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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도 사람도 제대로 된 운동이 필요하다
게시물ID : freeboard_67277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권종상
추천 : 0
조회수 : 26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03/28 05:34:27

새벽에 알람 소리를 듣고 무조건 잠에서 깨어 일어나 물 끓이고 커피 갈아 프레서에 담아 놓고, 바나나 한 개 먹고 피넛버터 &젤리 샌드위치도 한 개 해서 먹고 다시 시간을 보니 오전 두 시가 채 안 된 시간이었습니다. 잠은 분명히 일찍 들긴 했지만, 푹 잘 생각이었지 이런 식으로 허무하게(?) 일어날 생각은 없었는데, 큰아들 지호가 잘못 맞춰 놓은 알람에 조건 반사적으로 일어나 버린 겁니다.

이미 식사를 절반이상(?) 마쳐 버린 후였는데, 어떡하지 하고 고민하다가 참 쉽게 컴퓨터 앞에 다시 앉았습니다. 갑자기 떠오른 짧은 생각을 아예 정리하고 자자...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요즘 운동에 한참 맛들려 있습니다. 블로그 이웃님이 제안해주시는 운동 방법을 갖고 운동을 다시 체계적으로 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 이 나이에도 그냥 어설프기만 했던 근육들이 다시 보기좋게 살아서 붙기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을 실제로 체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제가 운동을 한다고 하긴 했으나, 얼마나 빼먹은 곳들이 많은지도 실감했고, 지금까지 그 중요성을 잘 인식하지 못했던 스트레칭의 중요성 같은 것도 완전히 다르게 인식하게 됐습니다.

그렇게 다시 운동을 제대로 하고 나니 온 몸이 뻐근합니다. 항상 조금씩은 몸이 만들어져 있어서 그런 것일텐데, 더 정확히 말하면 운동하고 나서 남아 있는 잔류 젖산들이 완전히 몸에서 제거되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갑작스런 특정 근육들에 대한 혈류량 증가로 인해 근육세포 일부가 속에서는 약간약간씩 찢어져 있는 경우도 있고, 이에 따른 세포 확장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근육이 운동을 통해 커지는 건, 바로 이런 현상으로 인한 거죠. 그래서 'No pain, no gain', 즉 고통 없이 얻는 것은 없다는 말이 나온 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몸이 익숙하지 않은 동작들을 하면, 이런 고통들은 옵니다. 특히 운동을 통해 뭔가 약간은 과부하가 걸릴만한 것을 일부러 들거나 하면서 몸이 익숙하지 못한 동작을 하는 것, 귀찮고 힘든 일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고통을 통해 얻는 것들, 뿌듯합니다. 운동을 늘 하면, 뭔가 몸이 괜히 힘이 들어가 있는 상황 같은 걸 겪습니다. 팔을 갑자기 들어야 할 일이 생겼을 때, 그 동작을 취하면서 움직이는 근육들이 나도 모르게 빵빵하게 부풀어 있음을 실감하는 것, 남자로서 자존심 세워지는 일입니다.

자, 잠깐 팔굽혀펴기 백개 하고.

음... 일단 50개만 했습니다. 한 두어 시간이라도 다시 잘 건데, 자기 전에 나머지 50개 하죠. 그건 그거고... 지난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 민주주의를 해 보니 어땠습니까? 좋았지요? 아마 불편한 분들도 계셨을겁니다. 과거 권위주의와 국가주의가 횡행할 때 그 관성에 그대로 묻어 가시던 분들에게, 그리고 엘리트 의식과 관료의식에 쩔어있었을 분들에게, 그리고 5.16 이후로 늘 '반공이 국시'라는 말을 되새기고 되새기며 뼛속까지 새겼을 분들에게, 그 두 분의 대통령은 아예 불편함이 아니라 망치로 얻어맞는 경험이 됐을 겁니다. 아팠겠지요? 예, 그럼요, 매우 아팠겠지요.

김대중 노무현 정권10년동안의 민주주의는 이들에겐 아픔이었을 것이고, 일반 국민들에게도 조금은 힘든 운동이었을수도 있습니다. 그 분들에게는 군대로부터 배운 권위주의 문화, 상명하복의 문화와는 상충되는 민주주의가 필연적으로 동반하는 다원화도 힘들었을 것이고, 수많은 다른 이질적인 목소리들이 백가쟁명하는 모습도 분열의 단초로만 보였을지도 모릅니다. 이런 부작용들은 민주주의가 정착되는 과정에서 거의 반드시라고 해도 될 만큼 수반되는 일들입니다. 사회가 그러면서 점차 민주주의적 사회로 이행되는 겁니다. 내가 운동을 하면 겪어야 하는 근육통처럼, 그것은 시간이 걸려 정착되는 겁니다.

권력이라는 사탕은 요즘 내가 운동하면서 먹는 피넛버터 젤리 샌드위치와도 같아서, 잘 사용하면 이 민주주의라는 근력을 기르고 몸집을 키우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그 높은 칼로리 때문에 너무 많이 먹으면 안 되는 것과도 같이 적절한 선을 길러야 합니다. 그리고 권력을 가진 자가 그것을 욕심으로 계속해 유지하려 한다면, 영양 불균형한 몸이 당뇨병과 같은 온갖 성인병을 갖게 되는 것처럼 자기 권력 구조를 아예 해치게 됩니다.

사회나, 사람이나, 운동을 통해서 건강을 지키고 더 나아가서 완전히 새로운 무엇인가로 재탄생하게 됩니다. 민주주의의 운동은 권력의 오남용을 자제하고, 국민으로부터 주어진 권력, 바로 그 힘을 올바로 사용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합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이명박 정부는 유례없는 당뇨병 정부일 수 밖에 없고, 그 유산을 완전히 청산하고 다시 민주주의를 세우는 운동을 하지 않는다면 이 유산을 그대로 이어받은 박근혜 정부 역시 당뇨로 완전히 말라버리는, 그런 정부가 될 것입니다. 결국 몸에 힘든 것, 입에 쓴 것이 온 국민을 위해 양약이 된다는 사실을 현재 힘 가진 자들이 인식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인선과정들이나 다른 과정들을 보면 이 정부가 과연 그 '권력'이라는 사탕을 계속 입에만 물고 싶어한다는 것이 너무나 뻔해서 걱정은 걱정입니다만.

아, 두어 시간이라도 다시 잠을 청해봐야겠습니다. 팔굽혀펴기 실시.

 

 

시애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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