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하악하악 또봇 하악하악 소설 쓰고 싶다 하악하악
게시물ID : animation_14088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우사우사냥냥
추천 : 2
조회수 : 2004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3/11/18 21:50:33
"야 너 TV에 나오는 왕미모 봤냐? 완전 이쁘지 않아??"
반의 남자아이들 대부분은 만나자 마자 자연스레 텔레비젼에 나왔던 배우 왕미모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다.
예쁜 여자 배우..... 그것에 대해 이야기를 할때의 그들은 무엇보다 흥미진진하다는 듯이 즐겁게 열띈 대화를 열어간다.
 
'어째서일까?'
 
솔직히 말을 해서 나는 그런것엔 감흥이 없다.
여자배우 라고 해봐야 남자배우랑 큰 차이 없는 그냥 TV속에 등장하는 사람이 아닌가.
초등학교 때도 그랬다. "또봇" 이라는 존재.
학교에 가면 매일 모든 학생들이 또봇이라는 것에 대해서 즐겁게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내게는 또봇의 활약, 또봇의 디자인등 전혀 흥미가 가지 않는 이야기 뿐이었다.
내가 다른걸까? 나만 다른걸까?? 왜 다른 사람들은 나에게 흥미가 전혀 없는것에 흥미를 갖을까?
 
"야, 권세모! 뭘 그렇게 생각을 하냐?"
 
두리가 불만인듯한 표정으로 이쪽을 바라봤다.
 
"에휴.... 뭐 그렇게 기운이 없이 멍 때리고 있어. 이 형님이 좋은거 줄테니까 기분 풀어"
 
두리는 주섬주섬 자신의 가방속을 뒤지더니
책 한권을 내 책상위에 올려놨다.
 
"왕미모 특별편. 이 책 한권이면 몸속 단백질이 쪼옥~ 하고 녹아날거다."
여기도 왕미모..... 예쁘고, 몸매가 좋다는건 알겠는데 왜 구지 이런 사진들 까지 보려고 노력을 할까?
대체 무엇이 어떤것이 그렇게 흥미를 이끌어 내는 것일까?
 
어차피 별로 흥미롭지도 않고 길게 이야기도 하고 싶지 않아서 딱 잘라 거절했다.
"됬어, 난 이런거 안 좋아해"
 
하지만 두리는 능청스럽게 옆구리를 툭 치면서 말했다.
"에이~ 기운 없을땐 이런걸 보면서 에너지를 충전시켜 줘야 몸이 쌩쌩히 돌아간다니까~"
 
"아 글쎄 됬다니까!!!"
무심코 큰 소리를 내고 말았다. 그렇게 하고 싶었던건 아닌데.....
 
"미...미안해."
두리는 책을 조심스레 가방에 넣고 자리로 돌아갔다.
 
큰 소동은 아니지만 한바탕 일이 일어난 이후
청소시간에 항상 구석에 앉아서 휴대폰만 바라보던 오덕훈이란 녀석이 내게 찾아왔다.
"흐흐... 니가 막심 잡지를 거절 한거 알고 있다능...."
 
오장육부가 뒤틀리는 듯한 더러운 말투.
뿌연 안경속에 감춰져 있지만 분명 나를 비웃는듯한 눈 웃음도 속에 있을것이다.
그래 20여명의 남자 아이들 속에서 나 혼자만 왕미모를 흥미롭게 생각하지 않고 있으니까.
 
오덕훈이 다시 입을 열었다.
"나도 왕미모가 별로 좋지는 않다능....."
 
"뭐? 왕미모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나 말고도 왕미모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있었다니....
뭔가 생긴것과는 의외로 나와 이야기가 통하는 친구가 생길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 들었다.
 
오덕훈이 휴대폰을 만지작 거리더니 내게 한 그림을 보여줬다.
그 속에는 뭔가 머리 색깔도 눈동자도 빨갛고 커다란 금색 Z자 머리핀을 꽂고 있는 여성이
몸이 다 드러나는 비키니만을 입고 있었다.
"대도시의 히어로 또봇을 여체화한 케릭터라고 하는 또봇코Z쨔응이라능."
 
그게 또봇이라고?? 뭔가 머릿속 아주 깊숙한 곳에서 나와 추억을 같이 했던 나의 동료에 대한 부분이 부정당하는 느낌과 함께
무언가 마음속 깊숙한 곳에서 아크니의 사상과도 같이 한면도 긍정을 할수 없다는 극도의 거부감.
그리고 동시에 나와 이야기가 통하는 친구가 생길지도 모른다는 일말의 기대감은 퇴화되어 썩어문드러졌다.
"미안해. 왕미모에도 흥미가 없지만. 그쪽은 더...."
 
덕훈은 굉장이 실망한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푹 숙인채 무언가 중얼거리며 돌아갔다.
 
복잡한 실타래처럼 얽혀있는 이 고민에 대한 해답을 찾기도 전에
학교의 하교종이 울려 퍼졌다.
 
이러한 생각은 왜 하기 시작했을까? 무엇 때문에 이런 생각이 드는걸까?
라며 점점 실마리를 찾아서 생각을 더듬어가고 있을때
 
"세모야! 잠깐만!!"이라고 외치는 소리가 등 뒤에서 들려왔다.
 
하나였다.
 
하나는 내게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세모야. 미안해. 두리가 너한테 야한 잡지를 갑자기 들이민것 때문에 다투었다면서?"
 
그리고는 내 손을 붙잡으며 웃으면서 말했다.
"오늘 딩요도 학원가는 날이 아니라니까 화해겸 해서 같이 노래방이라도 놀러갈래?"
 
평소와 같았으면 당연히 가자고 이야기 했겠지만
내 생각이 남들과 다르다는것 때문에 아까 두리와의 사건처럼 무슨일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예감에
"미... 미안. 내가 저녁밥을 해드리지 않으면 우리 아빠는 숯덩이로 끼니를 때우셔야 해서...."
라고 대충 둘러대고 제트에 올라 집으로 향했다.
 
집으로 가는 도중에 제트가 내게 말했다.
"세모 오늘 무슨일 있는건 아니냐 그러더라고 지금 표정이 안 좋다 그러더라고."
 
어쩌면 복잡한 탄소 생명체 보다는 이 철로 이루어진 기계야 말로
간단하고 명료하게 답을 내려 줄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 조심히 말했다.
 
"제트. 여자 라는건 뭘까? 어떤 의미가 있을까?"
 
제트는 잠시 조용히 있다 말을 하기 시작했다.
 
"음... 제트는 잘 모르겠다 그러더라고. 박사님은 알지도 모르겠다 그러더라고"
아버지? 하지만 아버지께 이런 말씀을 드렸다가 교통사고 때문에
내 몸에 문제가 생겨 친구들과 생각하는게 달라졌다고 하면서 죄책감에 시달리시는건 아닐지.... 여러 걱정이 들었다.
 
"다녀왔습니다." 하고 문을 열면
언제나 "우리 세모, 학교에서 공부 힘들지는 않았니?"
하며 새로운 또봇에 대한 연구로 녹초가 되셨을 아버지께서 뛰쳐나오신다.
 
나는 이렇게 항상 나만 생각해주시는 이 아버지에게....
마음속에 나에 대한 미안함으로 가득차 자신을 돌볼줄도 모르는 분에게
짐을 얹게 될지도 모르는 이야기를 해도 되는 걸까?
 
'나는..... 정말..... 모르겠어......'
일단 평소처럼 하면서 스스로 이 이야기에 대한 결론을 지어야겠다고 다짐했다.
 
"오늘 저녁밥은 세모표 김치찌개에요~"라며
요리 준비를 위해 앞치마를 입으려 할때
 
"세모야..."
아버지는 천천히 나를 뒤에서 끌어 안으셨다.
 
나는 팔에 힘을 주어 아버지의 팔을 떼어놓으려 하며 말했다
"이게 뭐에요. 오글거리게..... "
 
하지만 아버지는 더욱 나를 끌어 안으셨다.
"하나에게 들었다. 너 요즘 무슨 고민이 있다면서?"
 
그렇다. 학원과 여러 사정 때문에 한달넘게 얼굴도 못본 딩요와 만날수 있었는데도 거절하고
별것 아닌 사소한 일에도 큰소리를 내고...... 이상하게 보일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아니 어쩌면 내가 이상한것일지도 모른다.
아니 그냥.... 내가 이상한것 같아서 내가 비정상인것 같아서 눈물이 나기 시작했다.
"으헝헣헣헝ㅎ헣.."
 
"너 왜 그러니... 뭐 때문에 우는거니"
아버지는 나를 자신의 앞으로 황급히 돌리셔서 소매로 내 눈물을 닦아주셨다.
 
그리고 나는 지금까지 내가 생각하고 있던 것들을 아버지에게 털어놨다.
 
내 이야기를 천천히 들으시던 아버지는 이내 웃음을 터트리셨다.
"그... 크크크크 그니깤ㅋㅋㅋㅋㅋㅋ겨우 그것 때문에 그렇겤ㅋㅋㅋㅋ 코...고민 하고 있던거얔ㅋㅋㅋㅋ"
그리곤 내 볼을 꼬집으셨다.
"요 귀여운 녀석이 난 또 뭐라고."
 
"큼...큼.." 아버지는 두번정도 헛 기침을 하시더니
다시 이야기 하셨다.
 
"세모야. 니가 애벌레 라고 생각해보자. 그리고 너의 다른 친구들은 나비가 되어서 살고 있는거야."
"애벌레.... 라구요?"
뜬금없이 애벌레라니.... 또 나비는 또 왜......
 
"그러니까 애벌레가 되어서 나비가 된 친구들을 생각해봐. 친구들은 다 나비가 되었는데 너만 애벌레라면
 자기가 비정상인가? 어디가 잘못된건 아닌가? 라고 생각하겠지?"
 
"그래도. 여자에 몰두하는 거랑 애벌레가 나비가 되는거랑은 하나도 똑같지 않잖아요!!"
"아니지. 아니지."
아버지는 양손을 내 어깨위에 올려 놓으셨다.
그리고 손에 힘을 주어 어깨를 주무르시면서 말씀하셨다.
 
"애벌레가 나비가 되듯이. 아이도 어른이 되어간단다. 눈에 확 뜨이지도 않고 자신이 느끼지도 못하겠지만 말이야.
 세모는 아이와 어른의 차이가 어디에서부터 날것 같다고 생각하니?"
 
어른과 아이의 차이?? 그냥 어른은 큰 사람이 어른인거 아닌가?
"어른은 키가 크고 아이는 키가 작아요."
 
아버지는 옅은 미소를 지으셨다.
"키 때문에 어른과 아이가 나눠지면 키가 작은 노교수님은 아직도 아이일까?"
 
그러면 대체 키가 아니면 무엇 때문에?
"그러면 뭔데요?"
 
"읏샤"
아버지는 가볍게 기지개를 켜시더니
나를 소파에 앉히셨다.
 
"우리 세모한테 성교육이 필요한것 같네.
100%는 아니지만 아이가 어른이 되는 과정속엔 아기를 만들수 있는 능력이 생기게 된단다."
 
대충은 알고 있는 이야기였다.
성교육 시간마다 재미없고 지루해서 이어폰 꽂고 잠들어서 자세히는 몰랐었지만....
 
"아기를 만들수 없는 아이였을때의 이성은 그저 똑같은 또래의 친구나 그냥 사람으로 느껴지겠지만
 아기를 만들수 있게 되는 어른이 되어간다면 점점 자신과 가정을 만들 인생의 동반자가 될 사람으로 생각하게 되는거지.
 그러니까 TV에 나오는 왕미모 같이 예쁘고 몸매가 좋은 사람을 좋아하게 되는거란다."
 
확실히는 아니지만 어느정도는 이해 할수 있는것 같다.
 
"다른 친구들은 거의 다 그런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에 있는거고 우리 세모는 아직 아이인거 라는거지. 으이구 우리 귀염둥이."
아버지는 나를 꼬옥 껴안으셨다. 그리고 나를 토닥이면서 귀에 속삭이셨다.
"너 스스로의 변화를 모르겠지만 너도 언젠가 그렇게 점점 어른이 되어갈거란다. 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지마."
 
 
봄이 찾아오듯이 자연스럽게 사람도 변화하기 시작한다.
아이에서 어른으로. 만물이 꽁꽁언 차디찬 대지에서 새로운 새싹들이 피어나듯이
그저 평온하던 사람의 머릿속에 여러가지 복잡한 생각들이 넘쳐나게 된다.
그리고 그 또한 봄이 지나가듯이 자연스럽게 지나가리라
 
그러면 식물들이 꽃을 피워 열매를 맺을수 있게 되듯이. 사람도 어른이 되어간다.
 
그래서 머릿속에 봄이 온다고 하여 思春期 라고 하나보다.
 
 
ep.
 
교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아이들은 TV에서 본 연예인의 이야기로 바쁘다.
어떤 배우가 어땠다. 어떤 가수가 어땠다. 아직은 그 이야기를 따라갈수는 없지만
나도 언젠가 그들처럼 그렇게 즐겁게 이야기 할거라는 들뜬 기분이 들었다.
 
자리에 앉아서 가방을 가방걸이에 걸고 있을때
"세모야.... 어제는 미안했어....." 라면서 두리가 다가왔다.
"나는 이가 왕미모가 아니라 최이쁨 누나의 팬인줄도 모르고..... 미안....." 이라면서
내 책상위에 최이쁨이 표지모델로 나온 스피꾸를 놓았다.
 
그것을 보고 어제 아버지가 해주신 말이 떠올라, 두리에게 미소를 지으면서
"고마워" 라고 말했다.
 
언젠간 나도.....
 
'퍽!' 하얀 실내화가 날아와 두리의 머리에 명중했다.
"야!!! 차두리!!! 너 내가 학교에 야한 잡지 갖고 오지 말라그랬지!!!!"
실내화를 던진이는 하나였다. 하나는 씩씩 거리면서 교실로 들어왔다.
두리도 자신의 실내화를 벗어서 던졌다.
"야!!! 차하나!!! 너는 꼰대도 아니고 성인잡지도 아닌 그라비아 화보집 가지고 찌질하게 그러기냐!!!"
 
봄이와서 어른이 되어간다고 해도
아직 우리들은 어른 보다 어린이에 가까운것 같다.
 
 
끝~
 
어차피 글 재주도 없고 그냥 소설 창작욕에 불탄거 뿐인데다
제목 때문에 들어올 사람도 없으니까 몬다이나이.
 
그나저나 또덕 생활 접고 다른거 하다가 이거 보면 뜬금 흑역사 돋는거 아닌가?
 
 
 
꼬릿말 보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