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설
지은이 : 김일병
하늘에서 하얀것이 내린다
하늘에서 눈이 내린다
온 세상을 덮을듯 하얗게 눈이 내리면
이내 검은 아스팔트 마져 하얗게 변한다
어떤이는 삽을 들고 어떤이는 빗자루를 들고
다시 검게 하기 위해 길을 나선다
내리는 양은 내가 흘릴 땀의 양
내리는 양은 내가 치울 눈의 양
스윽스윽 그렇게 한참을 삽질하고 돌아보면
다시 새 하얀것이 소복히 쌓여있다
마치 나의 삽질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수북히 쌓여간다
끊임없이
하늘에서 하얀것이 내린다
하늘에서 쓰레기가 내린다.
눈이 내리니 군시절 썻던 시가 떠오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