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명구조 막는 `통신비밀보호법'>(종합) 
 
[연합뉴스 2004-08-24 18:24] 

(산청=연합뉴스) 지성호 기자 = "사람의 목숨이 경각에 달려있는데 법이 구조를 막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 아닙니까". 
지리산에서 실종된 40대 회사원에 대한 구조작업을 벌였던 경남도소방본부 구조 과의 한 직원은 격앙된 목소리로 현행법의 맹점에 불만을 터뜨렸다. 

지난 22일 오후 7시께 산청군 시천면 지리산에서 실종된 40대를 찾아나선 소방 본부는 구조작업에 실패하자 이튿날(23일) 오전 실종자의 휴대폰 번호를 알아낸 뒤 모 이동통신사 부산본부에 위치 추적을 의뢰했다. 

그러나 이동통신사측은 `범죄행위가 이뤄지고 있으며 수사기관에서 수사의뢰를 하지 않으면 개인의 정보나 위치 정보를 알려 줄 수 없다'는 통신비밀보호법의 규 정을 들어 위치 추적을 거부했다. 

이로 인해 40대 실종자는 하루가 지난 24일 오전 지리산 도장골에서 탈진, 생명 이 위독한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겼으나 이날 오후 끝내 숨졌다. 

"이동통신사에서 당시 위치 추적을 통해 실종자의 위치를 파악해 주었더라면 실 종자가 건강한 모습으로 구조됐을 것"이라며 구조대원들의 불만이 터져나왔다. 

위치 추적 거부로 119구조대원과 국립공원관리공단 직원 200여명이 사흘간 구조 작업 끝에 실종자를 구출하는데는 성공했으나 병원에서 끝내 숨져 구조대원들은 안 타까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최근 지리산을 등반하다 실종되는 사례가 많은 점을 감안한다면 범죄행위가 아 니더라도 실종자 구조를 위해서는 위치 추적이 가능토록 통신비밀보호법을 개정해 야한다는 지적이 높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과학의 발달로 실종자 구조에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위치추적시스템이 개발되고 실용화됐지만 관련법이 이를 막고 있다"며 "실종됐다는 것은 생명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해 반드시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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