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하고 처음 쓰는 글인데...
오유 분위기하고는 완전 반대인 글이 될거 같네요..
'게임중독법'에 대해 얘기가 많아서...저도 몇자 적어보려구요..
전 PC방 1세대입니다.
고등학교때 스타크래프트가 나오면서 우후죽순으로 들어선 PC방의 품에서 자라났죠.
초중딩때는 오락실 대전격투게임의 물결속에서 살아온 세대이기도 하구요...
게임 참 좋아했습니다...이런저런 게임 많이도 해봤고..
WOW에는 완전 빠져서 시간도 많이 썼고...돈도 많이 썼섭니다.
근데...게임이란게 참...남는게 없더군요...열심히 키워놓은 케릭터...그 게임 유행 지나면 그냥 아무것도 아니죠
그땐 그런게임 있었지...그정도 추억이 남을까요..ㅎ
이제 결혼하고...딸도 하나 있는데....게임할 시간이 없습니다...
하루종일 회사에서 컴터앞에 앉아 있다보니...집에서는 마우스 잡기도 싫구요..ㅎㅎ
그래서 이런 글을 쓸수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게임중독법'반대하시는 분들...학생의 입장에서 많이 얘기하시더군요.
학생들 게임중독에 빠지지 않게 하기 위한 대책이 우선 아니냐..
밤늦게까지 야자에, 학원 다니다 와서...그럼 뭘 하라는 얘기냐...
이런 의견이 많으시더라구요..
아직 학부형이 되진 않았지만...부모의 입장에서 의견을 말해보라면..
게임...없애도 됩니다...
학생들 스트레스 탈출구가 없다구요?
선후 관계가 바뀌었지만....게임 없애면 다른 무언가를 찾지 않을까요?
밤새도록 술마시며 다니든...쌈박질 하며 다니든...그건 지금도 하는 놈들은 하는 짓이구요..
좀더 착실한 학생들은...밤에 농구도 할수 있고...주말에 다른 취미활동을 찾을 수도 있겠죠.
(물론 주말에도 학원에, 과외에...시간 없을겁니다..특히 여학생들은 할 수 있는 활동이 더 제한적이겠네요...
하지만 게임만이 유일한 탈출구라는건 지금 '게임'이 너무 보편적이고 접근하기 쉽기 때문이 아닐런지요..)
근데 취미로 춤 배우러 다니고....당구치러 다니고...그럼 또 부모들이 엄청 싫어하긴 하겠네요..ㅋ
뭐 부모란 그런 존재입니다....그냥 지금은 '게임'에 대해서만 얘기해 보려구요...
지난 겨울이었던가요...눈이 많이 온적이 있습니다...집 주변에 운동장이 있는데...눈이 잔뜩 쌓여있더라구요..
그래서 '와...아무도 여기 안왔나보네....나 어렸을땐 동네 애들 다 나와서 난리 났을텐데..'
이런 생각을 하는 와중에 PC방에서 초딩들이 우르르 나오며 입에 담지 못할 욕들을 마구 쏟아내더군요
'참 시절이 많이 바뀌었구나..'라는 생각이 들며 한편으론 씁쓸했습니다.
눈밭에서 뒹굴고...얼굴 시뻘개져서...콧물 질질 흘리고...옷은 다 얼어붙고...집에가서 엄마한테 야단맞을 나이에...
PC방에서 담배연기 맡으며....온갖 욕설을 내뱉으며 클릭질이나 하는 아이들이 안타까웠습니다.
성인들, 직장인들은 게임 아니어도 할거 많으니까 논외로 하겠습니다.
물론 산업적인 측면에서 보면 한국 게임산업이 몰락한다면 엄청난 손실입니다.
기름한방울 안나고..땅 아무리 파봐야 별거 나오지도 않는 코딱지만한 땅에서....
아끼고 모아서 뭘 해보겠다는건 완전 새마을운동 시절 생각이죠...
게임산업, 인터넷산업은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어찌보면 한국에 특화되어 있는 산업이라고 할 수 있을겁니다.
게임산업이 어느정도 중요한지는 잘 알고 있지만...
그냥 철저히 부모의 입장에서 게임중독법에 대해 말해보고 싶었습니다.
글이 길어지네요....인터넷에 대해서도 짧게 얘기해보겠습니다.
인터넷...편합니다...바쁜 업무시간에 은행 안가도 되고...관공서 안가도 되고...쇼핑하러 안가도 되고..
근데 제 딸은 인터넷 안했으면 좋겠습니다..
인터넷에서 ㅅㅂ,ㅈㄴ..이런말 안배웠으면 좋겠습니다.(언젠가는 어떤 경로로든 배우게 되겠지만요)
별다른 필터링 없이 나오는 이상한 광고들...성에 대한 고민이라고 올리는 글들....
바람피우는 글들...자작글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상상을 초월한 시월드에 관한 글들...
여성비하 발언들, 욕설들은 말할 것도 없구요...
제 딸은 그런거 그냥 모르고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호기심으로라도 성인사이트 클릭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수백만명이 거리로 뛰쳐나와도 이상할것 없는 현 정국에서 시청에 몇만명 모인걸로 대단하다고 하는것도...인터넷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진보성향의 정치글 보면서..혹은 글 올리면서...댓글 달면서 생각만 하는거죠..
'나라가 망해가는구나...이거 빨리 해결해야 한다..'
저도 그 중 한명입니다.
인터넷이 없었으면 정국에 대한 정보공유는 많이 늦을겁니다...
그래도 오프라인에서 더 많이 얘기를 할거구요...생각이 다른 사람들끼리 좀더 많은 토론이 있을겁니다.
물론 얼굴 맞대고 얘기하는거니까 불필요한 인신공격이나 욕설등이 적을수 있겠네요
지금처럼 자기 정치성향에 맞는 사이트에 모여서....우리 생각이 보편적이다...모든 국민의 생각이다...라고 착각하는 일은 줄어드리라 생각합니다.
언론통제가 훨씬 심하던 시절에도 4.19혁명이나 6.10민주항쟁은 있었습니다.
왠지 인터넷이 없으면 메이저 언론사의 기자들도 본연의 임무에 좀더 충실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좀더 하고 싶은 얘기가 있는데...생각 정리도 안되고...글이 너무 기네요..
이만 줄이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