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빡침주의)한국에서 진상은 아직 통한다..
게시물ID : freeboard_67818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노인과보다
추천 : 1
조회수 : 41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04/23 17:47:17

1월 16일..

 

마산이 집인 나는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자카르타 -> 인천 -> 김해 까지 연결한 표를 끊었고

밤 10시경에 자카르타를 출발..

다음날 아침 6시 반경에 인천에 도착했다..

 

장거리 비행을 하면 항상 가장 힘든 것이 담배를 참는 것이다..

 

짐은 자카르타에서 이미 김해까지 연결되어 있는 상태였기에

몸만 움직이면 되는 나는

인천에 도착하자 마자 손살같이 이민국을 통과..

 

밤새 참아왔던 니코틴의 피로를 풀었다..

 

 

김해행 비행기는 아침 9시..

아직 2시간 정도 여유있는 시간..

커피를 한잔 시켜 놓고 책을 꺼내 읽다보니 이미 8시 30분..

 

국내선이 있는 3층으로 향했다..

아침이라 그런지 한산 했지만

어떤 남성이 대한항공 직원에게 고함을 지르고 있었다..

대충 들어보니..

 

 

내가 이런 대접 받을려고 대한항공 끊었냐..십원..

->죄송합니다

내가 누군줄 알고..십원..

->죄송합니다

책임자 불러와..십원..

->죄송합니다

 

 

뭔 큰 잘못을 저질렀는지는 모르겠으나

십원짜리를 남발하는 남성 승객에게

연신 죄송하다며 굽신거리는 여직원이 불쌍해보였다..

 

그들을 스쳐지나 김해 행 티켓을 직원에게 건넸다..

내 표를 받아든 직원..

순간 얼굴이 사색이 되어 말한다..

 

 

" 고객님..이 티켓으로는 비행기를 탈수 없습니다.."

" 엥..? 아니 이건 자카르타에서 한꺼번에 연결해서 끊은 푠데요..? 왜죠..? "

" 고객님께서 이민국을 나오셨기 때문에 사용하실수 없습니다.."

" 아니..작년까지만 해도 이민국을 나와서 삼층에 있는 국내선 탑승구에서 탔는데 무슨 소리죠..?

  제도가 바꼈습니까..?  그럼 바꼈다고 알려주셨어야죠..? "

" 고객님께서 못보셨던 모양인데

  김해 행 환승 고객님들은 이민국을 나가지 말라는 환승 안내표시가 있습니다.. "

 

 

화가 났지만 안내표시가 있었다니

담배에 미쳐 그걸 못보고 나온 내 잘못이 아닌가..

자세를 급 낮춰 빌었다..

 

" 어찌 한번만 봐주면 안되겠습니까..?

  내 오랜만에 한국들어와 보니 정신이 없어서 미쳐 못봤습니다.. "

 

하지만 이미 시스템화 되어있는 공항에서

나만 예외가 될수는 없었을 터..

 

난 급히 부산행 비행기에 실려있던 내 짐을 돌려받으러 안으로 들어갔고

한참을 기다린 후에 짐을 돌려받고

급히 김포로 향하는 리무진을 타러 갔다..

 

열대지방에 사는 나에게 1월의 추위는 매서웠지만

고향으로 가는 설레임에 추위는 문제되지 않았다..

 

아침부터 좀 꼬이긴 했지만

빨리 가면 10시 비행기는 탈수 있으리란 기대로 리무진을 기다리고 있는데

아까 대한항공 여직원에게 십원짜리를 날리던 사람이 보인다..

이번에도 역시 그는 똑같은 레퍼토리의 십원짜리를 날리고 있었고

단지 그 십원짜리를 받는 사람이

말단 여직원에서 책임자 같은 중년의 남성으로 바뀌었을 뿐이었다..

 

한참을 날리던 십원짜리..

옆에서 듣고 있는 사람들이 불편할 정도로 날려대던 10원짜리와

저 정도면 성인군자라 할 정도로 굽신 거리던 책임자..

 

저들은 왜 저럴까..?

도대체 얼마나 큰 잘못을 했길레

변명한번 못하고 저렇게 고스란히 당하고만 있나..?

 

잠시 뒤 미끄러지듯 리무진이 들어왔다..

 

너무 추워 재빨리 리무진에 탔고

오른쪽 제일 앞자리에 자리를 잡았다..

곧이어 탑승하신 십원짜리..

불행인지 다행인지..내 바로 뒷자리에 앉았고..

곧바로 누군가에게 전화를 했다..

 

이제껏 그가 날린 십원짜리를 들으며

아무리 화가 나도 참 너무하다 생각을 햇던 나..

그가 동료에게 하는 통화를 들으니

그가 날린 십원짜리는 욕이 아니라 그저 생활의 일부분이라는 것을 알수 있었고..

 

어찌나 목소리가 큰지..

나뿐만 아니라 외국인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은 그가 왜

대한항공 직원에게 십원짜리를 그렇게나 많이 날리게 되었는지를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사실을 알고 난뒤..

내 자신이 그처럼 바보같이 느껴질수가 없었다..

 

 

 

자초지종은 이렇다..

 

자카르타를 출발해 인천을 경유 부산으로 향할 계획이었던 그는

나처럼 이민국을 나와 밖에서 담배를 폈고..

이미 나와버린 이민국 때문에

탑승이 불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자 거칠게 항의했던 것이다..

 

작년엔 나와서 타도 됬는데

바뀐 규정이라면 왜 미리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느냐..

안내표시가 있었다는데 왜 내 눈엔 보이지 않았느냐..

 

대충 그런 내용이었고..

직접 들어가 짐을 챙겨와야 했던 나와는 달리

너무 거칠게 항의하는 그에게 항공사 직원들은 대신 짐을 찾아줬으며..

쌩돈 내고 김포행 리무진표를 끊은 나와는 달리

그는 중년의 책임자가 직접 나와 표를 공짜로 끊어 줬으며..

그날 폭설로 울산행 비행기가 결항되어 10시..11시 부산행 비행기가 만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항공사측에서 부산행 10시 비행기표를 예약해 줬다는 내용이었다..

 

설마..하는 마음에 김포 공항에 도착했고

난 급히 티켓팅을 하러 갔으나

그의 통화내용처럼 10시..11시 비행기는 만석이었고

어쩔수 없이 난 12시 비행기를 타야 했다..

 

혹시나..

혹시나 십원짜리를 만날수 잇을까 김포공항을 배회해 봤지만

그는 10시 비행기를 타고..

이미 부산으로 향한 후 였다..

 

 

 

한국에서 진상은 아직 통한다는 것을..

 

그를 통해 알았다..


<출처: 다음아고라 일치월장님 :http://bbs3.agora.media.daum.net/gaia/do/story/read?bbsId=K161&articleId=400201>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