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호구 탈피를 위한 처세술 A to Z
게시물ID : phil_747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JohnnyDepp
추천 : 8
조회수 : 157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11/15 16:33:31
호구 탈피

호구(虎口)는 '어수록하여 이용하기 좋은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요즘 어디 호구 아닌 자가 있을까. 당하지 않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얻을 건 얻어내는 처세술이 필요한 세상이다.

얼마 전 혼자 베트남에 놀러 갔다가 말레이시아에서 왔다고 주장하는 아줌마와 스스럼없이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 결국 우리나라 돈으로 3만원 정도를 뜯겼고, 그걸로 끝난 게 다행일 정도로 아슬아슬한 일을 겪었다.

생각해보니 이게 처음은 아니었다. 파리에 놀러 갔을 때는 샤를 드골 공항에서 파리 시내로 나오는 열차에서 다짜고짜 서명을 하라기에 했더니 10달러를 내라는 거다.

맹인을 위해 기부한다는 내용이었고, 돈을 내고서야 뭔가 털렸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놈이 결코 기부를 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으니까. 꼭 해외까지 나가지 않더라도, 요새야 꽤나 차갑게 딱 끊지만, 소위 '전화로 보험 드는 여자'가 바로 나였던 것이다.

몇 개월 보험료를 납부하고 나서야 해지를 한다. 뭐 사적인 사이에서도 그렇다. 대신 경조사비를 내주고 결국 받지 못한 돈도 (여러 모임에서 총무를 맡아서인지) 얼추 따져봐도 기십만 원은 되는 것 같다.

쓰다 보니 눈물이 핑 돈다. 그랬다. 여기저기에서 '손해'보며 다니는 나는 누가 뭐래도 호구였다. 재미로 본 타로카드나 사주카페에서도 "돈 빌려주지 마.

못 받아"라고 이야기를 듣곤 했으니, 애초에 '호구'로 태어난 걸까. 게다가 경제적 손해는 티가 나니 이렇게 호구임이 드러나지만, 알게 모르게 나의 다른 가치들도 털리고 있을지 모른다는 자각이 들었다..

PART 1 나는 호구입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호구 취급받아보지 않은 자가 있으랴. 하지만 경험한 만큼 우리는 호구 탈출의 지혜를 얻는다.

CASE 1

3년차로 이제 대리를 달았습니다. 같은 팀에는 10년 정도의 경력을 가지고 대리로 승진한 여직원이 있고요. 이 여직원이 파워가 좋은데 팀장, 임원 모두 두루 친하고 사교성이 좋습니다.

문제는 일 떠넘기기도 잘한다는 것입니다. 분명히 자기 일인데도 저에게 떠넘기고 무엇보다 그 방식이 비열해요. 일단 자기는 만날 커피 마시고 놀러 다니며 업무는 대충 발로 하는데 무슨 문제가 생기면 그것을 제잘못으로 몰아서는 결국에 그 업무를 저의 일로 만듭니다. 어떡하죠?

"조직은 생각 이상으로 냉정합니다. 지금 윗사람에게 대들고 항고해봤자, 오히려 님만 마이너스예요. 결국 다른 사람이 님 선배로 들어온다고 하더라도 일이 잘 안풀리거나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 하면 너도 똑같이 나에게 대들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기에 그저 지금은 꾹꾹 참고, 묵묵히 일하시면 님이 나서지 않아도 자연스레 제3의 인물이 나와서 상황을 정리해 줄겁니다. 그저 놔두세요."

"일단은 그냥 물 흐르듯이 직장생활을 하심이 어떨는지요? 그런 여직원들은 주변 동료들이 말을 안할 뿐이지 어떤 사람인지는 다 알고 있습니다. 더욱이 경력이 10 년 넘었으면 그 사람의 됨됨이는 윗사람이 이미 완벽히 꿰차고 있겠네요. 아무리 거지 같은 조직이라도 결국 일을 위해서 모인 사람들이기에 님이 그 조직에 오래 있는 한 그 여자는 장기적으로 도태될 사람입니다."

"업무가 로드될 것 같으면 어필을 하세요. 지금 언제 팀장님이 이런 업무를 시키셔서 지금 중간 정도 했고 월요일에 완료될 것 같다, 팀장님 업무를 끝내고 화요일에 시작해서 수요일에 드리겠다, 급한 업무라면 팀장님께 물어보고 먼저 해드리겠다고 요. 지금처럼 말 없이 팀장급 업무가 늦어지는 건 최악의 처세입니다."

"객관적인 데이터는 거짓말을 못합니다. 부서 업무분장표를 큼직하게 프린트하셔서 고개만 들면 바로 보이는 곳에 붙여두세요. 예전에는 저도 일자만 표기했는데, 비슷한 일을 겪고 나서 하루하루 업무 처리 내용을 사소한 것까지 분 단위로 기록하고 있어요. 증거가 있으니 시비 걸어도 하나도 무섭지가 않아요."

"메일을 적극 활용하세요. 지나칠 정도로 상세하게 여러 사람과 과정을 공유하세요. 책임 소재가 분명해져요. 참조나 숨은참조 기능도 사용하시면 좋습니다."

"주변 동료나 상사들과 절대 적을 만들지 마시고요. 본인 편을 많이 만들어놓는 게 중요합니다."

CASE 2

4년차 직장인. 입사 초기에는 묵묵히 성실하게 일하면 상사가 알아줄 것이라 생각했는데, 막상 생활해보니 사회는 그렇지 않네요. 말이 어눌하거나 서툴면 무시당하고, 적당히 포장하고 그럴싸하게 말 잘하는 사람이 인기가 많고, 또 그런 사람을 인정하는 분위기더군요. 그러거나 말거나 저는 제 스타일대로 일하면서 신경 쓰고 싶지 않지만, 뭔가 자꾸 억울해지는 기분이 들어요.

"절제된 말을 통해서도 말 잘하는 사람이 될 수 있어요. 특히 문장을 짧게 말할수록 메시지는 선명해지거든요. 말 잘하는 사람일수록 주어와 서술어 사이에 긴 말을 끼워넣지 않고, 한 번에 한 가지 내용만 말합니다. 또 한 가지 주제를 지루하게 반복적으로 말하거나 이 말 저 말을 장황하게 늘어놓아 핵심을 흐리지 않구요."

" '말만 잘해'라는 소리보다는 '표현은 서툴지만 일 하나는 잘하고 사람이 믿을 만해'라는 소리를 듣는 것이 훨씬 나아요. 다른 업무 면에서 포텐을 보여주세요."

"말을 단호하게 하기 위해서는 선택을 잘해야 하고 그 결정에 확신을 가질 수 있어야 하죠. 나만의 기준을 가지는 거죠. '오늘 내로 결정한다', '가장 먼저 말한 사람의 의견에 표를 준다', '모르면 묻는다', '선택한 것에 대해서는 후회하지 않는다' 등 자기 기준을 정하면 결단하기가 한결 쉬워질 거예요."

CASE 3

팀장이 무섭습니다. 그런데 유독 저를 만만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업무 분장도 다른 사원들에 비해 터무니없이 많거나 꺼리는 일이 돌아오거든요.

"일단 두려움을 떨치세요. 기득권층에 속한 사람들은 멀리 떨어져서도 상대방이 자신을 두려워하거나 부담스러워하는지 알아차려요. 그렇다고 자비를 기대하지 마세요. 두려운 걸 어쩌느냐고? 상대방이 속옷만 입고 있거나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상태로 당신의 말을 듣고 있다고 상상하는 것이 도움이 될 거예요."

CASE 4

내가 두 번이나 의견을 말했는데 아무도 듣는 척을 하지 않더군요. 그런데 내가 말한 지 1분도 지나지 않아서 박 차장이 나랑 똑같은 의견을 냈는데 사람들이 모두 '아주 좋은 생각입니다'라며 박수를 치더군요. 정말 어이가 없었어요.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제 것이 된 적이 없어요. 만날 털리는 호구죠.

"아이디어를 훔칠 생각은 없었을지도. 당신이 별로 중요하지 않은 사람이므로 당신의 발언은 그의 머리 속에 남아 있지 않고 아이디어 조각만 남은 거죠. 그 아이디어가 자신의 머리에서 나온 것이라고 착각한 것일 수도 있어요."

"이건 서열의 문제죠. 모든 보고는 1인자에게 하세요. 1인자란 오피니언 리더로서회의 진행 속도를 결정하는 사람. 오피니언 리더가 정해지면 회의는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사람들의 회의 내용에 관심을 보여요. 의견이나 아이디어를 발표할 때는 반드시 1인자를 겨냥하세요. 서열부터 분명히 정해야 하는 남자들의 습관을 무시하고 눈치 없이 회의 초반부터 자기 아이디어를 내세우면 사람들은 당신을 서열이 가장 낮은 사람으로 취급 할 거예요. 내용도 내용이지만 안타깝게도 서열이 우선인 경우가 많습니다. 잘 정리되면 오히려 일은 쉽습니다."

"'제 의견을 잘 발전시켜주셔서 감사합니다' 등으로 영리하게 맞장구를 쳐서 알려야 합니다."

CASE 5

입사 동기가 있어요. 제가 느끼는 것보다 훨씬 더 저를 많이 이용하고 있는 것 같아요. 주변에서 그녀가 저를 호구로 생각하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종종 하거든요.

"조종에 능한 사람들은 자신이 당신을 조종한다는 사실을 감추려고 계속 칭찬을 늘어놓거나 아첨을 해요. 옳지 않다고 생각된다면 그냥 넘어가지 마세요. 좀 더 캐내고 좀 더 질문하는 거죠.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가 좋은 출발점이에요. 당신에게는 사탕발림으로 이야기하고, 당신이 제공하는 것을 엉뚱한 데 쓸 수도 있거든요."

"다른 사람들을 교묘하게 조종하는 이들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가면 거짓말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이들은 동료들에게 거짓말을 하는 것뿐만 아니라 진실 자체를 조작하고 조종합니다. 하지만 알고 보면 이들을 다루는 것은 쉬운 일이에요. 객관적 자료나 기록, 회의 보고서만 갖추면 되니까. 그리고 다행인 것은 주변에서 당신의 상황과 처지를 알아주니 의지할 곳은 있네요."

CASE 6

제가 일을 잘하기는 합니다. 일하는 걸 싫어하지도 않아요, 하지만 우리 팀에서 단언컨대 가장 일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제가 해야 할 일이 아닌데도 '우쭈쭈' 칭찬을 하면서 일을 시키면 다 하게 된다는 거죠. 저 호구 맞죠?

"당신이 누군가에게 이용당하거나 조종당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면 실제로 그럴 확률이 높아요. 더군다나 주변에서 그렇게 이야기를 한다면 그건 100% 맞아요. 단, 본인이 느끼는 게 중요하죠. 스스로 불편하지 않다면 다행인 거죠. "

"직장인이 자신의 영향력을 인식할 경우, 스트레스를 극복하고 에너지를 소진하는 일 없이 동기와 성과를 유지할 수 있다고 해요. 사람들이 자신이 하는 일이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지 알면 더 많이 기여할 힘을 얻는다는 거죠. 정량적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정성적으로 산달까요. 일 하는 데 절대량이 있는 건 아니거든요."

"인정을 받으면 막 호구는 아닌 것 같아요."

PART 2 호구 되지 마세요

세상에는 호구, 그리고 호구를 이용하는 자가 있다. 하지만 우리가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한 누구나 호구다. 호의를 베풀었더니 호구가 됐던 억울하고 답답한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

우리에게 필요한 건 상대방이 어떠한 사람인가를 캐치하는 능력이다. 호구의 인생을 살지 않기 위한 첫 출발은 간파력이다. 누가 자신을 조종할 가능성이 큰지 알아야 자기 방어에 성공할 수 있다. 간파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많이 접하고 알아야 한다. 세상 모든 것은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다.

1 강자에게 약한 자는 호구에게 강하다

네덜란드 속담에 "윗사람에게는 아부하고, 아랫사람은 짓밟는다(kissing up, kicking down)"는 말이 있다.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자를 경계해야 한다.

사람들은 권력을 손에 쥐면 스스로 대단하고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된 것처럼 느낀다. 자신에게 더 자유롭게 행동하고 마음대로 본성을 드러낼 권리가 있다고 여기는 것.

또한 어느 정도의 위치에서 권력을 쥐면 친구나 아랫사람이 '자신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는 덜 신경 쓴다. 그들은 자신에게 자기 목적을 추구할 특권이 있다고 생각해 최대한 얻어내려 한다.

아무렇지도 않게 요구하고 요구를 들어줘도 감사할 줄 모른다는 게 문제다. 영국의 시인이자 비평가인 새뮤얼 존슨은 "인간의 진정한 가치는 그가 자신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사람을 어떻게 대하는가에서 드러난다"고 했다.

그렇게 따져봤을 때 사회생활에서 만나는 사람 중 '하찮은 가치'의 사람들이 상당수가 있지만 이들은 그나마 하수다. 그들의 목적은 행동으로 고스란히 드러나 경계 태세를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2 호구 탈피는 정보전이다

요즘 보이스피싱, 파밍, 스미싱 등 우리를 호구로 보는 것들이 많다. 그에 대한 정보가 없다면 아무런 의심 없이 걸려들었을 만큼 정교하다. 하지만 그들이 공들인 사기의 완성도는 우리가 그에 대한 정보를 접하면 접할수록 어설픈 것이 된다.

낯선 전화에 조선족 억양만 들어도 욕을 하며 끊을 수 있는 이유다. 호구 이용자에 대한 정보도 마찬가지다. 누군가를 만났을 때 상대의 동기나 의도를 파악하는 데 유독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라면 더욱 정보를 수집해야 한다.

험담도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 평판에 관한 정보를 수집해 주변 사람을 어떻게 대하는지 확인하는 것. 험담은 사실 광범위하고 효과적이며 비용도 적게 드는 응징 방법.

어떤 사람에게 이기적인 성향이 있다는 정보를 얻은 사람은 그를 믿지 않기 때문에 이용당할 확률이 낮다. 이기적이고 등골 빼먹는 사람이라는 평판이 널리 퍼질 경우 결국 기존의 관계가 끊기고 새로운 관계로 이어지는 잠재적인 다리마저 불타버린다.

싹을 자를 수 있는 방법이다. 단, 험담에 깊게 관여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적어도 험담의 생산자나 중간 전달자는 되지 말아야 한다. 맞장구도 사실 위험할 때가 있다. 호구를 이용하는 자에게는 그것 또한 이용할 수 있는 빌미가 된다. 호되게 이용당할 수 있다.

3 호구에게 구애하는 이기적인 자를 피하라

호구형 인간은 남의 장점만 보려는 경향이 강해 모든 사람을 믿을 만한 사람으로 여기는 실수를 저지른다. 그런데 대개 호구를 이용하는 자는 관심의 중심에 서고 싶어 하며, 존경받고 있는 것처럼 보이고자 하는 열망이 있다.

그래서 '구애 행동'을 한다. 경영전략 교수 애리지트 채터지와 도널드 햄브리크는 컴퓨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업게 CEO 11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실시했고 이기적인 CEO가 보여주는 몇 가지 구애 행동 신호를 발견했다.

특히 CEO의 인터뷰에 고스란히 드러나는데, 자신에게만 몰두하는 경향이 강해 '우리'라는 일인칭 복수형 대명사 표현보다 '나'라는 일인칭 단수형 대명사 표현을 즐겨 사용하는 것.

우리의 일상에서도 그러한 대화를 하는 사람을 발견할 수 있다. 자신의 이야기에만 신경 쓰는 대화, 즉 듣지 않는 대화를 하는 사람을 경계하라. 분명 맞장구까지 쳤으면서도 당신이 했던 이야기를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당신의 도움이 필요할 때는 현란한 말솜씨로 유혹하고, 당신이 도움이 필요할 때는 그 사실조차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4 호구 귀에 캔디? 달콤한 말에 속지 말라

처음 만난 사람이 당신에게 다짜고짜 용돈을 주거나 밥을 먹여주지는 않을 것이다. 세상을 아름답게 보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당신이 호구의 기질이 있다면 그 필터를 걷어내기를 바란다.

각박하지만 이유 없는 친절은 없다. 대개 호구를 이용하려는 자는 매력적이고 기분 좋게 다가온다. 그러나 그들은 보통 자신이 주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가져갈 목적을 품고 있다.

우리는 전형적으로 상냥한 사람을 '기버(giver)'로, 무뚝뚝한 사람을 '테이커(taker)'로 본다. 처음 만난 사람이 상냥하게 다가오면 자연스럽게 그가 좋은 의도를 지녔다고 생각한다.

반면 상대가 차갑고 무뚝뚝한 표정으로 다가오면 그가 우리의 이익에 전혀 관심이 없다고 본다. 흔히 행동이라는 껍데기에 많은 주의를 빼앗겨 그 안에 든 게 꿀인지 독인지 모른다.

정확히 말하면 행동과 그 속내가 정반대라는 뜻이 아니라 별개 문제다. 단, 겉으로 드러난 행동과 동기 사이의 차이를 알아보는 이 세밀한 능력을 적절히 사용하지 못했을 때 호구로 전락한다.

상대의 행동, 특히 호혜방식이 보내는 신호에서 다른 잡음을 없앨 수 있어야 한다. 심리학자들은 반세기에 걸친 연구를 통해 사람들이 사회적 관계에서 어떻게 행동하는지 구별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는 '상냥함'이라는 성격적 특징이 있음을 발견했다.

호구를 등쳐먹는 고수는 쫓겨나지 않으려고 너그럽게 행동하며, 인맥 안으로 파고든다. 등쳐먹는 사람들은 무언가를 얻어낼 생각에 자비로운 척 가장하는 데 능숙하다. 누군가를 만났을 때 상대에게 자기 잇속만 챙기려는 동기가 느껴지면 당신은 아마 경계심을 품고 냉큼 차단할 것이다. 그들이 바라는 건 당신의 허물어진 경계심이다.

5 호구의 몹쓸 감수성은 집어 치워라

느낌이 아닌 생각에 감정을 이입해야 한다. 호구 중에는 타인의 고통을 상상할 때 경험하는 강력한 감정, 즉 감정이입의 희생자들이 많다. 감정이입은 타인에게 베풀 수 있게 하는 매우 훌륭한 힘이지만 호구의 길로 인도하는 마취제이기도 하다.

알게 모르게 타인의 필요를 자신의 필요보다 우선시한다. 관계에 나쁜 영향을 줄까 봐 걱정하며 이익을 포기하고 상대의 제안을 수용한다. 컬럼비아 대학의 심리학자 애덤 갈린스키는 협상 테이블에서 상대방의 감정이나 느낌에 집중해 감정이입을 하면 너무 많은 것을 포기할 위험이 있음을 보여주었다.

오히려 상대방의 생각이나 이익을 고려하는 등 관점을 바꿔 생각하면 자기 이익을 희생하지 않고 상대도 만족할 만한 결론을 이끌어낼 방법을 찾기가 쉽다.

6 자발적 호구의 함정에 빠지지 말라

여성이 자신 있게 협상에 임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여성은 따뜻하고 친절해야 한다'는 사회적 기대를 저버릴까 봐 두려워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기버는 대체로 겸손하며 직접적으로 자기주장을 내세우는 것을 불편해한다.

기버는 제로섬 상황에서 스스로 자기 이익을 대변하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유난히 남의 말을 잘 받아들이는 유형이라 자기주장을 내세울 때 상대에게 미움을 사는 정도를 과대평가하는 경향도 있었다.

어떤 상황에서 반기를 든다는 것, 반대 행동을 보인다는 것은 여간 용기가 필요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게 아니다 싶으면서도 모두 '이것이다!' 하니까 어쩔 수 없이 따라야 하는 분위기에 계속 있다 보면 내면에 패배주의가 싹튼다. 자신이 포기한 것이면서 미련을 가지게 되고, 상대를 원망한다. 결과적으로 적당한 선에서 일하고 행동하고 말하는 습관이 생긴다.

7 호구 신데렐라에게 왕관은 없다

불이익을 인지하고 요구하라. 여자들은 마땅한 승진이나 대우를 요구하지 않는다. 여성은 업무 성과가 좋으면 당연히 보상을 받으리라고 믿으면서도, 승진의 기회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거나 보상을 요구하는 것을 남성보다 꺼리는 경향이 있다.

이것을 '왕관증후군(Tiara Syndrome)'이라고 부른다. "여성은 자신이 직무를 충실히, 제대로 수행하고 있으면 언젠가 누군가가 알아보고 자기 머리에 왕관을 씌워줄 것이라고 기대한다"는 뜻이다.

자신이 열심히 일하는 모습과 결과를 회사나 상사가 알아서 인정해주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할 때는 자신을 위해 스스로 발 벗고 뛰어야 한다. 신데렐라 콤플렉스에서 벗어날 것. 공부하라. 직장에서의 불이익과 그 이유를 알지 못하면 개선할 방법도 없다. 또 무엇보다 용기를 내는 게 중요하다.

8 당당한 화법을 구사하라

심리학에서는 자신의 생각이나 행동을 주위 사람에게 비춰 변형시키는 것을 '동조 현상'이라고 한다. 1과 같은 것을 고르라는 문제가 있고, 보기 항목으로 2, 3, 4 세 가지가 있다.

누가 봐도 1과 같은 것은 3인데, 바람잡이가 2라고 말하고, 이후 네댓 명이 연이어 그 바람잡이의 말에 동조를 한다면 과연 사람들은 어떤 선택을 할까.

실험 결과, 90%의 사람이 자기 판단을 버리고 다른 사람의 판단에 맞췄다. 반기를 드는 데도 기술이 필요하다. 설득력을 갖춰야 한다. 설득력이라는 것은 말의 논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사소해 보이지만 말할 때의 태도도 포함된다. 실은 말의 논리보다 태도가 더 중요하다. 도발적인 태도보다는 차분하게, 먼저 상대의 입장을 존중해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또한 '반대를 반대하는 기술' 또한 갖출 것.

9 호구의 시간은 거꾸로 흐른다

잘못된 대우를 받거나 오해를 받았을 때, 불리한 소문이 났을 때 바로 다잡는 것이 좋다. '시간이 해결해주겠지'라는 생각은 마음을 평정하는 데는 큰 도움이 될지 모르나 호구의 상황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야기는 고착화되고 그 상태는 유지된다. 어떤 인간관계나 '기 싸움'이 굉장히 중요한데, 전복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나중에 생각지 못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정확하게 상황을 바로잡고, 자신의 주장을 여러 번 반복하라. 또 방식을 다양화해서 시도한다.

10 차라리 어마어마한 호구가 되어라

호구도 나쁘지 않다. 신뢰를 쌓기는 어려워도 무너뜨리기는 쉬우므로 처음에는 호의를 베푸는 것으로 시작하는 것이 현명하다. 기본적으로 상대를 신뢰하는 것으로 시작하지만 상대의 행동이나 평판을 참고로 행동양식을 조정하는 것이다.

심리학자 로버트 치알디니에 따르면, 누구나 자기가 받고 싶은 것을 먼저 줌으로써 호혜 원칙을 활용할 수 있다. 인맥 쌓기의 권위자 키이스 페라지가 그의 저서 < 혼자 밥 먹지 마라 > 에서 말했듯 "받기 전에 주는 것이 더 낫다".

하지만 기브 앤 테이크가 똑떨어지게 오간다면 인간관계라기보다 일종의 거래처럼 느껴져 씁쓸할 뿐만 아니라 상대방도 눈치를 챈다. '진정으로 나를 돕고 싶어 하는 것인가, 아니면 그 대가로 나중에 무언가를 부탁하려고 이러는 것인가?' 서로 의심하게 되고, 부담스러운 관계가 된다.

되레 인맥이 좁아지는 부작용이 생긴다. 모두 인맥을 근시안적으로 바라보기 때문이다. 고로 '어떤 사람과 주고받는 것이 가장 이익이 되는가'라는 전제를 엄격히 지키려 하는 것.

핵심은 그냥 주는 호구가 되는 것이 인맥을 더 넓고 풍부하게 하며, 잠재적인 대가의 범위도 넓다는 점이다. 대가를 얻고, 인맥을 쌓는 동기가 없음에도 말이다. 상대가 어떤 사람이든 '내가 이 사람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 자문해보는 것을 권한다. 자연스레 주면서 더 많은 것을 얻는 법을 터득하게 될 것이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