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 어찌 집에 왔다.
신기히게도 그날과 같이 멀미는 없었던거 같다. 추측이다, 왜냐하면 정신도 없었으니까.
잠을 설쳐서 피곤한 침대에 몸을 눞히자 다시 어제의 그일이 떠올랐다.
꿈? 담배는? 귀신?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
그런일이 있었으니까, 잠도 설쳤고, 가위에 눌린거야.
시발 담배 어디갔냐고, 어딜.. 쟈스민은 안펴, 내가 자다 폈나? 귀신?
어제의 돗대 한대는, 내 몸과 정신을 모두 혹사 시키고 있었다.
있을리가 없는 핸드폰의 진동, 누군가 나에게 전화를 걸었다.
받을수 있을 리가 없었다. 아니, 있었다고 해도 난 전화를 받았을까?
벌받은건가? 장난처서? 그래, 인과응보다, 장난 한번쳤으니 액땜한번 한거다.
이런 생각을 하다, 잠이 들었다.
또다, 또 진동이 몸을 타고 흐르는..
꿈을 꿨다, 진짜다. 이번엔 담배는 없었지만, 마치 악몽을 꾸고 일어난 듯한 느낌.
약간의 안심과, 어제의 소름끼치도록 명확한 그 기억.
이게 악몽의 느낌이라면, 어제 그일은 도대체 뭔가, 병인가?
그 후로 많은 시간이 흘렀다, 가끔, 핸드폰에 부재중 전화가 몇건 찍혀 있는 날이면,
진동이 온몸을 기는 악몽을 꾼다, 가끔, 잊을만 하면 꾼다.
받아줘, 전화좀 받아줘
라는 느낌, 언제인가 담당 형사에게 전화를 걸어 사건의 정황을 물어본적이 있다.
아.. 아, 그때 라며 날 기억 한구석에 떠올린 형사는, 사건 이야긴 할 수 없다 했지만.
내가 가끔 악몽을 꾸는 이야기를 하며 이게다 당신 탓이다, 나도 죽으면 댁은 편히 잘수 있을까, 등의 말을 농담조로 하자,
자살은 맞다며, 처음으로 추측이 아닌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래서 지금도 나는, 설사 악몽을 꿀지언정, 모르는 번호는 받지 않는다.
"받아줬구나."
따위의 말이 들린다면, 정말이지...
만약 이제 더이상 악몽을 꾸지 않게 된다면, 나는 아마 조심스레 모르는 번호를 기다려 볼 지도 모르겠다.
혹시라도, 이글을 읽은 여러분이 건 전화속에서, 뭔가 헛소리가 들린다면, 다시 한번 말해줬으면 한다.
"받아줬구나." 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