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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봄이고 그대는 꽃이야, 그래서 내 눈 속이 온통 그대지.
게시물ID : lovestory_6737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너귤
추천 : 4
조회수 : 2557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4/07/07 22:2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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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저 꽃들이 다

눈물일지 모른다


저 눈물이 다

꽃이게 하는

화창한 봄날이다


고창영, 화창한 봄날



I-1.jpg

한 아이가 돌을 던져놓고

돌이 채 강에 닿기도 전에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다


어디로 날아갈지 모르던

돌 같던 첫사랑도 저러했으리


그로부터 너무 멀리 왔거나

그로부터 너무 멀리 가지 못했다


이홍섭, 달맞이꽃



I-2.jpg


어렸을 때 나는

별들이 누군가 못을 박았던

흔적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었다


별들이 못구멍이라면

그건 누군가

아픔을 걸었던

자리겠지


류시화, 별에 못을 박다


I-3.jpg

누이야

전생길 때날 때 뻐꾸기 피울음은

이승길 돌아와도 뻐꾸기 피울음이지

개망초 무성한 수풀

햇살은 돌아눕고

한 걸음만 돌아서도 지워지는 눈썹 언저리에

날개 접는 부전나비

누이야

아무리 걸어도 길은 낯설어

물소리만 저 홀로 깊어가더라


이외수, 해거름


I-4.jpg


그대는 봄이고 나는 꽃이야

그러니 무심천 벚꽃이 눈 밖에 있지


나는 봄이고 그대는 꽃이야

그래서 내 눈 속이 온통 그대지


우리는 꽃밭이고

우리는 봄이야


이지현, 우리는



I-5.jpg

아무도 산 채로 세상을 빠져나갈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새들은 하늘로 높이 날면서 세상을 듭니다


새들에게는 지옥이 없습니다

그런데 나의 십자가는 왜 당신이어야 합니까?


김종철, 새


I-6.jpg


복사꽃아

예쁜

복사꽃아

마침내

네 분홍저고리

고운 때 묻는 것을

서러움으로 지키거늘

네 분홍저고리

어룽져 바래는 색을

눈물로서 지키거늘

이 봄날

복사꽃 지키듯

내 사랑과 사랑하는 이를

한숨으로 지키거늘.


허영자, 복사꽃



I-8.jpg

바람 처불고 비 오든 간밤에

나는 혼자서 울기만 했어요


창에 젖는 빗방울 방울마다

님이 그리워서

나는 혼자서 울기만 했어요


바람소리 빗소리 물소리 속에

밤은 속절없이 깊어만 가는데

나는 혼자서 울기만 했어요.


조운, 울기만 했어요


I-9.jpg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임은 물같이 까딱 않는데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날 어쩌란 말이냐


유치환, 그리움



I-10.jpg

너만 기다리게 했다고 날 욕하지 말라

나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너만큼 기다렸다

이상하게도 같은 세월에

엇갈린 입장을

물에 오른 섬처럼

두고두고 마주 보았다.


이생진, 기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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