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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전 일하며 겪은 에피소드#12
게시물ID : soda_680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인마핱
추천 : 44
조회수 : 7644회
댓글수 : 11개
등록시간 : 2023/08/20 01:4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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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곳에서 일하며, 담배를 피다보면 가끔 한국 S사 직원들도 나오는데, 가끔 법인장이라는 분도 나와서 담배를 폈음.

그럴때면 S사 직원들도 각잡고 담배를 폈던걸로 기억함. 어쨌든 법인장이라는 분이 현지 공장에 계셨고 가끔 설비를 

보러온다는 소문이 있었음. 

 

그래서 그런지 지금 발생한 문제에 대해 우리 담당자는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하는것 같았음. 하긴. 이분도 책임감이 강한 성격이라

법인장이 보러오건 말건 마찬가지 였겠지만...

일단 불량이 양품으로 나온후로는 모든 테스트 중단 이었음. 그래도 짬밥되는 S사 책임급이라 그런지 금방 방향을 생각하고

판단을 했음.

 

S사 담당자: 지금부터 불량난 시료만 모아서 투입구 쪽에 모으시고, 양품으로 나오는게 없는지 판단해 봅시다.

 

그리고 불량품으로만 진행된 시양산 검사 테스트. 그리고 결과는 금방 나왔음. 20개 정도 시료를 검사했는데 19개 까지는

다 불량으로 배출되었으나 한장이 양품으로 들어왔음. 일단 거기서 잠깐 설비를 가동중지하고 프로그램의 로그와, 검사 이미지를 

살펴 보았음. 원래 불량이 나면, 그 불량난 위치와 그 불량 위치의 이미지가 프로그램에 기록되는데, 골때리는건 양품 판정일때는

원래 아무것도 안남기 때문에...

 

원본 이미지를 보면 분명 기포가 있어야 하는데, 이미지 상에는 기포가 없었음. 그렇다면 당연히 프로그램이 잡아낼 순 없는것이니..

다시 그 양품처리된 시료를 가지고 현장 여직원들에게 가지고가 어디에 기포가 있는지 눈으로 확인을 부탁했음. 이걸 우린 목시검사라고

불렀음. 그리고 여직원들이 얼마후에 제품의 한 부분에 매직으로 동그라미를 쳐서 가지고 왔는데, 그 안에는 기포가 분명하게 

있었음. 다시 프로그램의 이미지와 비교를 해보니 프로그램에 올라온 영상에는 그 기포가 보이지 않고...

 

지금이야 한번 경험을 했으니, 이미지가 잘릴수 있다고 판단을 하겠지만, 당시의 우리는 라인스캔 카메라가 이미지가 빠질수도 있다는

생각을 전혀 해보질 않았음. 물론 라인스캔 카메라 자체의 문제는 아니고, 당시 우리회사 프로그램이 이미지 버퍼를 처리하는

로직이 잘못된 것이지만...

 

그러다 보니, 이게 사람눈엔 보이고 카메라는 여타 조명이나 알수없는 조건차이로 인해 보이지 않는걸까? 라는 얘기도 오갔음.

점점 고민은 깊어졌고, 얘기는 산으로가고... 

 

나: 우리 고민만 하지말고, 아까 그 제품 있잖아요. 한번 더 검사해보는게 어때요? 

 

S사 담당자: 왜요?

 

나: 혹시 모르잖아요. 다시 기포가 보일지..?

 

S사 담당자: 뭐...지금 고민만 하는거보단 확인해 보는것도 나쁘지 않겠네요.

 

그리고 다시 동일 제품을 태워보았는데, 이번에는 불량판정이 났고, 원본 이미지에도 그 아가씨가 동그라미 친 위치에 정확히

기포가 보였음.

 

S사 담당자: 오! 그럼 이건...저도 처음 겪는 일이지만...이미지가 날라가는거 아닐까요?

 

나: 네..저도 처음보지만..이미지가 날라가는거 같단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카메라 자체의 문제였다면 이미 수많은 장비를 경험

했을 우리 직원들이나 담당자님이 이미 알고 계셨을 거 같구요. 정확한 원인은 모르지만 확실한건 프로그램의 문제가 있을거라

보입니다. 왜냐면 옆에 다른 장비들 할때는 이런 일이 없었잖아요.

 

S사 담당자: 그쵸. 일리있는 말씀입니다. 그렇다면 다른 장비와 지금 장비의 차이인데.... 혹시 그쪽 팀장?

 

나: 음...완전히 아니라고 할순 없겠지만...팀장 이전에, 이 장비와 기존 장비와의 차이점이 있죠. 기존 장비는 65인치 까지는

그냥 한번에 이미지 스캔하고 한방에 이미지 전체를 검사해 왔다면, 이 105인치 사이즈는 그게 불가능 해서 한프레임 찍고 검사하고

다시 한프레임찍고 검사하고 하는 식으로, 촬상과 검사를 동시진행 하는 방식이라는게 차이죠.

결국 이미지를 나눠찍는다는 거니까.. 물론 그렇게 방향을 잡고 짠게 팀장님이니...ㅎㅎㅎ

 

S사 담당자: 음..주임님이 하실 수 있지 않을까요? 3일 후면 복귀인데. 저는 솔직히 그쪽 팀장님보다 주임님이 더 신뢰가 가거든요.

 

나: 음...저도 솔직히 말씀드려서 최선을 다 하겠지만, 마음 만으로 문제를 해결가능할거 같진 않거든요. 저는 아직 수준이 모자라서

남은 기간내에 이걸 해결할수 있을런지...대신 제가 이 부분 회사에 이슈화 해서 사장님, 연구소장님께 헬프 요청을 해볼순 있을거 같아요.

 

S사 담당자: 그래주시면 저야 감사하죠. 저는 주임님도 참 맘에 드네요. 보통은 윗선에 최대한 안 알리려고 시간끌고 모르는걸 

모른다고 말안하면서, 결국은 고객사 담당자가 뒤집어 엎어야 이루어 질 일인데... 주임님은 그런게 전혀 없으세요.

 

나: ㅎㅎ 그냥..결국 S사는 사장님의 고객인건데, 그 고객을 최대한 빠르게 만족시켜 준다는건데 싫어할 사장이 있다면 그건 사장이

아니란 생각이죠 뭐...ㅎ 제가 무슨 연봉 5천받는 과장급은 아니잖아요. 그래도 담당자님께는 죄송합니다. 더 실력이 있는 프로그래머가 왔었으면 이런 일도 없었을텐데..

 

S사 담당자: 아뇨. 저는 그쪽이 참 맘에 들어요.ㅎㅎ 그럼 부탁할께요.

 

그렇게 바로 현장에서 나와서, 회사 전용 국제전화 폰을이용해서 팀장에게 연락을 했음. 이런 문제가 있는데, 남은 기간안에 처리는

힘들것 같다. 그러니 도움이 필요하다. 

그리고, 다시 무쌍 주임에게 연락했음. 팀장한테 우선 보고는 했으나, 저 양반 성격에 지가 담당하는 장비 안되는거 윗선에서 아는거

당연히 꺼릴것이고, 나는 이걸 복귀전에 해결하고 싶다. 그러니 무쌍주임이 연구소장님한테 가서 질러달라. ㅋㅋㅋㅋ

 

무쌍주임: 지르는게 제 전문 아닙니까. 지금 바로 갑니다. ㅋㅋㅋㅋ

 

그리고, 담배한대 피고 있는데, 담배한대 다 필무렵 연구소장님께 전화가 걸려왔음.

 

연구소장님: 무쌍주임한테 들었어. 잘 안된다고?

 

나: 넵.

 

연구소장님: 그럼 일단 너는 복귀하고, 나머지는 메가통 팀장한테 맡기는게 어떤가?

 

나: 그러다 그때도 안되면요?

 

연구소장님: 음...

 

나: 제 생각에는 고객이 이렇게 신사적으로 기다려 줄때 해결하는게 향후에 좋을것 같습니다만..?

 

연구소장님: 뭐 그렇긴 하겠지...근데 oo이는 너무 서두르는거 같은데?

 

나: 음...소장님. 소장님이랑 저희는 프로그래머죠?

 

연구소장님: 그렇지. 

 

나: 예전 회사 다니면서도 느낀거지만, 프로그래머라는건 어떻게 보면 현장에서 고객한테 가장 강력하게 어필 가능한 영업직이라고도

생각하거든요. 우리가 한방에 팍팍 해결해 내면! 고객사에서 우리회사를 어떻게 볼까? 이런 생각 많이 했었거든요.

 

연구소장님: ....

 

나: 이슈가 생기고, 그 이슈에 강력한 인력들이 붙어서 딱 해결해주면, S사 담당자도 감동먹고 더 잘봐주지 않을까요?

 

연구소장님: 그래. oo이 말이 맞다. 우리 한번 다같이 해결해 보자.

 

그렇게 전화통화는 끝났고, 담배 한대만 더 피고 다시 현장으로 들어가려는데 팀장에게 전화가 걸려왔음.

 

팀장: oo아. 왜 일을 크게 만들어!?

 

나: 어떤일이 큰데요?

 

팀장: 아니 왜 연구소장님이 같이 문제를 보자고 나서시냐고.

 

나: ? 저는 모르는 일입니다만?

 

팀장: ...... 뭐 그래...일단 알았어.

 

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단 팀장, 소장님한테 던져 뒀으니 본인은 좀 안심하고 문제를 분석할 상황을 만들어뒀음. S사 담당자도 연구소장님이 투입된 부분에

대단히 만족했고, 현장 분위기를 조금은 릴렉스하게 만들어 주었음. 덕분에 비전팀은 고객사 눈치 덜 보고, 편하게 쉬며 우리 일을 지켜보았음.

 

비전팀 과장: oo씨. 연구소장님 투입시켰다며?

 

나: 넵.

 

비전팀 과장: 나는 프로그래머들이 다 답답한 인간들이라고 생각했는데. oo씨는 시원시원해서 참 좋아. ㅎㅎ

 

나: 이럴일 없이 바로 해결가능한 프로그래머가 더 베스트죠. 뭐. ㅎㅎ

 

본인도 현장에서 열심히 코드를 보는데, 참 잡힐듯 안잡힐듯한 문제였음. 처음에는 어디서부터 진행할지 갈피를 못잡았으나 

본인의 로그 기록을 확인해보니 (1, 2, 3, 4, 5, 6....이런 식으로 순서를 기록했던)

간혹가다 1, 2, 3, 4, 5, 6......1, 2, 3, 4, 6, 5.... 이런게 보였음. 음...!? 이게 왜 바뀌어 있을까? 하면서 고민을 하며...

지금 생각하면 이미 충분히 힌트는 주어졌으나, 머리가 나쁜건지 경험이 부족한건지... 이상한걸 알면서도 아무것도 할수는 없었음.

 

그렇게 그날 하루는 아무런 진전이 없는채로 퇴근을 하게 되었음. 원래 우리의 기대 대로라면 연구소장님 투입 후 3~4시간 안에는

원인을 찾고 수정된 프로그램이 전달되어 오는 거였는데. 새벽 1시까지 기다려도 소식은 오지 않았음..

연구소장님 투입의 반작용은 바로 여기서 나왔음. 여유가 있던 모두가 이제는 소장님도 바로 파악이 안될만큼 이 문제가 

심각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

 

그렇게 호텔에서 씻고 잠을 자려는데 이 시간에 무쌍주임에게서 전화가 왔음. 지금 여기 시계로 1시 반이면 한국은 새벽 2시 반일텐데..

 

나: 아니 이시간에 안자고 왜 전화했어요?

 

무쌍주임: 아니..저는 oo씨가 불안하실까봐.

 

나: 아니 뭐 이런일 한두번 겪나? ㅋㅋ 괜찮아요. 어서 자요.

 

무쌍주임: 안됩니다. 원인을 찾아야죠! 약속 했잖아요. 무사히 복귀시켜 드리겠다고!

 

나: ㅋㅋㅋㅋ 해결 안되도 몸성히 복귀는 가능해요.

 

무쌍주임: 아니죠. oo씨나 저나, 장비 안되는데 복귀하면 몸은 복귀해도 마음은 현장에 남는 사람들 아닙니까! 나는 100%의 oo씨를

복귀시키고 싶은거라구요! ㅎㅎ 걱정마요. 본사에서도 다들 열심히 코드 분석 중이고. 저는 지금 집에서 열심히 시뮬레이션 노가다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으니까요!

 

나: 엥? 그게 가능해요? 누가 지시한거에요?

 

무쌍주임: 아니 제가 보니까. 팀장이나 연구소장님이나 그냥 코드에 머리만 박고 계시는데. 저까지 머리 같이 박고 있어봤자 의미가 있겠어요? 남들과는 다른 방향을 생각해본거죠.

 

나: 어후...힘들텐데..

 

무쌍주임: 밤을 새서라도 만들겁니다. 그럼 저는 이만.!

 

이게 말로는 쉬운거 같지만...쉽지않은 일이었음. 우리가 보통 노트북에서 프로그램을 테스트 한다고 하면, 노트북에 산업용 라인스캔

카메라를 달수는 없기 때문에, 카메라 처리 부분은 코드에서 비활성화 해 놓고, 검사 부분만을 시뮬레이션 해보는게 다임.

만약 카메라에서 이미지를 얻어오는 부분을 시뮬레이션 만들기위해서는 카메라의 동작 구조나, 이미지 버퍼 처리등 일련의 동작들을

다 일일이 구현을 해야하는건데, 일단 원리부터 정확히 이해를 해야하는 사람이 진행을 해야 했고, 그렇다 하더라도 누가 시켜서 하라면 억지로 억지로 해보겠지만...누군가의 지시 없이 혼자 생각해서 만들기에는 손대기가 좀 꺼려지는....그런 작업이었음.

그랬으니 연구소장님도, 팀장도 코드에 머리만 박고 있지 않겠음?

 

그리고 다음날....(복귀 2일전)

오전에 출근해보니 S사 담당자가 우선적으로 물어본 말은 "혹시 수정된 프로그램 왔나요?" 였음.

모두들 풀이 죽어있었고, 본인도 코드에 머리를 박고 어제 발견한 1,2,3,4,6,5에 대해 생각을 했음. 아 이거참 알듯말듯 아쉽네 진짜...

그렇게 점심 시간까지 아무것도 못한채로 현장을 나오려 했을때. 비전팀 과장에게 전화가 걸려왔음.

 

비전팀 과장: 예? 원인을 찾았다고요? 예. 아 그쪽에서 시뮬레이션으로 같은 현상이 나오는걸 확인 했다구요? 오. 그럼 거의 잡은거나

마찬가지 겠네요!? 네! 네!

 

S사 담당자: 아 그래요? 거기서도 같은 현상이 나왔어요? 다행이네요!

 

그렇게 현장을 나와서 밥을 먹으며 핸드폰을 열어보니 무쌍주임에게서 문자가 와있었음.

 

무쌍주임: oo씨. 밤새 만든 노가다 프로그램에서 oo씨가 말씀하셨던 현상이 나왔어요. 소장님이랑 팀장님도 다 보고 가셨으니까

조금은 안심하셔도 될것 같아요. 저도 계속 확인해 보겠습니다!

 

무쌍아... 너 나한테 왜이러는거야 ㅠㅠ 너땜에 내 흑염룡이 약해지잖아...

 

그렇게 점심을 먹고 2시간쯤 지났을까. 드디어 수정된 프로그램 하나가 전달되어 왔음.

모두들 기대하며 수정된 프로그램 실행파일을 설비에 업데이트 하였고. 일단 처음 테스트 한 그대로 모든 투입 제품을 불량 시료로 하여

시양산 검사를 진행 했음. 

그렇게 1개, 2개....20개....100개... 모두들 기대에 찬 마음으로 기도하는 마음으로 결과를 보고 있었음.

 

S사 담당자: 200개! 200개 까지 해도 양품이 안나오면 해결 된걸로 간주해도 될것 같습니다!

 

일동: 넵!!

 

그리고 공교롭게도 150개에서 양품이 하나 배출.........

그렇게 다시 비전팀 과장이 본사에 실패의 비보를 알렸고...그렇게 다시 2시간 정도 시간이 지나 2차 수정된 프로그램이 전달 되었음.

현지 오후 4시...

 

S사 담당자: 300개. 300개 까지 해보고 안나오면 해결된걸로 보죠!

 

일동: 넵!

 

그렇게 다시 시작된 카운트....

 

모두들: 250개!!!....260개!!!!오오 좋아...!! 270개!!!!

 

그리고 다시 설비는 양품을 하나 배출.........

 

이쯤되니...S사 담당자도 심각해지기 시작했음..

 

S사 담당자: 주임님.

 

나: 넵.

 

S사 담당자: 내일이 마지막 출근이 시죠?

 

나: 넵. 저녁에 팀장님 오시면, 현장상황 인계하고 그 다음날 복귀입니다.

 

S사 담당자: 정말...죄송하지만...남아 주세요.

 

나: ......

 

S사 담당자: 아시잖아요. 이젠 우리다 알잖아요. 그쪽 팀장 실력없는거. 저는 그분이랑 합을 맞출 자신이 없습니다.

 

나: 남아야죠. 고객이 요청하는건데요. 회사에 얘기하겠습니다. 같이 남겠다고..

 

그렇게 다시 수정된 프로그램이 오기 까지의 대기 시간...착잡한 마음에 나와서 담배를 한대 피며 회사에 전화를 했음.

아무래도 고객 요청이 있어서 복귀를 연장해야 할것 같다고.

그리고 계속 줄담배를 피다가 현장으로 들어가려던 때,(현장가면 적어도 2, 3시간은 담배를 못펴서 줄담배를 피는 사람들 많음..)

무쌍 주임에게서 문자가 왔음.

 

무쌍주임: oo씨 무슨소리에요. 출장을 연장한다니?

 

나: 뭐...고객이 남아 달라는데 어쩔수없져. ㅎㅎ

 

무쌍주임: 기다려요. 아직 포기하면 안대여!!

 

나: ㅋㅋㅋㅋㅋㅋ 왜 이래 이사람아 ㅋㅋㅋ 연장한다고 안죽어요 ㅋㅋㅋ

 

무쌍주임: 그치만! 난 약속했다고요! 기다려요!!!! 그럼 이만.

 

그리고 다시 3차 수정된 프로그램이 전달 되었음. 현지 저녁 7시...

이제는 모두들 격한 반응 없이 조심스레 다시 테스트를 진행 했음.

 

S사 담당자: 500개로 가시져.

 

일동: 넵....

 

그리고 다시 200개 정도에서 양품판정 발생.... 모두들 눈빛에 힘을 잃었고...한숨만 푹푹 쉬는 상황이었음..

그때 다시 비전팀 과장에게 전화가 걸려왔음.

 

비전팀 과장: 아? 그래요? 그럼 지금까지 수정된 프로그램이 메가통 팀장이 수정한 프로그램 이었던 거에요!?

와.... 다행이다.... 그럼 소장님 수정본은 언제 오나요? 아 이제 곧!? 넵!!! 넵!!!!

 

S사 담당자: 아 진짜요? 후아....다행이다....난또 소장님 프로그램이 안되는줄...!! 감사합니다 하나님!!!!

 

아...팀장이 이럴땐 위로가 되어줄수도 있구나..!

 

그렇게 생각보다는 늦게 저녁 11시쯤 소장님 프로그램이 왔으니 받으라는 소식이 왔음. 현장 라인에서는 인터넷이 안되기 때문에

누군가는 밖으로 나와서 핫스팟을 잡고 노트북으로 프로그램을 받아서 다시 들어가야되는 상황이었음. 당시에는..

그러니 기왕 나와야 되는김에 다같이 나와서 담배 한대씩 피고 다시 현장으로 들어가는 레파토리였음.

 

그렇게 S사 담당자와 우리 직원들은 희망찬 기분으로 담배를 피며 이거 잘되면 내일 하루는 쉬자! 하면서 너스레를 떨었고.

수정된 프로그램은 팀장 수정 버전과, 연구소장님 수정버전 2개가 전달이 되어왔음. 

그렇게 2개 프로그램을 받고 핫스팟을 해제 하려는 그때, 내게 메일 하나가 새로 날아왔음.

무쌍 주임...

 

무쌍주임: oo씨. 이게 될지는 모르겠지만...약속을 못지키게 되서 정말 죄송해요. 그래도 아무것도 안하는것보단.. 발버둥이라도

쳐봐야죠. 이건 제가 수정한 버전 입니다. 너무 기대는 하지 마시구요...

 

그렇게 사람들이 모르는 또하나의 무쌍버전의 수정 프로그램도 따로 챙겨 현장으로 들어갔음.

 

모두들 침묵속 S사 담당자가 말했음.

 

S사 담당자: 여러분. 매를 먼저 맞을까요? 나중에 맞을까요?

 

일동: 그....그건....나중에 맞죠?....

 

S사 담당자: 오케이. 그럼 일단 메가통 버전을 넣어 봅시다. 500개! 콜.

 

일동: 넵!

 

그렇게 메가통 수정버전으로 시양산 테스트가 진행 되었음.

 

1개...2개....100개....200개...300개....올?...400개....오옷!!...450개....490개...!! 

 

S사 담당자: 어랏? 이건...!?

 

일동: 에이 설마.....!!!

 

500개!!!!!

 

S사 담당자: 아냐아냐...그럴리가 없어. 다시 500개 더!

 

일동: 넵.

 

그리고 다행? 스럽게도 600개 정도에서 양품이 한개 배출 되었음.

 

S사 담당자: 와!!! 식겁할번했네. 다행이다 나와줘서......!!

 

진짜로...메가통 팀장이 도움이 될 때가....있구나...... 이럴때는 간혹 생각함. 왜 이세상 사람 모두가 완벽한게 아닌데도 세상이 돌아가는지..

완벽한 사람들로만 채워져서는 안되는 그런 무언가가 있는거임. 실수하는 사람도 있어줘야. 더욱 완벽함을 만들어 갈수도 있는거 아닐까?

하는...ㅋㅋㅋㅋ

 

S사 담당자: 자. 뭐 이전 테스트는 이미 예상한 바였고. 몸풀기죠. 이게 마지막 희망 입니다. 자 가시죠. 1000장.

 

일동: 넵!

 

그리고 마지막 희망이라 그런지 모두들 카운트를 복창하기 시작했음.

 

모두들: 100개!!! 101개!!!!.....

 

S사 담당자: 아싸!! 600개!!!!

 

모두들: 아싸!! 700개!!!!

 

공장 아가씨들: 와쎄이~치바이 얼쓰거~!!! (대박~칠백이십개!!)

 

어느덧 공장에 일하던 아가씨들도 모여들어서 카운팅을 하고 있었음....ㅋㅋㅋㅋㅋ

 

S사 담당자: 아싸!! 팔백 오시....ㅂ......발..

 

양품이 하나 나왔음......

 

그때의 나라잃은 담당자의 표정과, 허공만을 바라보던 비전팀 사람들...곰돌이 푸우도 하늘을 보고 있었음.....너 지금 뭐 알고 그러냐?

 

그렇게 거의 5분간 정적과....탄식......한숨....의 시간이 지나고.... 시간을 확인해 보니 새벽 2시....

 

S사 담당자: 저...주임님?

 

나: 네.

 

S사 담당자: 혹시 복귀 연장 하셨나요?

 

나: 네....당연하죠...

 

S사 담당자: 비전팀 여러분...일단 시간이...많이 늦었네요...오늘은 이만 합시다....지금 이시간 까지 일하는것도 사실 문제죠....

죄송합니다...

 

일동: 아닙니다..저희가 면목이 없죠....

 

S사 담당자: 원래....오늘 되면...내일은 쉴라그랬는데....뭐 이쪽 일이란게 변수가 많죠....자...퇴근 합시다....

 

그렇게 나까지도 숙연해져서 돌아 나오려던 그때....아...맞다......무쌍버전.....

이미 모든 희망을 다 버려서 그런가? 할수 있는게 있다면 뭐든 해봐야 되지 않겠냐는 마지막 발악과...용기가 겹쳐서

나도 모르게 소리 쳤음..

 

나: 여러분!!!! 잠깐만요!!!!!

 

모두들: ......??

 

나: 시.....시......신.....신에게는....아직......1개의 프로그램이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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