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처음엔 이게 뭔소린가? 했는데 가만 생각해 보니 엄청 꽃놀이패입니다.
결론적으로 보면 이건 되면 좋고 안되도 더민주당이 잃을건 하나도 없습니다.
만일 통합되면 표 분산을 막을 수는 있죠. 근데 그렇게 되더라도 우리가 익히 아는 그 사람들은 쉽게 돌아오지 못합니다.
돌아오더라도 '맘에 안든다고 뛰쳐나갔다가 일단 나가보니까 이건 아닌 것 같으니까 가라앉는 배에서 다시 도망쳐
쫄래쫄래 돌아온 기회주의자들' 이라는 꼬리표가 붙게 됩니다. 한마디로 '패배자들' 이라는 낙인이 찍히는거죠.
앞으로의 정치적 입지가 약해질 것은 뻔한 일이죠.
그리고 돌아오지 않는다고 해도 그것도 상관없습니다. 이미 공은 국민의당에 넘어갔습니다.
국민의당은 통합을 반대하더라도, 그래서 만약 선거에서 좋지 못한 결과를 얻더라도 '통합하자고 했는데 국민의당에서 반대한거다.'
라는 책임을 지게 됩니다. 분명 더민주당은 화해의 손을 내밀었는데 걷어찬건 국민의당이거든요.
가라앉는 배에 남아 있겠다는건 자신의 선택이니까요.
아니면 이런 예상도 가능합니다.
지금 국민의당은 생각보다 세가 불지 않아서 내부적으로 아주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다 보니 섣부르게 이 배에 탔다가 이거 가라앉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입니다.
그런데 밖에서 이런 달콤한 제안이 들어온다? 당 내부에서 돌아가자, 안된다로 싸움이 나게 되는건 불보듯 뻔한 일입니다.
어차피 그것도 현재 남인 더불어민주당 입장에서 볼때 전혀 손해볼 일이 아니죠.
최악의 경우 일부만 남고 일부는 다시 더민주로 복귀하는 상황도 생길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번 이슈를 터트려서 얻은 또 한가지 효과는
필리버스터 중단 방식으로 인한 당 내부의 문제점이 드러나서 얻게 된 패배적 시선과
결국 더민주당이 테러방지법 통과를 막지 못했다는 회의적 시선을 다음 이슈로 넘겨버리는 효과를 얻은 것도 큽니다.
진건 진거고, 그걸 계속 끌어안고 있어서 좋을거 없습니다. 안좋은건 빨리 이슈전환시켜야죠.
더불어서 새누리당도 '우리가 테러방지법을 통과시켰어. 우리 잘났어~ 와~~~' 하고 축배를 들 시간도 없이
'너네 왜 그러냐? 장난하냐?' 이렇게 발끈하고 이슈에 끌어들인 것 역시 아주 잘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덧붙여서 최재천 같이 (최재천 말고 또 있나?) 분당은 안된다고 탈당한 사람들에게 다시 당으로 돌아올 명분도 되고 말이죠.
하여간 실제 통합이 될지 안될지는 모르고, 개인적으로 통합이 될 가능성은 낮다고 생각합니다만
먼저 손을 내밀고 '통합하자' 라는 의견을 내놓은 것만으로도 좋은 정치적 수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