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자 윤모 씨(52)가 유력인사들에게 성접대를 한 것으로 알려진 강원도 별장에서 단순 접대가 아닌 성폭행까지 벌어진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경찰은 성접대를 받은 유력인사에 대해 특수강간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10일 복수의 사정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경찰은 윤 씨의 강원도 별장 성접대에 동원됐다고 진술한 여성들 가운데 여러 명에게서 "2007년과 2008년 유력인사의 강압에 못 이겨 성관계를 맺었고, 이 인사가 윤 씨와 방에 들어와 함께 성폭행을 한 적이 있다"는 내용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들은 "이 인사가 변태적인 성관계를 요구했고, 윤 씨와 함께 성폭행을 할 때는 환각성 약물을 복용한 상태로 보였다"는 진술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2인 이상이 합세해 1명의 피해자를 성폭행할 경우 특수강간에 해당되며 친고죄도 아니다.
범행이 5, 6년 전에 일어나 단순 성폭행으로는 처벌이 불가능하다. 성인 여성을 상대로 한 일반 성폭행의 경우 피해자가 가해자의 신원을 알게 된 시점으로부터 6개월 안에 신고해야만 처벌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특수강간은 이런 제약을 받지 않는다.
사정당국과 법무부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경찰은 해당 인사의 성폭행 방식과 언행에 대한 피해자들의 진술이 거의 일치해 신빙성이 높다고 보고 지난달 이 인사에 대한 신병처리 관련 절차를 진행하며 특수강간 혐의를 포함시키려 했다. 하지만 검찰의 수사지휘 과정에서 특수강간 혐의는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를 받은 한 여성은 "피해자들이 해당 인사와의 대질조사를 강력히 요구하며 '나오기만 하면 뺨을 때리겠다'고 울분을 표하는 상황"이라며 "5, 6년 전 일인데도 그 사람 이름이 들리면 치가 떨릴 정도로 정신적 충격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윤 씨 등 주요 관계자들을 조사해 특수강간 혐의를 뒷받침할 단서를 추가로 수집하고 있다. 경찰은 우선 윤 씨를 상대로 해당 인사 접대에 여성들을 동원하는 과정에서 성관계 의향을 미리 묻고 동의를 받았는지, 해당 인사와 합세해 별장에서 강제로 성관계를 맺은 사실이 있는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은 윤 씨가 혐의를 계속 부인할 경우 피해 여성들과 대질조사를 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