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해상병 421기 출신으로, 참수리를 탔습니다.
뭐 갑판사관이 없는 배였죠.
게시글들을 보면서 느끼는건데,
지금 비난의 정도가 심하다는 생각은 듭니다.
뭐, 까일만한 짓을 한건 확실히 맞기도 합니다.
어느 부대나 까일만한 것들은 항상 존재하더군요.
이전에 방송된 부분에서도 꽤나 보이긴 했습니다.
사실 그 갑판사관이 '실수'로 그랬다는 것도 그럴 수 있고,
책임감이 강해서 세게 말하다보니 그렇게 말했을 수도 있고,
각본에 의해서 그랬을 수도 있는 것도 뭐 이해는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 문제가 수병 사이의 위계질서와 체계에 대한 이해 부족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함정에서는 수병들끼리 각자 자기들만의 위계질서를 유지하고 있기 마련입니다.
외부에서 보자면 무슨 일이 있으면 어디를 치면 된다든지,뭘 어떻게 하면 된다든지,
학습은 누가 시키는거고... 이런걸 이해하는거라고 보면 될 것도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선임 수병에 대한 존중일 수도 있을듯 합니다.
그리고 갑판사관은 그에 대한 이해가 없었던거고요.
그리고, 갑판사관이 한 행동 때문에
다음날 새벽에 집합으로 이어지면서
누군가는 삶에 대한 미련을 버릴 수도 있을 듯 해서,
그 행동 자체는 충분히 비난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미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갑판사관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갑판선임수병이면 갑판사관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충분히 이해할거라 생각합니다.
선임수병에게 '부족한 것 같으니 교육 좀 시키면 좋겠다' 라고 적당히 이야기 할 수도 있는 상황 같고요.
(뭐 그래도 난리가 생길 수야 있겠지만, 점호 시간에 대놓고 깨는것만 하겠습니까)
시기 적절하게 이 난리가 터져서 오히려 내부 부조리를 확인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습니다.
저도 엄청 맞고 살았던 세대입니다만, '배는 빡세니까' 라면서 넘어가고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잘못된건 역시 잘못된거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