
내 발악은 아무것도 아닌게 되버리는거.
투명인간이 되버리는 것 같은..
날 좀 봐달라고!!! 하는 외침도 아무것도 아니게 넘어가게되요.
여러분은 그 기분을 알까..
아직도 부모님과 아주 가끔 싸우게 되면, 1년에 3번정도?
투명인간이 된것같은 기분이 들어요.
날쫌보라고!!! 내가 여기에 있잖아!!! 이렇게 엉망진창이채로 내가 있잖아!!
날 보라고 .이렇게 내가 망가져 있는데, 어떻게 나한테 그런 상처주는 말만 골라서 할수있어?
오늘도 연구는 때려치우고 잉여가 되고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