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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lovestory_674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애정과다증+★
추천 : 24
조회수 : 814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03/10/08 18:48:32
어릴적부터 아버지는 술에 취했다 하면
어머니에게 화를 내고 손찌검 까지 하셨다 .
내가 고등학생이 되던 해
아버지는 관절염이 심해져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게 되었는데,
그때 부터 늘 술에 빠져 지내셨다..
그날도 아버지는 잔뜩 취해
어머니에게 이유없이 화를 내고 계셨다.
그런 모습에 화가나 폭발한 나는
소리를 버럭 질렀다.
'제발 그만 좀 해요.
한두 번도 아니고... 부끄럽지도 않아요?
'엄마 불쌍한 사람이다.
너희들 엄마한테 잘 해야 한다.'
맨날 그런 말 하면서
왜 엄말 그렇게 못살게 굴어요.
아버진 그런 말 할 자격도 없어요!'
그 일이 있고 나는 아버지를 피해 다녔다.
아버지도 그 동안 술을 전혀 입에 대지 않으셨는데
그렇게 닷새째 되던 날 ,
학교에서 돌아와 보니
아버지가 다시 술을 들고 계셨다.
어머니는 아버지가 찾으니
어서가 보라고 몇 번을 말했지만
실망이 컸던 나는 내 방에서 꼼짝도 하지 않았다.
결국 안절부절못하시는
어머니 때문에 안방으로 건너갔더니
아버지는 이미 잠들어 계셨다.
잠든 아버지의 모습은 너무나 쇠약해 보였다
하얗게 센 머리카락,
늘어진 눈꺼풀,
푹패인 볼,
내려앉은 어깨,
핏줄이 심하게 불거진 가느다란 손....
돌아서 나가려는데,
아버지 옆에 하얀 종이쪽지가 눈에 띄었다.
얼마나 매만졌는지 너덜너덜해져 있었다.
그 종이를 펼쳐 든 순간 눈앞이 흐려졌다.
'막내에게,
미안혔다'
라는 단두 줄의 편지
초등학교도 간신히 졸업한 아버지는
삐뚤어진 글씨로
그렇게 당신의 마음을 적어 보인 거였다.
그리고 그 옆에 다 부서져 버린 초코파이가 있었다.
눈도 안 맞추고 말도 하지 않았던 며칠동안,
마루에 앉아 주머니 속에서
자꾸 무언가를 만지작거리던
아버지의 모습이 눈물속으로 번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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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나라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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