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하니까 음슴체
논산훈련소를 마치고 306->사단 보충대를 거쳐 파주에 포병부대로 전입을 명받았음.
이등병으로 자대 배치를 받고 어느정도 익숙해 질 무렵
공포이야기를 좋아하던 난,
고참들에게 우리 부대는 귀신이야기가 없는지 물어봤음.
고참들 왈,
"우리 부대는 귀신이 없어. 몇년전에 이상한 고참이 하나 있었는데
그 고참이 제대하면서 자기가 귀신을 다 데려간다더니 그 이후로 귀신이 안나옴 ㅇㅇ"
"아 그렇습니까. 신기하지 말입니다"
그렇게 내가 전입간 부대는 귀신이야기가 없는 부대였음 ㅋ
어느덧 자대 생활을 3개월 정도하면서 일병달 무렵, 신병들이 전입을 왔음.
나야 군생활이 꼬인 편은 아니라, 아래로 쭉쭉 신병들이 들어왔는데
3개월 아래 군번이면 그때부터는 내 밥이라고 봐도 무방했음.
어쨌든 신병들 대기 기간(보통2주) 풀리고 첫 근무가 투입됐음.
그리고 신병들의 첫 근무 후 부터 우리 부대에 귀신봤다더라 하는 이야기가 돌기 시작함.
신병들은 탄약고 부사수부터 근무를 주는데 - 보통 위병소는 짬차고 군생활 적응 좀 해야 나감 -
탄약고 처음 나갔다는 신병이 귀신을 봤다는 거임 ㄷㄷ
어케 된건가 알아보니,
나 자대전입 1년 전에는 탄약고 초소가 현재의 위치가 아닌, 공터 맞은편 산등성이에 있었다는 것.
그런데, 여름에 장마로 탄약고가 매몰되면서 근무서던 2명이 흙에 파 뭍혀 사망한 사고가 발생하고
현재의 위치에 탄약고 초소가 다시 지어졌던 거임.
정리하면,
옛고참이 귀신 다 데리고 감 -> 장마로 희생자 발생 -> 탄약고 초소 근무하면서 귀신봄.
요렇게 된 거임.
나중에 내가 사수로 그 신병과 근무 같이 들어갈 기회가 생겨서
고넘한테 물어봤음.
"야, 너 귀신 봤다메 , 진짜냐?"
"네, 탄약고 근무 설때, 맞은편 산등성이로 2명이 근무 교대 하러 가는 거 봤습니다.
같이 근무서던 사수 한테 얘기 하니 개소리 하지 말라고 욕들었지 말입니다.
그쪽 초소는 없어졌다고 말입니다."
"헐..."
그렇게 시간이 흘러 우리 부대에 나왔던 귀신 이야기는 잠잠해 졌음. 성불했는지 어쨌는지 더 이상은 보이지 않았다 함.
뭐 ...
격오지 들어가 있는 타 포대의 위병소 근무서던 애들이,
밤하늘에서 내려오는 귀신 보고 기절한 이야기는 종종 들리곤 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