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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겨 죽어도 좋으니 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 이정하 시인.
게시물ID : lovestory_6805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에릭남
추천 : 10
조회수 : 3780회
댓글수 : 44개
등록시간 : 2014/08/12 01:56:42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mQT6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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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길을 가다 우연히 마주치고 싶었던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잎보다 먼저 꽃이 만발하는 목련처럼
사랑보다 먼저 아픔을 알게 했던,
현실이 갈라놓은 선 이쪽 저쪽에서
들킬세라 서둘러 자리를 비켜야 했던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가까이서 보고 싶었고
가까이서 느끼고 싶었지만
애당초 가까이 가지도 못했기에 잡을 수도 없었던,
외려 한 걸음 더 떨어져서 지켜보아야 했던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음악을 듣거나 커피를 마시거나
무슨 일을 하든간에 맨 먼저 생각나는 사람,
눈을 감을수록 더욱 선명한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사랑한다는 말은 기어이 접어두고
가슴 저리게 환히 웃던,

잊을게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눈빛은 그게 아니었던,
너무도 긴 그림자에 쓸쓸히 무너지던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살아가면서 덮어두고 지워야 할 일이 많겠지만
내가 지칠때 까지 끊임없이 추억하다
숨을 거두기 전까지는 마지막이란 말을
절대로 입에 담고 싶지 않았던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부르다 부르다 끝내 눈물 떨구고야 말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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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어 울 수 있는 한가슴


비를 맞으며 걷는 사람에겐 우산보다
함께 걸어줄 누군가가 필요한 것임을.
울고 있는 사람에겐 손수건 한 장보다
기대어 울 수 있는 한 가슴이 
더욱 필요한 것임을.
그대 만나고서부터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그대여 지금 어디 있는가.
보고싶다. 보고싶다.
말도 못할 만큼
그대가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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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작부터 비는 내리고 있었습니다


어디까지 걸어야 내 그리움의 끝에 닿을 것인지. 
걸어서 당신에게 닿을 수 있다면 밤 새도록이라도 걷겠지만
이런 생각 저런 생각 다 버리고 나는 마냥 걷기만 했습니다.
스쳐 지나가는 사람의 얼굴도 그냥 건성으로 지나치고
마치 먼 나라에 간 이방인처럼 고개 떨구고
정처없이 밤길을 걷기만 했습니다.

헤어짐이 있으면 만남도 있다지만 
짧은 이별일지라도 나는 못내 서럽습니다.
내 주머니 속에 만지작거리고 있는 토큰하나,
이미 버스는 끊기고 돌아갈 길 멉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걸어서 그대에게 닿을 수 있다면 
그대의 마음으로 갈 수 있는 토큰하나를 구할 수 있다면 
나는 내 부르튼 발은 상관도 안 할 겁니다.

문득 눈물처럼 떨어지는 빗방울,
그때서야 하늘을 올려다보았는데
아아 난 모르고 있었습니다. 
내 온 몸이 폭삭 젖은 걸로 보아
진작부터 비는 내리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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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이율배반


그대여
손을 흔들지 마라.

너는 눈부시지만
나는 눈물겹다.

떠나는 사람은 아무 때나
다시 돌아오면 그만이겠지만
남아 있는 삶은 무언가.
무작정 기다려야만 하는가.

기약도 없이 떠나려면
손을 흔들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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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할수 없음은


사랑할 수 없음은
사랑받을 수 없습니다.
사랑할 수도 없습니다. 

사랑받지 못함은
견딜 만한 아픔입니다.
그러나,
사랑할 수 없음은
너무 아파 느낄 수도 없는 고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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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곳으로


낮은 곳에 있고 싶었다.
낮은 곳이라면 지상의
그 어디라도 좋다.
찰랑찰랑 물처럼 고여들 네 사랑을
온몸으로 받아들일 수만 있다면.
한방울도 헛되이
새어나가지 않게 할 수만 있다면.


그래 내가 
낮은 곳에 있겠다는 건
너를 위해 나를
온전히 비우겠다는 뜻이다.
나의 존재마저 너에게
흠뻑 주고 싶다는 뜻이다.
잠겨 죽어도 좋으니
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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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별 

                   

너를 처음 보았을 때 
저만치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너를 바라보는 기쁨만으로도 
나는 혼자 설레였다. 

다음에 또 너를 보았을 때 
가까워질 수 없는 거리를 깨닫곤 
한숨지었다. 너를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생각했는데 어느새 내 마음엔 
자꾸만 욕심이 생겨나고 있었던 거다. 

그런다고 뭐 달라질 게 있으랴. 
내가 그대를 그리워하고 그리워하다 
당장 숨을 거둔다 해도 
너는 그 자리에서 그대로 
냉랭하게 나를 내려다볼 밖에. 

내 어둔 마음에 뜬 별 하나. 
너는 내게 가장 큰 희망이지만 
가장 큰 아픔이기도 했다.












그림출처:텀블러와 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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