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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에 대한 단상.
게시물ID : readers_1012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이야이야호
추천 : 0
조회수 : 26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11/24 23:52:39
 생각을 나오는데로 쓴거라 반말에 부적절한 언어사용 있습니다. 그점은 양해부탁드립니다.

 요즘 서점 베스트셀러는 절반 이상이 자기계발서다. 다시 절반의 절반은 수필집인데, 앞서 적은 자기계발서와 크게 구분되지 않는다. 이 대세를 관통하는 단어는 힐링인데, 나는 이 말이 참 마음에 들지 않는다. 대체 뭘 힐링 해준다는 거지? 책의 내용은 대부분 비슷비슷하다. "요즘 너 힘들지? ㅠㅠ 괜찮음. 다들 그럼. 내가 겪었을 때는 짱짱 힘들고 슬픈데 참고 버티면 이겨낼만 했었음. 근데 시대가 이꼴이라 너 때는 버티기도 힘들겠다ㅋ. 그래도 우리 힘내자." 이거. 리얼 내용 제로. 이 똑같은 말을 어조만 바꾸던가 살짝 비틀어서 계속 반복한다. 심지어 책 한 권 안에서.
 위에 쓰인 말이 말 그대로 힐링해줄까? 전혀. 치유? 위로? 저런 글을 읽음으로써 느는 것은 그저 한심한 자위법이 뿐이다. 책을 읽는 짧은 순간(실제로 내용이 별 거 없기 때문에 금방 읽는다.)동안 자위도 아니지, 타위(대딸)를 받으며 세상만사를 잊는다. 그리고 이후에는? 바뀌는 것은 없다. 이런 류의 책이 전하는 것은 삶의 돌파구나 처절한 고뇌가 아니라, 자아비판의 상실과 책임을 전가하는 방법뿐이다. 책의 대부분은 항상 “네 탓이 아니다.”라며 달콤한 말을 속삭인다. 지금의 슬픔은 불우한 시대에 태어난 탓이고, 청춘의 시절, 시기의 탓이다. 그럼 슬픔은 시대가 변하고 인생의 황금기라는 시절이 지나버리기 전까지는 사라지지 않겠네?
 나약한 정신은 비판을 두려워한다. 깨지고 부딪히고 갈등과 마찰을 빚는 것을 싫어한다. 뭐든지 자기 탓은 아니었으면 좋겠고 책임은 지기 싫은데 리더는 되고 싶다. 재능은 있다고 생각하는데 노력은 하기 싫고 큰 사람이 됐으면 좋겠지 싶다. 사소한 일이라도 인정받고 싶은 욕구만 가득하다. 이런 가련한 심리를 이용해 애새끼들 주머니나 털어먹으려는 놈들이 쓰는게 바로 저 힐링 서적들이다.(라고 나는 생각중이다.) 만약에 진심으로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책을 쓰고 싶으면 같잖은 위로보다는 돌파구를 찾는 법, 따끔한 비판이 필요한 법이다. 다 큰 놈이 배고프다고 징징댈 때 고기만 먹여준다고 뭐가 되나, 고기 잡는 법을 생각해 낼 수 있게 좀 굶기기도 해야지.
 또 하나 중요한 점은 저 책 쓰는 놈들은 다 먹고 살만 하니까 책을 쓴다 이거다. 글쓴이들을 보면 대학교수, 전문직 종사자, 성공한 사업가, 명망있는 종교인 등등.. 까놓고 이런 사람들의 이야기가 큰 설득력으로 작용하나? 물론 그들도 고난을 맛보았을 테고, 진짜 밑바닥부터 시작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결국은? ‘성공하고 나서 돌아보니 그랬더라.. 아름답더라.. 니들도 할 수 있어 보이더라..’ 다 추억이기에 아름다운 거다. 진짜 인생 시궁창에 빠져서 헤어나오지도 못하는 사람이 썼다면 과연 이렇게 인기 있었을까? “아프니까 청춘이다(글: 김범인 31세-폭력전과 12범-) 폭력전과 12범이 전하는 실제 겪은 아픔과 청춘의 이야기!” 이딴게 팔릴 것 같냐? 잘 된 사람이 해주는 얘기니까 좀 믿음직한 것도 있고, 이 책 따라가다 보면 왠지 나도 좀 잘 될 것 같거든. 그리고 실제로는요? ㅈ망이죠, 뭐.
 참.. 책 읽는 거 있냐고 물어보면 무슨 제목도 거북한 책을 자기계발서라고 들이미는 세태나, 좋은 책은 사장되고 같잖은 것들이 판을 치는 현실이 꼴 보기 싫어서 몇 자 적었다. 불과 몇 년 전, 재테크 서적이 범람하던 때에도 이렇게까지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그건 뭐라도 해보려고 읽던 책이었으니까. 그런데 지금은 그냥 부모님 찾아가서 따순 밥 한 숟갈 같이 먹는 것보다 못한.. 으휴.. 말을 말자. 힐링.. 힐링.. 아주 탱커들 나셨다. 세상의 어그로는 모두 자기가 다 끌어 모아다가 폭딜 당하고 있나.
 아 물론 이 글을 쓴 것도 존나 오지랖이고 관심 받으려고 쓴 겁니다. 저한테 폭딜 좀 넣어주세요. 풀피라서 힐링이 안 되니까 좀 받아보게. 는 농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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