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 고민게나 자유게나 동성애 관련 논쟁이 활발해서 빡쳐서 쓰네요.

동성애가 후천적으로 정해지는 것이고, 치료가 가능한 거라면,

그래요 어디 한번 치료법 만들어 보세요. 그래서 나 좀 치료해 주세요.

꼭 증명해서 내가 왜 이렇게 족같이 살고있는지에 대해 설명도 좀 해주고 그러세요.

친구들 여친 얘기하면서 사진 보여주면서 떠들고, 소개팅 해주고 여자 만나는 얘기 자유롭게 하고, 커플끼리 놀러가서 더블데이트도 하고, 이러고 싶은데 못하고 아무리 친한 친구들이랑 있어도 사이에 벽 하나 두고있는 것처럼 항상 무언가를 숨기고 있으니까 힘들고,

부모님이 받아들여주실거란 기대 일찌감치 저버리고 효도하고 돈 아껴 좋은 거 해드리고 서울대다니면서도 내가 아무리 잘하고 효도하고 자랑스러워도 마음속엔 결국은 평생 불효자가 될 거란 생각에 결혼 얘기 여자친구 얘기 나올때마다 가슴 찢어지는거같고,  결국엔 호적애서 파이든 내가 나가든 연락 끊고 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악착같이 이 악물고 미래 준비하면서도 이걸 오늘 들킬까 내일 들킬까 하루하루 조마조마하고, 

내가 왜 이따위로 살고있는지 어디 한번 분석하고 원인을 찾고 치료법을 찾아보세요. 그래서 나 좀 고쳐보세요.

아니면 제발 좀 그런 글 올리지 말고 맘속으로 혼자 생각하세요. 

나는 왜 동성애가 선천적이다 후천적이다를 당신들이 당신들 생각 마음대로 판단하려는지 도저히 모르겠거든요.

에이즈요? 동성애자들이 더 신경쓰고 더 꾸준히 검사 받고 살아요. 이성애자들은 검사도 안 받으니까 있는지도 모르고 사는 사람이 태반이죠.

한우가 광우병으로부터 안전하다는 논리하고 마찬가지죠. 검사를 안 하다시피 하니까 없는 줄 알고 사는거죠.

에이즈가 동성애자들로부터 감염된다고요? 제발 책이든 팜플렛이든 뭐 좀 읽고 사세요.

결혼 반대요? 이건 진짜 우리가 알아서 할게요. 입양 반대요? 아이에게 나쁜 영향을 끼칠 것 같다고요? 그럼 편모가정 편부가정도 법으로 금지하세요. 

성경에 나온대로요? 토론할 가치도 없겠지만 성경에는 처녀가 아닌 여자하고는 결혼하지 말라고도 써있지 않나요?

싫어할 권리가 있다고요? 그거야 뭐 맘대로 하세요. 근데 입 밖에 꺼내지 마세요.

나도 흑인도 싫고 못생긴사람도 싫고 마르고 허연 사람도 싫고 싫은 사람 많아요. 최소한 입 밖에는 안 꺼내요. 너무 당당하게 말하지 마세요.

왜 이게 토론의 대상이 되는지도 모르겠고 뭘 그렇게 당당한지도 모르겠어요.

그럴 거면 흑인으로 태어나는 게 옳은가? 하는 주제로도 한 번 토론해 보세요.

그리고 제발. 동성애가 후천적인 거고. 고칠수 있다고 믿으면. 왜 내가 이렇게 조마조마하게 하루하루 사는지 제발 좀 알려주세요. 어디 한번 고쳐보세요.

나도 맨날 내 미래에 대해 이런 족같은 고민 하기 싫으니까. 그러니까 제발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몰상식한 토론 좀 열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