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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제 겨우 대학교 신입생인데 왜이렇게 사는게 힘들까요
게시물ID : humorbest_67900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bGxub
추천 : 104
조회수 : 8124회
댓글수 : 11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3/05/18 12:23:37
원본글 작성시간 : 2013/05/18 02:56:13



집안 사정이 너무 안좋아서 고등학교 다닐 때 부터 용돈 한 푼 못받고 살았어요.

차비, 책값, 폰요금 다 제가 중학교 때 까지 모아둔 용돈으로 생활했어요.

고등학교 들어가서는 열심히 공부 해서 학교 회비 장학금으로 메꾸고 외부 장학금 받아다가 용돈삼아 쓰고

어째어째 좋은 대학 붙어서 겨울 방학 두달 동안 남들 놀 때 못놀고 돈 벌어놨는데

집에 빚 메꾸겠다고 부모님 드리고 또 드리고 그랬더니 지금 남은게 없네요..


작년 고3 때만 해도 외부 장학금 받은거 200만원 부모님 다 드려버리고

남들 입시 끝나고 걱정 없이 여행 다니고 놀러 다니고 그럴때

아침 못먹고 집 밖으로 나와서 점심 저녁 과외학생 집에서 주는 간식으로 떼우고

하루 과외 4개, 일주일 중 5일을 그렇게 해서 번 돈 200만원 정도 또 드리고 나니깐 남은돈이 얼마 없었어요...

대학 들어와서 3월, 4월, 그리고 지금까지 생활비 써버리니 빈털털이가 됐네요...


그래, 내가 내 옷 몇벌 안사입었으면 아직 밥정도는 잘 먹을 수 있었을텐데 이렇게 생각해보려고 해도 너무 억울한거 있죠?

나는 고등학교 들어와서 사 입은 옷이 없으니깐, 맨날맨날 교복만 입고 다녔으니깐, 지금은 교복도 없는데 입을 옷이 없으니깐,

그러니깐 그때 못 산 옷 지금 겨우 몇 벌 사서 돌려 입고 대학교 다니는건데...

이렇게 생각하니깐 나랑 상관없는 내 집 빚때문에 포기한 여러가지가 너무 억울해져요.

고등학교때도 손 안벌리려고 친구들이랑 놀것도 다 포기하고 살았는데...


사실 오늘 전화로 오늘 엄마랑 싸웠어요.

나 옷 살 돈이 없는데 반팔이 하나도 없다. 집에 있는 옷 보내달라.

한 2주 전부터 부탁했던건데 끝끝내 안들어주시길래 너무 화가나서 돈 얘기를 했어요.

그럴거면 나한테 돈이나 보내라. 따로 용돈 안줘도 되니깐 나한테 가져간 내 돈이라도 보내라.

모질게 말했는데 엄마한테 미안한 마음 전혀 없어요.

난 어린나이에 경제적으로 내 나름대로 모든 최선을 다했고 그런말 할 자격 있다고 생각하니깐요.

엄마가 그냥 전화 확 끊어버리는데 너무 화가 났어요. 화가 나면서도 너무 서러웠어요.


아빠 사업 망해서 지금 이렇게 가난해진건데 아빠 사업 하실때마다 필요한 돈 달라는대로 드리고

빚이 자꾸 늘어나니깐 그거 메꾼다고 또 돈 달라는 대로 드리고

집에서 저랑 제 동생 두명 학비 전부 낼 사정이 안되니깐 고등학생인 내가 휴학이라도 할까 생각했었고

휴학하기엔 내 성적이 아까우니깐 학교에서 장학금으로 학비 다 해결하고

거기다가 여기저기 장학재단 찾아가면서 외부에서 장학금 착착 받아다가 알아서 쓰고

나 쓸거 제외하고 전부 부모님한테 드리고

돈 벌 처지가 됐을 때 내 몸 다 버려가면서 돈 벌어서 드렸는데...

이제 갓 20살인데 부모님과 내 집을 위해서 바친 돈이 천만원 내외이면 할거 다 한 거 아닌가요..


솔직히 방학때 그렇게 과외한거 대학가서 생활비 삼아서 쓰려고 했던건데 다 드리고 나니 한학기도 못버티고...

다른 애들 대학 등록금 부모님이 대주실 때 나는 장학생이라서 등록금도 없는데...

그냥..부모님이 나 낳아주시고 키워주셨으니깐 효도한 셈 치자 해도

억울하고 속상하고 왜 나만 이런거지 화가 나서 눈물이 막 나요..

나도 용돈 받고싶은데...그냥 밥이라도 걱정 없이 잘 사먹고 다니고 싶은데...

용돈까지는 안바라니깐 내가 번 돈이 내 손에만 있었으면 좋겠는데...


에휴 잘 모르겠어요...그냥 오늘 눈 감았다 뜨면 제가 이 세상에 없었으면 좋겠어요..

이런 생각 하면 정말 나쁜년 나쁜딸 되는거지만, 어쩌면 나는 그냥 우리집에서 돈기계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닐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부모님도 그렇고 친척들도 그렇고 니가 열심히 해서 잘되야 우리 집안을 다시 세우지 이런 소리 하시는거 들을때마다..

내가 집에 내려가면 내 안부보다 등록금 안낼 수 있는 대학 가줘서 고맙다는 소리 하시는거 볼 때 마다...

말로 표현할 순 없지만 그렇게 느껴온 날들이 너무 많아서...

지금 당장 남은 잔고가 2만원이 채 안되는데 나 뭐 먹고 살지 이런 걱정보다

나 만원도 못 주는 우리집 또 빚독촉 들어올텐데 나도 더이상 집에 돈 줄 여유가 안되네 이런 걱정 하고 있는 절 보니...

그냥 없어지고 싶어요....


푸념이라 글도 엉망이고........

글 쓰면서 울어가지고 얼굴도 엉망이네요...ㅎㅎ...

다음주에 집 가려고 했는데 그냥 안가려고요....방학때도 안갈거예요...

그냥 안갈 수 있게 내가 이 세상에서 사라졌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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