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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또 한명의 레전드를 보냅니다...gisa
게시물ID : bestofbest_6779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난내멋에산다
추천 : 289
조회수 : 45132회
댓글수 : 0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2/03/01 20:03:07
원본글 작성시간 : 2012/03/01 17:17:24
씁쓸하다. 이렇게 은퇴하면 안되는 선수기에 더욱 아쉽다. 

'대전의 수호신'이었던 최은성(41)이 은퇴한다. 14년 동안 한결같이 대전의 골문을 지켜왔던 그다. 대전에서만 464경기를 소화하며 K-리그 역사상 단일팀에서 가장 많은 경기에 나선 선수였다. 기쁠때나, 슬플때 그는 언제나 같은 자리에 있었다. 2001년 처음으로 FA컵 우승컵을 차지했을때도, 지난해 승부조작으로 팀이 흔들렸을때도 그는 항상 대전의 버팀목이었다. 지난해 승부조작때문에 "살려고 뛰었다"고 울었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아름다운 은퇴는 고사하고 등에 떠밀리 듯 구단에서 쫓겨났다. 과정을 보면 더욱 아쉽다. K-리그 국내선수 등록마감일인 29일 경기도 용인 자택에 머물된 최은성은 대전 월드컵경기장을 찾았다. 수천번 찾은 경기장이지만 발걸음이 무거웠다. 결론은 뻔했지만 따뜻한 한마디라도 듣고 싶었다. 최은성은 의리 하나로 대전을 지켰다. 숱한 이적 제의에도, 다른 팀 동료들이 '억'소리나는 연봉 협상을 하고 있을때도 의리 때문에 항상 한발 물러섰다.

그러나 사무실에서 만난 김광희 사장은 최은성을 문전박대했다. "나는 할 말이 없다"고 되풀이 했을 뿐이란다. 최은성은 김 사장에게 큰 소리로 소리쳤지만, 이걸로 마음의 응어리가 풀어질리 만무했다. 최은성은 "결국 이렇게 은퇴한다. 1년 더 뛰고 싶었는데, 만나주지도 않으니 어쩌겠나"고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지난 1월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취득한 최은성은 결국 선수등록에 실패했다. 선수생활을 이어가기 위해서 해외로 나가야 한다.

소통의 부재가 낳은 상처였다. 대전과 최은성은 모두 선수로서 계약을 연장하는데에는 원칙적으로 합의를 마쳤다. 그러나 시기와 액수가 변수였다. 지난해 12월 양측은 연봉협상을 마쳤다. 액수가 만족스럽지 못한 최은성은 멕시코 전지훈련 후에 사인하기로 했다. 하지만 전지훈련 후에는 구단이 재협상을 요구했다. 최은성도 마지막 조건을 밝혔지만, 양측은 결국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가장 중요했던 일주일간 아무런 대화를 나누지 못했다.

협상을 진두지휘한 최은식 국장대행은 "절대 계약을 하지 않고자 한 것은 아니다. 실제로 합의까지 도출했다. 액수에 대한 불만이 있을 수 있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노력을 보였다. 불성실한 태도에 우리도 사실 섭섭한 것이 있다"고 했다. 이어 "우리도 레전드가 이런 모양새로 떠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코칭스태프와 협의를 통해 코치로 복귀시키는 것도 고려 중이다. 선수와 합의만 된다면 성대한 은퇴식을 해줘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고 했다.

그러나 늦었다. 그라운드에서 팬들의 환대 속에 떠나야 하는 레전드는 작은 술집에서 서포터들과 소주잔을 기울이며 그들만의 작별식을 치렀다. 슬픈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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