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거인 6화에는 미카사 과거편이 나왔죠. ㅇ//ㅇ 넘 좋아하는 화라 지껄여 보았습니다.
처음 코믹스로 이 에피소드를 접했을 때 제가 느낀 점은 딱 이거였거든요. "얘 사이코패스였나?.."ㅋㅋㅋㅋㅋㅋ
그도 그럴 것이 어린아이가 했다고는 도저히 생각되지 않는 수준의 일을 벌였으니까. 하지만 바로 그 점 때문에 엘런에 대한 몇 가지 해석을 확고히 세우기도 했어요. 첫째는 엘런의 미친 정신력은 후천적으로 길러졌거나 어떠한 계기가 있어 생긴 게 아니라 그냥... 타고난 것이라는 결론이었고(...) 둘째는 엘런의 그 정신력은 일반적인 척도로 해석하기엔 무리라는 것.
진격의 거인을 보다 보면 알겠지만 엘런의 정신력은 그야말로 혀를 내두르게 되는 수준이죠. 다른 사람이 멘붕하거나 말거나 "난 여기서 죽을 수 없어! 거인을 없애버리겠어!" 라며 각오를 다지는 모습이라든가, 초대형 거인이 다시 출현했을 때 혼자 거인을 죽이겠다고 입체기동으로 덤벼드는 것이라든지. 여하튼 주인공 보정을 제외하더라도 엘런의 담력이나 목표의식은 정상인의 수준을 한참 웃도는데.. 그렇다면 대체 이 담력은 어디서부터 나올 수 있었느냐, 라는 게 의문이었거든요.
이러한 점에서 제가 내린 결론은 하나였습니다. 엘런은 사람이라면 기본적으로 지녀야 할 본능적인 감정 몇 가지가 결핍되어 있다는 것. 예를 들면 가장 대표적으로, '두려움'이 그렇죠. 당장 죽을 수도 있는 급박한 상황을 맞았을 때 엘런은 일순 당황하여 얼어붙을지언정 거기서 두려움으로 꺾이진 않아요. 오히려 울컥하여 일단 나서고 봤으면 나서고 봤지(...) 근데 사실상 팔다리가 잘리고 거인에게 먹히고 하는 걸 보면서도 어떤 공포도 느끼지 않고 그렇게 굴 수 있다는 건 얘가 담력이 세다는 걸로는 쉽게 설명이 안 되거든요. 그니까 무슨 소리냐면 아예 공포를 못 느끼는 쪽인 것 같다는 뜻이에요.
제가 보기엔 엘런은 태생적으로 공포와 같은 감정을 느끼는 부분이 결핍되어 있지 않나, 싶어요. 요즘 말하는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와도 비슷한데, 다만 그 정도가 약한 것뿐? 단순히 바깥 세계를 탐험하겠다는 의지, 혹은 (어머니의 죽음으로 인해 비롯되었다고는 해도) 거인을 죽이겠다는 집념만으로는 쉽게 설명이 안 되는 엘런의 정신력은 얘가 남들에 비해 공포를 느끼는 부분이 굉장히 약하다고 하면 꽤 납득이 되거든요. 다시 말해 엘런은 성격적으로(혹은 뇌구조적으로) 비정상적인 면이 있기 때문에 비정상적으로 강한 멘탈을 가질 수 있었다는 거죠.
그리고 이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해석이지만 엘런에겐 공포나 두려움을 느끼는 부분이 결핍되어 있기 때문에, 그 반대급부로 분노나 집중력, 의지력 등이 더 발달되어 있는 게 아닐까 싶어요. 마치 사람이 시력을 잃게 되면 청력이나 촉각이 그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발달하는 것처럼. 특히 엘런이 거인에 대한 분노를 강하게 느끼는 점은 상당히 주목할 만하거든요. 분노란 감정도 굉장히 본능적인 것 중 하나인데, 엘런은 공포 등과는 달리 이 감정만은 정상적으로 느끼고 있기 때문에, 다른 건 몰라도 유달리 분노에만큼은 민감한 게 아닐까요. 또 그만큼 분노를 느끼는 부분이 강해서(여타 감정의 결핍을 커버하기 위해) 이게 엘런의 장점을 끌어올린 방아쇠, 그러니까 강한 집념이나 목표의식등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한 게 아닐까도 생각해봤어요. 한마디로 이 분노가 엘런이 가진 모든 성격(요소)의 시작이랄까. ㅋㅋㅋㅋ 쓰다 보니 무리한 해석이 되어버렸지만 어쨌든...
뭔가 쓰다 보니 말이 주절주절 길어졌는데 그래서 결론이 뭐냐면 엘런은 정상이 아니란 거예요. ㅋㅋㅋㅋㅋㅋ 하지만 바로 그 점 때문에 더 좋지 않나 싶네요. 평범한 주인공 성격인 것 같다가도 이런 색다른 점이 있어서 막막 파고들게 되지 않나 싶습니다ㅋㅋㅋ
이 점 외에도 엘런의 자유의지에 대한 갈망(...)에 대해서도 다뤄보고 싶었지만 아직 그부분은 더 생각해봐야 할 것 같아서.. 이쯤 마칠게요. ㅋㅋㅋ 참고로 블로그에 썼던 거 어미만 좀 손보고 들고 온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