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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클 한 자루.
게시물ID : lol_40364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근들지마로라
추천 : 1
조회수 : 346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3/11/22 21:31:27
내가 소환사의 협곡에서 본 일이다.

 0/7/0 미포 하나가 상점으로 가서 떨리는 손으로 블클 한 자루를 내놓으면서,

 "황송하지만 이 템이 못쓰는 것이나 아닌지 좀 보아 주십시오." 
 
 하고 그녀는 마치 선고각을 기다리는 베인과 같이 상점 주인의 입을 쳐다본다. 점주는 미포를 물끄러미 내려다보다가, 블클을 두들겨 보고 
 
 "좋소." 
 
 하고 내어 준다. 미포는 '좋소' 라는 말에 기쁜 얼굴로 템을 받아서 가슴 깊이 집어 넣고 절을 몇 번이나 하며 간다. 뒤를 자꾸 돌아보며 얼마를 가더니 이번엔 챔프를 찾아 다가섰다. 품 속에 손을 넣고 한참 꾸물거리다가 그 블클을 내어 놓으며, 
 
 "이것이 정말 브루탈로 만든 블클이오니까? "
 
 하고 묻는다.
 
 흥미가 동한 제드도 호기심 있는 눈으로 바라보더니, 
 
 "이 템을 어디서 훔쳤어?"
 
 미포는 떨리는 목소리로 
 
 "아닙니다, 아니에요." 
 
 "그러면 소환사의 협곡 부시에서 주웠다는 말이냐?" 
 
 "누가 그렇게 비싼 템 빠뜨립니까? 떨어지면 소리는 안 나나요? 어서 도로 주십시오."
 
 미포는 손을 내밀었다. 제드는 웃으면서 
 
 "좋소." 
 
 하고 던져 주었다.

 그녀는 얼른 집어서 가슴에 품고 황망히 달아난다. 뒤를 흘끔흘끔 돌아다보며 얼마를 허덕이며 달아나더니 별안간 우뚝 선다. 서서 그 블클이 떨어지진 않았나 만져 보는 것이다. 가녀린 손가락이 옷 위로 템을 쥘 때 그녀는 다시 웃는다. 그리고 또 얼마를 걸어가다가 외딴 블루 버프 으슥한 곳으로 찾아 들어가더니 옆에 쪼그리고 앉아 블클을 손바닥에 놓고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녀가 어떻게 열중해 있었는지 내가 가까이 선 줄도 모르는 모양이었다. 
 
 "누가 그렇게 많이 피딩 해 줍디까?" 
 
 하고 나는 물었다. 그녀는 내 말소리에 움찔하면서 손을 가슴에 숨겼다. 그리고는 떨리는 다리로 일어서서 달아나려고 했다. 
 
"염려 마십시오, 뺏어가지 않소." 
 
 하고 나는 그녀를 안심시키려 하였다.

 한참 머뭇거리다가 그녀는 나를 쳐다보고 이야기를 하였다. 
 
 "이것은 훔친 것이 아닙니다. 흥해서 얻은 것도 아닙니다. 누가 저 같은 언랭년에게 피딩 해 줍니까? 어시 한 번 먹어 본 적이 없습니다. 솔킬 한 번 주시는 상대도 백에 한 분이 쉽지 않습니다. 나는 CS 하나 하나 모아서 피보석 하나를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만든 템에 또 CS 를 먹어 장검 하나, 그리고 장검 하나, 그리고 브루탈. 이러기를 다섯 번을 하여 겨우 이 귀한 블클 한 자루를 갖게 되었습니다. 이걸 얻느라고 25분이 걸렸습니다." 
 
 그녀의 뺨에는 눈물이 흘렀다. 나는 
 
 "왜 그렇게까지 애를 써서 그 템을 만들었단 말이오? 그 템으로 무얼 하려오?" 
 
 하고 물었다. 그녀는 다시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이 템 한 개가 갖고 싶었습니다."
 
 
 
 
 
 
 
 
-----원 출처 : 작자미상
-----퍼온곳  : 지나다 들른 어떤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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