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스물한살. 남동생. 중3이에요. 키는 180만큼이고 몸무게는 90을 넘어요. 산만한 덩치.
공부는 전혀 못해요. 초등학교 3학년이 되어서야 한글을 다 알았고, 그렇게 시작이 늦다보니 항상 학습부진아였어요.
그래서 학교를 정말 가기싫어했어요. 가면 맨날 잔데요 그냥 계속.
의지가 없어요 끈기도 없어요 이미 초등학교때부터 아침에 일어나서 고기반찬이없으면 소리를 질러요 돈을 안주면 학교를 안간데요 그래도 학교는 가야한다고 엄마는 돈을 줬어요
그리고 저녁에 엄마는 얘를 혼내다가 지쳐서 아빠한테 혼내라고 말해요. 그럼 아빠가 혼내는데 그러다가 벌이라도 세우면 엄마가 와서 말려요. 그러다가 때리기라고 할까봐.
언제는 혼내라더니 이제는 말려서 자기만 나쁘게 만든다고 아빠는 어이없어하고 이렇게 몇년이고 반복되니 아빠는 얘 훈계에 손을 놓으셨어요.
이미 초등학교때부터 도둑질해서 경찰서에서 전화도 잘오고 주차된 차 망가뜨려서 물어주기도 여러번.
너무 자주 혼나고 잔소리도 자주 들어서 결국 무뎌졌어요. 아무리 혼나도 그때뿐. 아빠가 그러다 나서서 혼내도 엄마덕에 무뎌지고.
결국에는 겨우 다니던 중학교를, 작년부터 학교를 잘 안나가요. 겨울에 기말고사때부터 학교를 몰래 안나가기 시작했어요.
가방도 없이 교복입고 나가서 피시방가고 밖에 쏘다니고.
그러다 들켰는데, 그때 정말 무섭게 혼냈는데 온가족이, 그런데 그 때 얘가 알아버렸어요. 이제는 우리가족중에서 자기가 가장 힘쎄다는 걸
아빠를 밀치고 집을 나갔어요.
중요한건 얘가 학교를 잘 안가도 받아주는 친구가 있어요. 그렇게 망나니여도 친한 친구가 많아요.
그래 집나가서 고생해라 그게 벌이다 했는데 친구들이 계속 재워주고. 친구1한테 재워주지말라고 혼내면 2한테가고 또 3한테가고.
친구들은 학교를 다 잘가요. 친구들이 학교에가면 얘는 혼자서 피시방을 가요
돈이 떨어지면 낮에 엄마만 있을때와서 집 현관복도에서 소리를 지르고 돈달라 문열어달라 난리를 피웠어요
처음에 엄마는 쪽팔려서 문열어주고 돈을줬고. 사실을 안 제가 엄마를 말려서 돈을 안주니
빌라 사람들이 다 찾아오도록 복도에서 소리를 질렀어요.
집사정이 어떻든간에 피해주지말라고 빌라아저씨들은 엄마한테 미친년이라고 소리지르고
엄마는 울다가 일단 들어와서 말로하자고 동생한테 문 열어주고. 집들어올때까지 돈 안준다고 하니 집안식기며 가구를 집어던지고 부수니까 돈 줘버리고. 정말 지겹도록 이 일이 매일같이 반복되고 일상이 되어버리고 그러다 롯데마트에서 담배훔치다가 걸렸다고 전화가 오질 않나 경찰서도 자주가고.
아빠는 얘가 밀쳐서 넘어지고 난뒤. 그 일이 있은 뒤 정말 끝났어요 얘와 아빠와의 대화,훈계 아무것도.
혼내다가 정말 맞기라도 하면 얘한테 있어서 아빠 지위는 정말 땅바닥으로 떨어질테니.
그리고 이젠 아빠가 개입한다고해서 상황이 해결되지 않을 걸 아니. 정말 그냥 손 놓으셨어요. 아무리 얘가 난동을 부려도 아빠는 안방에서 안나오세요.
결국엔 얘가 이겼어요.
학교도 안나가면서 어느순간부터 집에 당당하게 들어오고 잘 먹고 잘 자고 돈도 잘가져가는 이 새끼를 보면서
우리가족은 손 놓을 수 밖에 없었어요.
지옥같던 방학. 얘랑 나랑 엄마랑 집에서 하루종일 얼굴맞대고 싸우던 겨울방학.
혹시나 자다가 맞을까봐 무서웠는지 밤엔 아빠를 피해서 친구들이랑 밤새고놀고
그러고 아빠 출근한 아침에 집와서 자고
점심때 일어나서 밥먹고 돈달라고 다 부수려고 하고 먹고있던 밥도 국도 던지고 아니 던지기전에 엄마는 돈을 줘버리고
그 상황이 짜증나고 화가나서 나는 엄마 얘돈주지마요 소리지르고 엄마는 왜 사는지 모르겠다는 죽고싶은 심정으로 얘가 해달라는 대로 해주고
해결이 안나는 상황에 어이가 없어서 나는 방안에서 끅끅울고 미래가 너무 암담하고 나중에 쟤가 성인이 되어서는 진짜 우리집깡패구나 싶고
그 돈받은 이 새끼는 또 나가서 놀고 아빠오기전에 또 당당하게 들어와서 밥먹고 밤새러 나가고.
씨발 아베크롬비 노스페이스 후아유 홀리스터 나이키 아디다스
져지든 후드집업이든 츄리닝이든 갖고 싶은게 있으면 학교잘다니겠다고엄마랑약속해서받아내고
엄마는 항상 왜 또 사주는 건데
이 새끼가 안지킬거 알면서 그냥 다 부수라고 내비두고 그냥 화장실에 문잠그고 있어 아니면 대문 열어주지마
아저씨들이 와서 욕해도 그냥 한번 쯤은 무시하고 정말 가만히 있어보라고 정말
왜 다사주고 왜 다 먹이고 그러는데
그래 엄마도 이렇게 살기싫다고 한다. 엄마도 내가 말한대로 그렇게 문열어주기 싫다고 저시발새끼왜낳았는지모르겠다고한다
쟤 때문에 죽고 싶다고 한다. 그런데 그러다가 정말 얘가 영영 집나가서 아예 안들어오거나 아니면 자살할까봐
정말로 자살한다고 문앞에서 소리지르니까. 무서워서 그래서 결국 어쩔수없다고한다. 엄마는 그게 너무 무섭다고 한다.
저 정말 얘랑 말로 대화로 풀어보려고 노력많이했어요.
친척들이 그래요 저한테 너가 가운데서 잘해야돼 너밖에 해결할 사람이 없어
그래서 좋은곳 사먹으러가서 대화하고 말로 풀려고하면
그럼 돈달래요 아베크롬비사달래요 홀리스터씨발 다 찢어버리고싶은 브랜드들 그런거 사달래요
ㅇㅇ아 너 그렇게 해도 결국엔 말안들을거잖아 일단 너가 먼저 잘 행동하고 말잘듣고 학교 잘가면 그럼 누나가 생각해볼게
라고 하면 욕하고 그자릴걷어차고나가버려요 대화가 도저히 안되요
정말 최악의 상황.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동생은 학교를 여전히 잘 안나가고
아침에 학교 안가고 배째라 누워있는데 그 모습을 보면서
씨알도 안먹힐 소리란 걸 알면서도 미래를 생각하라고 설득하는 엄마와 저
이렇게 학교 안가면 미래가 암담할걸 알면서 상상도 하기싫은지 현실을 도피하려는 남동생.
우리집돈많지않아요
아빠는 지방내려가서 공사판에서 일하세요
집은 20년된빌라전세고좁고작고
엄마는 올해초 결국 공장에서 정리해고당하셨고 이제는 나이때문에 결국 재취업 못하실 것 같아요
저는 졸업하려면 3년이나 더 남았어요. 조기졸업해서 빨리 돈벌고 싶어요. 내가 빨리 가장역할해야 아빠가 공사판에서 고생안하니까
정말 문제는 저 새끼에요
사회나가서 나도 벌고 결국에 나중에 쟤도 벌어야 둘이 합쳐 그래도 좀 살 텐데
지금상황이면 쟤는 결국 학교 안나가고 점점 친구들도 멀어지고
그런데 돌이킬의지도 없는 애니까
점점 계속 살찌고 그러다 결국 초졸에 자존감도 낮아진 집밖안나가는 사람이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까지 들어요
쟤가 안벌면 우리 네식구 내 월급으로만 살아야하는데
내가 벌어와서 엄마드리면
지금이야 하루에 오육천원이지 크면 엄마는 저 깡패한테 하루에 이삼십씩 뜯길 수 도 있는데
그런데 뜯기는 그 돈은 전부 내가 벌어온 돈일텐데
쓰다가 화가나서 그냥 손가는대로 썼어요
읽어주신것만으로도 감사해요
누군가 알아줬으면 했어요 최악의 시나리오 그대로 일어나는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요
나는 분명 내인생 내내 가난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쳐왔는데
아무리 어떻게 해도 가난이 눈 코앞에 있는데
취직해서 한집의 가장할 생각 없이 돈걱정없이 유학이든 대학원이든 또는 사회운동가같은거 화가같은거 생각하는 친구들 보면 부러워요 너무
실은 정말 돈 생각 없이 사회운동하고 그러고살고 싶어요
그래도 저 아무리 부러워도 그런 생활 까지는 안바래요
그냥 이렇게까지 노력해왔으니까 가난이 제자리걸음하지않기만을 바래요 꿈은 나중에 아주나중에 이루면되니까
근데 이를 가로막는 가장 본질적인 문제는 동생이네요
내가 제자리걸음하려고 이렇게 살아온거 아닌데
나는 노력한 만큼 넉넉하게 살 수 있을 줄 알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