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맨날 나한테 없는 것만 들추면서 살더라구요
나한텐 이게 부족하고 저게 문제고
이래서 안 되고 저래서 안 되고
어떤 선택을 앞두면 똑똑하게 살고 싶어서 고민도 해보고 분석도 해보는데
결국은 전부 성찰이 아니라 비관이었던 거 같고
경제적으로 안정이 되면 제대로 된 연애를 해야지
좀 더 어른이 되고 성숙해지고 잘 여물었을 때 제대로 된 사랑을 해야지
아직 그런 데 정신 팔려서 미래를 소홀히 할 때가 아니야..
어떤 남잘 만나도 꿀리지 않는 대등한 연애를 하고 싶어.. 아직은 때가 아니야..
그렇게 마음 다잡으면서 안 생기는 나를 위안했었는데요.
생각해보니까
오늘은 갑자기
완성된 인생이 사랑을 허락하는 게 아니라
사랑으로부터 인생이 완성되는 게 아닐까.. 싶은 거 있죠
열심히 살아서 괜찮은 사람이 되면 누군가 나를 사랑해줄거야, 가 아니라
아직 괜찮지 않은 누군가라도 내가 먼저 멋진점을 발견해서 사랑해주고
그 사람과 손잡고 걸으면서 서로 밀어주고 땡겨주고 힘들면 쉬어가기도 하고
사랑의 힘을 빌어서야말로 그나마 견딜 수 있는 게 인생의 무게가 아닌가..
그런, 조금은 비겁해 보일지도 모르는 생각을 해봤어요
난 왜 사나.. 싶어서 ㅋㅋㅋㅋㅋ
내 일 아니라고 남의 사랑을 조금은 유치하고 치기어리게 느끼는 나
커플들의 아름다움을 몰라보는 내가 불쌍해! ㅋㅋㅋㅋㅋㅋㅋ
세상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다고 욕하기엔
그토록 비정한 현실일지라도
그냥 미친 척하고 사과 나무 한 그루 심어보지 못하는 내가 불쌍해 ㅜㅜㅜㅜㅜㅜㅜㅜㅜ
난 지금도 완벽하지 못한 인간이고 앞으로도 끝끝내 완벽해지지 못할 거예요
그래서 포기해버리는 거라고 말해도 승복할게요
그치만 나는 찌질한 나를 용서해주고 싶어요
앞만 보고 달리는 쿨한 여자 시크한 도시 여자는 될 수 없나봐 ㅜㅜㅜㅜㅜㅜㅜㅜ
나도 사랑하고 싶엏ㅎㅎ 생기고 싶엏ㅎㅎㅎ 난 벌써 이십대 후반이라궇ㅎㅎ
내가 이십대에 할 수 있는 성공은
그냥 부모한테 손 안 벌릴 정도로 제 한 몸 건사하면 부끄럽지 않은 거고
그렇다면 이제 삼십대가 오기 전에 부족한 나를 믿고 불꽃같은 연애 뜨거운 사랑을 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