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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로드킬 당한 고양이를 묻어줬습니다
게시물ID : animal_7020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cannot
추천 : 4
조회수 : 303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3/11/22 20:50:04

대학교 후문 쪽 카페에서 일하고 있는데
카페 바로 앞에는 2차선 도로가 쭉 나 있어요

근데 한시쯤인가 사람들이 가던길을 멈추고
도로 한복판에는 어떤 남학생 두어명이 차들을 유도하는게 보이더라구요
뭔가 해서 나가봤는데 작은 검은색회색 줄무늬 고양이가 누워있었어요

얼른 들어와서 박스 하나 꺼내서
티슈 여러장 깔고 고양이를 데리러 갔습니다

병원에 데려 가야지 하고 마음 먹은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누군가는 병원에 데려가 주겠지 싶어서
박스라도 가져다 주려고 다가간거였는데

고양이는 이미 생사를 왔다갔다 하고 있었어요
축 쳐진 몸을 살살 들어서 박스에 넣었는데
이게 어쩌다 보니 제 손에 들어와서
제가 떠안게 되었어요

병원을 가야하나 고민도 했었는데
일 하는 중이어서 도저히 갈 상황이 아니었고
그렇다고 이걸 누구한테 부탁하자니
들어줄 사람이 없고...
주위에 대학병원만 있지, 동물병원은 없어서 이도저도 못하고 있었어요

생사에 관련된 무기력함은 처음 느껴보는거라서
기분이 상당히 불편했어요..
박스에 담아 온 뒤에
꾸물꾸물 거리는 게 보여서, 살아 있나 싶었는데
만져보니까 이미 죽었더라구요..ㅠㅠ

그래서 뒤 쪽 화단을 열심히 파서 묻어줬어요
건물주 할머니가 알면 큰일날 걱정부터 하면서 파기 시작했는데
막상 파고 나서는 너무 기분이...아휴
괜히 내 잘못 같기도 하고
내가 병원 데려갔었으면 살았을까 싶기도 하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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