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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제조 후기입니다. 맥주도 음식이니까!
게시물ID : cook_6741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beermaker
추천 : 13
조회수 : 3407회
댓글수 : 52개
등록시간 : 2013/11/10 02:33:50
글 잘쓰시는 분의 게시글을 읽다 막상 제가 쓸려니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을 것 같아 고민이 됩니다만,
맥주도 집에서 만들어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시는 분들이 많아 이런 것도 있다고 소개해 드리려
한번 써봅니다. 

원래는 술칼럼 쓴다던 대학생 청년이 막걸리를 만들어 먹는 걸보고 쓰는 것이라 술게에 쓰고 싶었는데
술게가 없어진게 맞지요? 술게아이콘을 눈 씻고 찾아봐도 안보이는군요.


1. 술을 담그다.
   사실 술을 만드는 것은 아주 간단합니다. 포도, 매실 등에 마트에서 파는 과실주만 부어주어도 썩
   먹을만한 술을 만들 수 있지요. 맛있는 술이 되는동안 기다릴 인내심만 있다면. 저도 대학교 시절
   이렇게 시작했습니다. 주변에 술을 만들 수 있는다 생각 되는 모든 것에 소주를 부어 담궈두었죠. 
   포도, 사과, 고추(는 썰어서 소주에 담아 먹었고), 귤, 꽃잎. 더덕이나 인삼 같은건 비싸고 구하기도
   어려워 말았습니다. 자취방에 항상 술이 많았는데 모든 술이 먹을만하지는 않았어요. 너무 독하기도
   하고 알콜향만 가득해서 마시기 어려운 술도 있었고.

2. 발효주의 시작
    그러다 와인을 만들어 마시는 카페에 가입을 해서 단순히 소주를 부어서 만드는게 아니라 효모를
    이용해 발효시켜 먹는 술을 일반 가정에서도 비교적 손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다는걸 알게되었습니다.
    생포도를 이용해 만드는 방법은 일단 포도가 비싸고(5킬로그램 이상이 필요했는데 자취생이 포도를
    그렇게 살 돈이 있을리가..) 손도 많이가서 먼저 포도쥬스를 이용해 포도주를 만드는 것으로 시작을 
    했지요. 

3. 포도쥬스로 와인을 만든다고?
    예. 그렇습니다. 저는 주로 웰치스 쥬스를 이용했지만 100%포도 쥬스라면 다른 브랜드의 제품으로도
    괜찮다고 들었습니다. 대개의 술의 제조가 곡물에 있는 당분이 효모의 활동으로 인해 알코올로 되면서
    이루어 지는데, 포도를 갈아 만든게 포도쥬스니 포도쥬스를 이용해서 술을 만들수도 있는 것이지요. 
    와인에는 조예가 깊지 않고 접한적도 많지 않아(그때나 지금이나 별반 다를건 없지만) 저렇게 만든 와인
    이 제 입맛에 그리 좋지는 않았습니다. 저렇게 만들면 꽤 드라이한 와인이 나오거든요. 
    그러니까 쥬스로 어떻게 와인을 만드냐면 안알랴줌..
    왜냐면 이 글은 맥주제조 후기니까요.

4. 그럼 이제 맥주를 만들어 봅시다. 
    맥주는 원래 가정에서 만들어 먹기는 좀 어렵습니다. 맥주보리로 맥아를 만들고 그걸로 몰트를 만드는 과정이
    손도 많이가고 고가의 장비도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막걸리도 집에서 막 만들어 먹기는 만만치가
    않지요. 막걸리 청년이 비교적 간단하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이유는 바로 누룩을 구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점에서 맥주도 마찬가지입니다. 보리에서 싹을 틔우고 또 몰트를 만드는 과정을 직접할 필요가 없게 바로
    몰트를 팔기 때문입니다. 몰트가 뭐냐면 알코올이 함양되어있지 않은 보리원액? 그정도로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제가 비록 맥주는 자주 만들어 먹기는 하지만, 정확한 지식이 있는 것은 아니라서 잘못된 정보를 전해드리게 될까봐
    좀 조심스러워 지는 군요. 

5. 헛소리 하지 말고 빨리 만들라고!
   예. 얼른 만들겠습니다.
   먼저 기구가 필요한데요, 맥주를 집에서 만든다니 뭔가 거창한게 필요할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30리터정도는 충분히 들어갈것 같은 바께쓰(!)와 에어락이라는 내부공기는 밖으로 보내고 외부공기는 못들어
   오게 막는 기구. 기구들을 소독할 락스 혹은 소독용 알콜. 이정도가 거의 끝이에요.
   
사진-1
d0019091_51da77546e7e4.jpg

사진이 크고 아름답군요. 

그리고 맥주 원액이 필요하지요. 원액을 파는 인터넷 싸이트가 몇군에 있으니 그중에 본인의 취향대로 하나 혹은 여러개를 골라 삽니다.
제가 가장 최근에 만든 맥주는 바로 이놈입니다.
사진-2
d0019091_51fe7a354d2b3.png

 색이 진하며 맛이 깊은 놈입니다. 제가 만든 맥주중에 두번째로 맛있다고 생각되는 놈이지요.

자. 이제 준비가 됐군요.
만드는 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원액이란놈이 바로 이렇게 생겼는데,
사진-3
d0019091_51da775be8df4.jpg
사진이 좀 빼또롬 하지만 어쨌던, 이놈은 프리미엄 상품으로 이 원액과 동봉된 효모와 물만 있으면 다른걸 추가하지 않아도 
그럴듯한 맥주가 나오는 상품입니다. 요건 6월쯤 만든 것인데, 실내온도가 너무 높아 맛이 좀 이상해져버렸어요. 원래 라거는
낮은온도에서 발효를 해야하는데, 집안 온도가 너무 높아 산미가 강해진것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어요. 각설하고!

사진-1에서 처럼 락스물로 바께쓰(!)를 깨끗이 소독해주고, 자잘한 용품도 같이 잘 소독해 줍니다. 잡균이 들어가면 술맛이
이상해지거나, 상할 수도 있으니 유의해야 합니다. 소독이 끝나면 깨끗한 물로 잘 헹궈내야 겠지요.

사진-3의 캔을 먼저 큰 냄비에 물을 넣고 중탕을 합니다. 원액이 점도가 높아, 붓기 쉽게 하기 위한것이죠. 처음에 맥주만들때
캔따게가 없어 온갖 편의점을 다 돌아다녔던 기억이 나는군요. 

그리고 이제 깨끗한 바께쓰에 부어요. 물과 함께. 중탕된 몰트가 뜨거울테니 먼저 찬 물을 바께쓰에 적당량 넣어주면 좋겠지요.
그리고 바께쓰는 적절한 용어가 아니니 발효조라고 부릅시다...라고 하기에는 바께쓰라는 용어를 이미 너무 남발했군요.
발효조에 적당량의 물을 넣고 몰트를 다 넣고나면 길다란 막대기 같은걸로 열심히 저어줍니다. 안 저어주면 몰트가 바닥에
가라앉기도 하고, 발효를 잘 이루어지게 산소를 충분히 공급해 주기위한 이유도 있습니다. 

d0019091_51da776ccc137.jpg

팔이 빠져라 저어주고 난 다음의 모습입니다. 발효조가 페인트통 처럼 생겼죠? 허나 그것보다 좀 더 큽니다. 용량이 아마 30리터쯤 되고,
한번 만들때 20리터 정도 만듭니다. 이정도만 했는데 벌써 절반정도는 끝났습니다. 이제 저기에다 효모를 뿌리고 뚜껑을 잘 덥은다음
해가 안드는 서늘한 곳에 보관합니다.
d0019091_51da777c6b74a.jpg

저 뚜껑 한가운데 꽂혀있는 것이 바로 에어락이라는 물건인데요, 내부공기는 밖으로 빼주고 외부공기는 안으로 못들어가게 막아주는 장치입니다.
발효과정이 일어나면 당이 알코올로 바뀌면서 다량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므로 그 이산화탄소를 밖으로 빼주고, 잡균이 칩입하지 않도록 외부
공기는 못들어가게 막는 것이지요. 말은 거창하지만 보이시듯이 구조는 간단합니다. 

자. 그럼 이제 1차 작업은 끝났습니다.

일단 작업기는 여기까지만. 뒷부분을 보시고 싶은분이 있으면 후반작업 마저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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