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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지니어스의 패러다임을 바꾼 사람들 (뻘글 주의, 스압 주의)
게시물ID : thegenius_6769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진지정색
추천 : 17
조회수 : 2165회
댓글수 : 25개
등록시간 : 2015/08/31 15:41:21

01 오픈패스.jpg

시즌 1: 홍진호

첫번째는 당연히 홍진호입니다. 

전설의 오픈패스 전까지는 주어진 규칙 안에서 순수하게 게임으로서만 경쟁하던 플레이어들에게 "밝혀진 규칙 외에 숨겨진 요소가 있을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이 게임을 지배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라는 강력한 각인을 남기게 됩니다.

그래서 오픈패스 이후로 모든 플레이어들이 일단 게임 아이템이 나오면 뒤집어보고 흔들어보고 뜯어보게 되는 상황까지 만들어졌습니다. 이렇게 되자 제작진은 이중 트릭을 숨겨둔다거나 (시즌2 신의 주사위) 게임을 뒤흔들 정도의 큰 효과는 없다거나 (시즌4 원주율, 호러레이스?) 등의 변형을 꾀하게 되지요.



혹자는 포커 플레이를 해본 사람이면 뒷면을 살펴보는 정도는 다 하는것아니냐, 나도 저정도 생각은 할 수 있었겠는데? 당연한거 아냐? 라고 하는 분들도 간혹 있던데, 홍진호 플레이의 의미는 다른 사람이 그 전까지는 상상하지 못하던 새로운 발상을 해냈다는것이죠. 
콜롬부스의 달걀과 마찬가지입니다. 알고나서야 누구나 그게 당연한거 아니냐고 쉽게 말할 수 있는겁니다.

거기다 오픈패스는 일대다 상황에서 한명이 다수를 압살해버리는 지니어스 전시즌 통틀어 거의 유일한 짜릿한 순간을 만들어주었고, 어찌보면 시즌4까지 이 프로그램이 만들어질 수 있는 원동력을 제공한 명장면을 탄생시켰죠.




legend_of_the_genius_clip2.jpg

그리고 어찌보면 참신성으로는 오픈패스보다 더 놀라웠던 오대오의 해법을 제시하면서 홍진호는 확고한 더지니어스의 최고 스타이자 우승자에 걸맞는 천재로서 인정받게 됩니다.


혹자는 게스트의 실수만 아니었으면 김경란이 우승아니었느냐, 그냥 운빨의 승리 라고 말씀하시는데, 홍진호와 김경란의 차이점은 
김경란은 게스트가 헷갈릴 수도 있는 다소 어려운 명제를 사용했다는 것, 반대로 홍진호는 게스트들이 헷갈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한 번 더 생각한 전략을 썼다는 것이죠. 
승패를 가르는건 그런 사소한 디테일인겁니다. 






더_지니어스_시즌3_7화_장동민_오현민_독주를_저지하라!01.jpg

시즌 3: 장동민

시즌3에 참여한 모든 플레이어들의 공통점은 더 지니어스 1~2 시즌의 팬들이었다는 점이고, 혹은 그렇지 않더라도 최소한 1~2 시즌을 여러번 복기해본 출연자들이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장동민은 더 지니어스의 틀을 뒤흔드는 하나의 승리방식을 생각해냈는데, 
그것은 연기력을 바탕으로 하는 2인 비밀연합입니다.

비밀연합의 막강한 점은 무엇이냐면, 둘이 서로 다른 연합에 속해있으면서 사실은 둘이서 진짜 연합이기 때문에 다른 플레이어들은 한쪽 연합의 정보만을 가지고 플레이하지만 장오 두명은 양쪽의 정보를 모두 알고있으므로 압도적으로 유리한 게임을 풀어나갈 수 있게 됩니다.

두명 중 한명은 개인우승을, 한명은 꼴찌만 벗어난다면 무조건 생존이 보장되는 강력한 게임의 해법을 장동민은 발견해내었고 둘이서 생명의 징표를 주고 받으며 (홍진호에 비하면) 비교적 큰 위기없이 결승전에 안착하게 됩니다.

이 방법의 약점은 비밀연합이 다른 플레이어들에게 발각되는것인데 시즌3 후반에는 다른 플레이어들도 장오연합의 존재를 눈치챘지만 장오 두사람은 개인 기량도 탑클래스였기 때문에 결국 반란은 성공하지 못했지요.




01.10385698.1.jpg


사실 저는 시즌3까지의 장동민을 정치와 연합만 잘하는 플레이어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특히 시즌3 후반에서의 컨디션 난조 (뇌사칙, 모노레일) 로 인해 더욱 그런 인상이 굳어졌었는데, 그래서 결승전때 무난한 오현민 우승 예상을 뒤엎어줘서 놀랍고 재미있었지만 그래도 개인 기량이 최고라고는 생각 못했죠.

그런데 시즌 4 들어서 그의 진면목이 드러났죠... 네, 이제 인정합니다. 개인능력도 완전무결한 십결갓동민 선생!!!

(하지만 플레이 스타일이 주는 짜릿함에선 역시 콩지노를 쪼끔 더 좋아한다능...)





PIC4D6.png


사족이지만,

시즌4 들어서 더더욱 느끼는건데 장동민은 플레이어들이 아니라 제작진과 싸우는것같아요. 

제작진은 "모두가 우승을 원하는 개인적인 플레이를 할 것이다' 라는 가정으로 게임을 만드는데 
장동민은 아무리 변수가 많아보이는 게임도 다수 연합의 정보공유를 이끌어내어 변수를 최소화시키고 정치게임으로 만들어서 게임을 지배해버립니다.

여러모로 더지니어스에 특화된 놀라운 플레이어라고 생각합니다.

(PD가 게임 설계에 한계를 느끼고 지니어스는 이제 그만하겠다고 말하게 만든 주범이라고 생각)







http---i.imgur.com-3vBoE9Z.jpg


시즌 4: 김경훈

김경훈은 더지니어스 출연자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더지니어스 프로그램 자체의 광팬이기도 합니다. 
시즌3 초반에 탈락했지만 뒷풀이 회식에는 빠짐없이 출석했고 시즌4 데스매치 종목이 공개되자 누구보다 열심히 준비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사실 김경훈에 대한 첫인상은 시즌3 1화에서의 아무 맥락없고 뜬금없는 배신으로 튀고싶어 안달난 관심종자 정도로 밖에 안보였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회차에서도 자기 성깔을 부리다가 미운털이 박히고 오현민 게스트로 나와서 알수없는 트롤짓을 하는 이상한 놈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시즌 4에서 그는 지니어스를 끊임없이 연구한 결과 자신의 단점이 무엇이었는지, 지니어스의 필승법이 무엇인지 확실히 연구해온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필승법은,



더_지니어스_그랜드파이널9.jpg


바로 연기력을 바탕으로 한 아군 배신하기 입니다.  




(주의 : 이하 내용은 김경훈을 희대의 나쁜놈으로 보는 저의 개인적인 궁예가 포함되어있습니다.)



301에서 김경훈은 아무 맥락없이 아군인 신아영을 배신하여 자기는 우승을 하고 신아영은 데스매치를 보냅니다. 
이건 튀고싶고 주목받고 싶어하는 그의 관심종자스러운 성격을 드러내줍니다.
하지만 이로 인해 믿을 수 없는 놈이라는 낙인이 찍혔고 결국 시즌 초반에 광탈하게 됩니다.

절치부심한 김경훈은 시즌4에서 이 방식을 더욱 치밀하게 완성시켜 오게 됩니다. 
이는 더 지니어스 전체 룰의 헛점을 찌른 것이기도 합니다.



사실 더지니어스에서 최고의 생존법은, 
패배한 팀에 속하되 꼴찌를 하지 않으면 되는겁니다.



이게 무슨말이냐,


무제-1 복사.jpg


사실 시즌3의 최고 의문점은 데스매치에서 보호받지도 못하면서 장오연합을 도와주는 연합의 존재 였습니다.

장오연합에 속해있으면 승리한 연합에 속해있으므로 확정된 꼴찌는 되지 않지만 데스매치에 지목당하는 위험성에서는 자유롭지 못합니다. 
즉, 100%의 생존을 보장받지 못합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개인 우승자와 생명의 증표를 받는 자 외에도 거의 생존이 보장되는 그룹이 있습니다.

그것이 "패배한 연합 중에서 꼴찌가 아닌 플레이어들" 입니다.
당연히 꼴찌가 된 플레이어는 높은 확률로 승리 연합중에서 한명을 데스매치로 찍으려 할 테니까요.

(누구나 다 아는 내용을 대단한것처럼 말한것이라면 죄송)



여기서 사악하지만 강력한 하나의 전략이 떠오릅니다.
아군을 몰래 배신해서 데스매치에 보냄으로서 자기자신의 생존을 보장하는 전략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지금까지 김경훈과 한편이 되면 거의 패배하거나 데스매치에 갔습니다.


이 통계말고도 제작진 편집에선 보이지 않는 심증이 몇가지 있는데,
최연승이 탈락한 회차에서, 이상민의 원수라면서(?) 이준석을 자기손으로 데스매치에 보낸 김경훈이
최연승의 "내가 지면 너 가넷 다 줄께" 라는 말을 듣더니 
이준석에게 모노레일 데스매치 코치를 해줘서 최연승을 떨어뜨리고 가넷을 법니다(...) 


거기다 시즌4에선 데스매치가 선공개되어 연습벌레인 김경훈에게 날개까지 달아준 꼴이 되어버렸죠.


무제-2 복사.jpg


PD가 한계를 느끼고 지니어스는 그만두겠다고 말하도록 쐐기를 박은 주범2




물론 지니어스 게임은 배신도 통용되고 폭력 절도 등을 제외하면 승리하기 위한 모든 수단이 허용되는 게임입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서도 자기가 불리해지더라도 정의롭게 플레이하고, 승리까지 한 플레이어가 큰 카타르시스를 주고 인기를 끌었다고 생각합니다.

남은 회차에서나마 권선징악(?)을 기대하며...

기나긴 뻘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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