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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빛깔 선연한 무지개처럼 사랑은 그렇게 오더이다.
게시물ID : lovestory_6737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너귤
추천 : 5
조회수 : 69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7/07 22:30:57
E-1.jpg

아무리 오래 기다린다고 해도

또 한 평생을 바쳐 노력한다 해도

내겐 절대로 허락되지 않는 사람이란 있는 거다.


모든 것을 다 포용하고 이해한다 해도

완벽하다 싶을 정도로 좋은 사람이 된다 해도

나로서는 절대로 얻을 수 없는 사랑이 있는 거다.


언제나 아름다운 주인공을 꿈꾸는 우리.


그러나 때로는 누군가의 삶에 이토록 서글픈 조연일 수 있음에.


냉정과 열정사이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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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시아 향내처럼

5월 해거름의 실바람처럼

수은등 사이로 흩날리는 꽃보라처럼

일곱 빛깔 선연한 무지개처럼

사랑은 그렇게 오더이다.


휘파람새의 결 고운 음률처럼

서산마루에 번지는 감빛 노을처럼

은밀히 열리는 꽃송이처럼

바다 위에 내리는 은빛 달빛처럼

사랑은 그렇게 오더이다.


배연일, 사랑은 그렇게 오더이다


E-3.jpg


어느

이름 모를 거리에서

예고없이

그대와

마주치고 싶다.


그대가

처음

내 안에 들어왔을 때의

그 예고 없음처럼


구영주, 헛된 바람


E-4.jpg


매화꽃 졌다 하신

편지를 받자옵고


개나리 한창이란

대답을 보내었소


둘이 다 "봄"이란 말을

차마 쓰기 어려워서


이은상, 개나리


E-5.jpg


생각은 언제나 빠르고

각성은 언제나 느려


그렇게 하루나 이틀

가슴에 핏물이 고여


흔들리는 마음 자주

너에게 들키고


너에게로 향하는 눈빛 자주

사람들한테도 들킨다


나태주, 개양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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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 중인 골목길

접근금치 팻말이 놓여있다

시멘트 포장을 하고

빙 둘러 줄을 쳐 놓았다

굳어지기 직전,

누군가 그 선을 넘어와

한 발을 찍고

지나갔다


너였다


문숙, 첫사랑


E-7.jpg

철길에 앉아 그를 사랑한다고 말했다

철길에 앉아 그와 결혼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 때 멀리 기차 오는 소리가 들렸다

그는 아무 말이 없었다


기차는 점점 가까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는 아무 말이 없었다


코스모스가 안타까운 얼굴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나는 그대로 앉아 있었다


기차가 눈 안에 들어왔다

지평선을 뚫고 성난 멧돼지처럼 씩씩거리며

기차는 곧 나를 덮칠 것 같았다


나는 일어나지 않았다

낮달이 놀란 얼굴을 하고

해바라기가 고개를 흔들며 빨리 일어나라고 소리치고 있었다


나는 그대로 앉아 있었다

이대로 죽어도 좋다 싶었다


정호승, 철길에 앉아



E-8.jpg

환한 달빛 속에서

갈대와 나는

나란히 소리 없이 서 있었다.


불어오는 바람 속에서

안타까움을 달래며


서로 애터지게 바라보았다.


환한 달빛 속에서

갈대와 나는


눈물에 젖어 있었다.


천상병, 갈대



E-9.jpg


바다의 깊이를 재기 위해

바다로 내려간

소금 인형처럼

당신의 깊이를 재기 위해

당신의 피 속으로

뛰어든 나는

소금 인형처럼

흔적도 없이

녹아버렸네


류시화, 소금인형



E-10.jpg

찰랑이는 햇살처럼

사랑은

늘 곁에 있었지만

나는 그에게 날개를 달아주지 못했다


쳐다보면 숨이 막히는

어쩌지 못하는 순간처럼

그렇게 눈부시게 보내버리고

그리고

오래오래 그리워했다


문정희,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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