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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해전술'에 대한 오해. 그리고 맥아더
게시물ID : history_1272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t.아침뱃살
추천 : 10
조회수 : 1898회
댓글수 : 20개
등록시간 : 2013/11/26 23:41:59
베오베의 '중국애 대한 배신감'의 리플들을 읽다가 몇 자 적습니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상식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는 한국전쟁 중 중국의 '인해전술'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고자 합니다.

결론부터 말해서 '인해전술'이라는 용어는 완전히 잘못된 것으로 끝없이 패퇴하던(미군 역사상 최대의 후퇴라죠) 미군과 국군의 입장에서 만들어낸 일종의 '변명'을 위한 용어입니다. 정작 공세의 주체였던 중국 측에서는 '인해전술'이라는 용어는 일절 쓰이지 않구요, 당시 중국의 전략도 인해전술과는 동떨어진 것입니다.

중국의 '의용군'이 한국전쟁에 뛰어들 당시 (1950년 10월) 미군측 정보로 중국의 병력은 18만, 중국측 발표는 26만입니다.(중국 발표는 북한을 도와준 위세를 떨어야 하는 입장상 과장되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때 유엔군(국군포함) 규모는 42만이었고 그중 12만이 미군이었습니다. 병력규모에서 전혀 중국이 압도하지 못하고 있었죠.

장비에 있어서는 더욱 처참한 실정으로 막 내전을 끝내 온 나라가 피폐해진 터라 중국의 의용군은 보병들은 박격포 몇 문과 노새가 끄는 대형 견인포 약간이 지원화력의 전부였습니다. 최신 장비로 무장한 미군에 비한다면 탱크, 전투기가 난무하는 '워록' 장비전에 서든어택 8인팀이 달려든 꼴입니다. 이후 지리한 공방전까지 합쳐 3년간 양측이 투입한 병력은 남측이나 북측이나 동맹군 합쳐 120만가량으로 거의 비슷합니다.

이러한데도 UN군이 처참한 패퇴를 하게 된 것은 총사령관 맥아더가 50년 10월 24일에 내린 명령 "휘하의 전부대를 동원하여 최대한의 속도로 압록강-두만강 국경선까지 진격하라" (일명 크리스마스 공세- 크리스마스 전까지 전쟁을 끝내겠다는 것)이 주요한 원인입니다. 승세에 도취된 UN군이 너도나도 앞다퉈 북진하는 통에 보급선이 부실해지고 좌우 부대간 상호 보완할 수 있는 '전선'을 유지하는 데 실패한 것입니다. 스타크래프트나 롤만 해봐도 '전선'을 관리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수 있지요?

중국군의 전략은 이미 취약해진 전선 중 화력이 약한 국군의 방어지점에 병력을 집중하여 뚫어낸 후 (특정 지점에 집중하기 때문에 병력의 우위가 느껴지는 것입니다. 심정적으로 인해전술로 느껴진 이유, 야간에 꽹과리까지 치면서 달려드니 당하는 입장에서는 백만대군이라도 만난 기분일테죠) UN군의 종심을 돌파하여 좌우 미군부대의 후방/측면을 빠르게 포위, 섬멸하는 것입니다. 병력이 열세가 아님에도 띄엄띄엄 분산된 부대 배치탓에(전선이 무너진 탓에) 미군과 국군은 한 덩이씩 각개격파당했던 것이죠. 포위를 당하니 후퇴도 못하고 섬멸당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였습니다.

물론 이후 전선이 남하하면서 중국도 본국의 열악한 전쟁 수행능력과 길어진 보급선, 미군에 장악된 제공권 등으로 한계에 부딪혀 결국 53년 7월 휴전까지 지리한 공방전을 계속하게 됩니다.

'인해전술'로 알려진 중국군의 역습과 UN군의 패퇴는 사실상 '무식하게 머릿수로 밀어붙인' 중국 때문이 아니라 총사령관 맥아더의 꽉막힌 전쟁영웅부심과 중국군의 적절한 전술이 함께 빚어낸 현대전 치고는 상당히 극적인(우리에겐 비극이란게 함정....) 반전이었다는 것이 사실입니다.

덧붙여 한국인으로서 맥아더에게 좀 고마우면서도 상당히 열받는 점이라면
1. 만주에 대한 폭격으로 중국의 참전을 이끌어낸 점
- 이건 실수가 아님. 맥아더는 중국과의 전면전을 몹시 바라고 있었으며 이 때문에 트루먼 대통령과 마찰이 끊이지 않았음
2. 부적절한 크리스마스 공세 전략으로 결국 통일을 날려먹은 점
3. 전쟁이 수세에 몰리자 만주에 대한 원자폭탄 공격 및 한반도의 핵지옥화를 기도했다는 점
- ‘적의 주요 보급로에 원자력 방사능 폐기물을 설치해서 만주 지역과 한반도를 영원히 분리하겠다’ - 51년 2월 11일 맥아더가 워싱턴에 한 보고
중국과의 평화회담을 추진하는 트루먼에 의해 결국 맥아더가 경질돼 3차대전으로의 확대 혹은 한반도의 핵지옥화는 면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진땀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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