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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이 졌습니다
게시물ID : thegenius_6756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레인지로버
추천 : 2
조회수 : 595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5/08/30 03:22:27
 -이형기, <낙화>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무성한 녹화와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콩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가넷이 지는 어느 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 고인 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안녕 콩...잘가요 콩 
출처 이형기시인 <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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