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동상이몽을 보면서 한 회 한 회 점점 불편해질 수 밖에 없는 이유
게시물ID : tvent_678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투원투원
추천 : 0
조회수 : 1236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07/26 08:01:59
동상이몽의 기본적인 포맷 혹은 흐름은 대략적으로 이렇습니다.
 
1. 오프닝
2. 관찰카메라(부모님 시각)
3. 토크
4. 관찰카메라(학생 시각)
5. 토크
6. 마무리
※2와 4의 순서는 바뀌기도 합니다.
 
이 기본적인 포맷은 얼핏 보기에 문제가 없어보이기도 합니다만
구체적으로 한 회, 한 회 이 포맷이 구현되는 방식에 있어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그것은 바로 어느정도 정해진 결론(6.마무리)을 향해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이 프로의 엔딩에는 거의 대부분 두 사람의 '합의'가 있어야 하며
그것이 상징적으로 두 사람이 웃으며 포옹하는 장면이 들어감으로서 완성되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애초부터 프로그램의 엔딩을 '합의'라는 형식으로 설정했기 때문에
두 사람 중에 적어도 한 사람은 자신의 의견을 수정 내지는 철회해야 하고
그 과정을 위해서 패널들은 자신들의 주장을 통해 출연자를 설득하려 노력하게 됩니다.
문제는 패널들이 그냥 자신의 주장을 한다거나, 다른 패널과 갑론을박을 하면 모르겠는데
출연자를 설득해야 할 필요가 생기니 출연자의 주장과 충돌하며 싸우는 구도가
만들어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방송의 방향이 이렇게 명확해져 버리니 만약 출연자가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는다면
방송이 끝날래야 끝날수가 없게되어 버립니다. 저번 주 논란이 되었던 스킨십 아버님도
끝까지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자 유재석씨가 부탁에 부탁을 거듭하였는데,
그 아버님의 행동에 대한 잘잘못을 떠나서 프로그램의 방향을 그렇게 설정해 버리니까
아버님의 물러섬 없이 방송이 끝날 수가 없게 상황이 전개되어 버린 것입니다.
그 방송을 보면 아버님이 그렇게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자 패널들의 짜증이 폭발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방송의 마무리는 지어야 한다는 명목으로 아버님이 가질 수 있는
의견에 대한 권리를 찍어누르는 것처럼 보여졌습니다.
 
여기서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지금 그 아버님이 잘했다는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kbs 예능프로 '안녕하세요'만 보더라도 방청객의 아유를 받는 사연과 출연자들이
정말 많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거기서는 문제의 출연자의 생각을 바꿔야 방송이 끝날 수
있다는 협박 아닌 협박은 하지 않습니다. 패널들은 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으며
또 거기 앉아있는 수많은 방청객들은 얼마나 많이 그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를
고민버튼을 통해 단지 '드러낼' 뿐입니다. 그것만 해도 출연자들은 매우 놀라합니다.
그리고 다음 주에 물어보면 개선의 의지를 보이는 출연자가 제법 생깁니다.
물론 그렇지 않은 출연자 역시 있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이런 면에서 '안녕하세요'가
비록 '동상이몽'보다 화제성은 떨어질지 몰라도 이런 세심한 접근의 측면에서는
동상이몽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수준 높은 연출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살면서 어디까지가 우리의 역할이고 능력의 범위인지 명확히 알아야 할 때가 있습니다.
방송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동상이몽을 보면서 느낀 것은, 방송, 특히 예능방송은
갈등을 드러내고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선까지이지, 양자간의 갈등에 답을 정해놓거나
계도하거나 감히 타협을 시도해서는 안된다는 점이었습니다.
이러한 동상이몽의 구조적 한계에 대해서 연출진들이 좀 아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출처 본인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