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아시다시피 필리버스터는 어쨋든 중단될 수 밖에 없습니다.
3월 10일까지 가든, 뭐 하든, 하여튼 중단될 수 밖에 없고 테방법은 무조건 통과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중단하는 방법과 시기에 대해서는 좀 더 고민이 필요했습니다.
저는 더민주 지도부가 상당히 잘못된 전략을 짯다고 봅니다.
더민주 지도부의 가장 큰 판단 미스는
1. 현재 필리버스터에 성원 보내는 사람들은 이미 집토끼가 되었다.
2. 필리버스터는 더민주의 것이다.
이 두가지 입니다.
필리버스터에 성원을 보내는 국민들은 집토끼 포함해서 중도층도 상당수 있었고, 밤새 뜬눈으로 시청해주는 국민들이 있었기에 유지될 수 있었던 필리버스터는 이미 더민주만의 것은 아니었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출구전략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필리버스터 중단에 대해서 내부적으로 의견을 취합해서 소속의원들을 설득했어야 합니다. 지금 공분을 사는 가장 큰 이유중에 하나는, 필리버스터로 일약 관심의 중심에 서게 된 은수미, 김광진 의원조차 필리버스터 중단에 대해서 언론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는 점 입니다.
2. 필리버스터에 나서는 의원들이 필리버스터중에 '이대로 계속 갈 순 없을 것 같다. 중단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힘이 없다. 힘을 모아달라'며 시청자들에게 필리버스터 중단 사유에 대해서 공감대를 형성 했어야 했습니다. 관심이 집중되는 의원들이 이런 얘기를 해줬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수긍하면서 동정표를 보냈을 겁니다.
3. 세번째로 정의당에게 중단이유에 대해 설명하는 과정을 거쳤어야 합니다. 정의당은 소수당이지만, 진보정당으로써 한국정치에 가지는 입지가 분명히 있습니다. 소수정당에게 설명하는 과정을 통해서, 본인들도 힘은 없지만 최선을 다했으며,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서 필리버스터를 중단하고 싶다는 모습을 보여주었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지지자들에게 더민주를 지지할 확실한 명분을 보여주었어야 한다고 봅니다.
더 나아가, 마음에는 안들지만 국민의 당에게도 양해를 구하는 모습을 보였다면 더욱 좋았겠죠.(이건 생략 가능.)
4. 절대로 테방법을 '이념문제'로 몰고 가면 안되었던 겁니다. 지도부 내에서 이런생각을 가지고 있을순 있다 봅니다. 그리고 중도층에서 그렇게 생각할것을 염려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건 절대로 밖으로 세어나가면 안되는 사안이었습니다. 이것을 이념문제로 치부하는 순간, 그간의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해왔던 필리버스터 참여 의원들은 노력들은 단순히 '정치쇼'로 전락해버리고 맙니다. 새누리당의 주장을 스스로 자인하는 꼴이 되어버렸습니다.
현 더민주 지도부의 정말 큰 총체적 문제는 1~4중 어느것 하나도 하지 않았고, '이제 별 효용가치가 없어보이니까 그냥종료'. 이거라고 봅니다.
직권상정 욕하면서, 똑같은 방식으로 날치기 했어요.
더민주가 소수의 힘 없는 우리 국민들과 함께 하는 건줄 알았는데, '나는 이정도면 적당히 된 거 같으니 다음일 하러 갈게'하고 혼자 쌩~하고 떠나버린 모양새가 되버렸지요.
이게 대체 무슨 전략인지 모르겠습니다.
집토끼 내비두고 산토끼 잡으러 가자는 전략이었던 것 같은데, 그게 집토끼가 아니었으니 어쩝니까?
'너네는 왜 집토끼가 아닌건데!'하면서 화내면 도망간 토끼들이 돌아옵니까?
'진심'도 정치공학적 무기중 하나라고 봅니다. 지금 지도부는 정치공학적으로 좋은 선택을 한 것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