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이의 은퇴 기사에
오랜만에 치어풀과 응원수건을 꺼내보았다.
동시에 내 추억도 함께 풀어보기로 했다.
몇년 전인지 기억나지 않을 뜨거웠던 한여름
처음 롤을 접하고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
친구들과 간간히 같이 게임하며 이것저것 배우다가 그 친구의 권유로 처음 대회라는것을 보았다
용산에 이런 곳이 있었나 싶을정도로 신기했던 경기장에서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선착순 입장을 기다리며 웅성거리던 낯선 풍경
경기장의 열기는 대단했고 당시 경기했던 팀들간의 게임도 대단했다
라이벌팀간의 경기. 오늘은 중요한 날이라며 친구의 옆자리 중계와 해설들을 들으며 경기를 보았고
롤이 정말 재밌는 게임이라는 걸 알게되었다
그 이후로 대회를 챙겨보게 되고
선수들이 자주 하는 챔프를 따라 해보고
좋아하던 팀의 우승, 롤드컵, 올스타전..
나의 첫 랭겜, 첫 승급전, 첫 보상.
졸업 이후 생업에 치여 게임을 하는 시간은 줄어들고
천천히 떨어지던 티어, 멀어지던 컴퓨터, 관심이 멀어지는 롤
내가 좋아하는 선수의 4강, 8강, 16강, NLB..
이후 나에게 여유가 생겨 다시 좋아하던것들을 찾을 때
내가 유일하게 좋아했던 팀은 사라져 있었다
올 스프링
아직 건재하다는 듯, 새로운 팀에서 한참 어린 동생들을 이끌고
경기를 이기며 희망의 끈을 이어가던 때. 기뻐하는 선수들과 팬들 사이에서 혼자 오버하듯 조용히 울었다
봄날의 기쁨이 지나고 다시 돌아온 뜨거운 여름.
팀의 부진과 팀원의 경질. 출전하지 않는 선수, 점점 사라져가는 선수의 흔적들.
데뷔를 위해 상근도 포기하고. 20대를 게임에 쏟아 디스크까지 얻어가며 노력하고.
과거의 영광이다. 이젠 안된다. 모든 혹평을 다 받아내면서도 꿋꿋하게 연습하고 결과를 보여주던.
항상 팬들을 위한다는 마음을 표현했던 뜨거웠던 선수를
나의 20대를 같이 보냈던 동지같은 그 선수를
아마 평생 잊지 못하지 싶다
마지막으로 샤이에게 전해! 덕분에 행복했다고!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