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를 만났다. 그가 13년 동안 진행했던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을 떠나 중앙일보 종편 방송 JTBC로 간다는 사실을 확인한 직후다. 거취가 알려진 후 그를 직접 만나 인터뷰한 언론은 <시사IN>이 유일하다. 그가 교수로 재직해온 성신여대 연구실에서 마주앉았다. 교수직을 그만두겠다는 뜻도 막 학교에 전달한 참이었다.
‘현장 언론인 손석희’와의 마지막 인터뷰다. <시사IN>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그는 “마이크를 잡는 일은 이제 떠난다”라고 말했다. JTBC에서는 보도·시사 부문 사장을 맡는다. 방송 진행은 하지 않는다고 했다.
손 교수는 MBC에 새 사장이 오는 시점에 그만두는 것이 ‘재 뿌리기’로 비칠까 걱정했다. MBC 내에서 겪었다고 알려진 갈등과 고난은 부인했다. 신임 사장 인사에 대한 항의성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김재철 사장이나 새로 오신 김종국 사장, 이런 분들과 관계가 없는 결정이다. MBC가 작년에 어려움을 많이 겪었고 여러 가지로 새 출발을 하는 상황인데, 새로운 분위기가 시작되는 마당에 저는 좀 내려섰으면 하는 마음이 들더라. 오히려 신임 사장은 저와도 잘 알고, 제 기억에 저도 많이 도와주셨던 분이다.”
왜 JTBC일까. JTBC가 개국 당시부터 손석희 영입에 공을 들인 것은 방송가에서 나름 알려진 얘기다. 그도 영입 제안은 오래 전부터 받았고, 고민도 오래 했다고 말했다. “언론이라는 게 사회통합기능이 있어야 된다고 하는데, 현실이 그렇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 그걸 한번 실천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다. 그래서 딱 JTBC만이 최적의 여건이라고 얘기할 순 없지만, 마지막으로 한번 도전해 볼 수는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중앙일보> 계열 종편으로 간다는 것이 대중의 눈에 어떻게 비칠지도 알고 있었다. 손 교수는 보도 방향과 논조에 전권을 갖도록 약속받았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JTBC와 <중앙일보>가 다른 몸이라고 하지는 않겠지만, 둘이 추구하는 바는 좀 달라질 거다. <중앙일보>는 저하고 상관이 없는 조직이니까. 제가 신경 쓰는 건 JTBC의 보도다. 한 묶음으로 가지 않을 것 같다.”
언론인 손석희에게 가장 예민한 문제도 물었다. JTBC에서 삼성 관련 이슈를 어떻게 보도할 것인가. 그는 이 문제에 자율권을 갖고 있나. 그는 베테랑 인터뷰어답게 웃으며 공감했다. “중요한 질문이죠? 딱 하나만 물어본다면, 그 질문이겠죠?”
손 교수는 섬세하게 말을 고르면서도 피하지는 않았다. “<시선집중>에서도 삼성 문제를 많이 다뤘다. 그 이상 간다고는 말 못하겠지만, 그 정도는 간다. 그걸 다루지 않으면 (방송을) 내놓을 수가 없다.” 전권을 갖는다는 약속은 삼성 문제에서도 적용되는지 물었다. “그렇다.”
마이크를 놓고 현장에서 은퇴하는 심경을 묻자 손 교수는 “우리 청취자분들도 시작이 있으니 끝이 있구나 하고 담담하게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 사실 담담하지 않지만, 저도 그렇게 생각하려고 한다”라고 인사를 전했다.
손석희 교수와의 자세한 인터뷰는 5월13일 발간되는 <시사IN> 제 296호에 실린다.
http://www.sisainlive.com/news/articleView.html?idxno=16417
개인적 의견은 피력하지 않겠습니다
지켜보도록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