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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음.. 이 검사기는 과거 본인이 전 회사에서 세팅을 담당하던 검사기 였음. 순간 그 웬수같은 제조팀이 있을까 주위를 둘러봤는데
다행히 제조팀은 보이지 않았음. 그래도 혹시 출장나와 있는 인원이 있을까 싶어 해당 설비를 관리중인 관리자급 인원을 찾았음.
공장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무진복이 흰색이면 일반 오퍼레이터라고 일반 생산직원을 나타냄.
그리고 보라색을 입으면 장비 관리담당자로 주로 그날의 생산량을 정리해서 위로 보고하거나 사무실-현장 왔다갔다 하며
생산에 문제가 없도록 전반적인 관리를 맡은 직원임.
장비에 하드웨어적인 문제가 생길때는 녹색옷을 입은 직원들이 와서 해결함. 엔지니어라고 볼 수 있음.
노란색 옷을 입었다면 약간 품질이나, 연구쪽 직원.
그리고 분홍색 무진복을 입었다면 그건 꽤나 높은 사람들을 나타내기도 함.
어쨌든 쭉 둘러보니 보라색 옷을입은 중국인이 보이길래 가서 물어보았음.
나: 안녕. 혹시 이 설비 담당자야?
보라돌이: 어. 내가 이 설비 담당이야. 누구?
나: 아. 나는 지금 건너편에 있는 설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야. 이번에 출장 나왔어.
보라돌이: 아 그렇구나. 근데 왜 부른거야?
나: 혹시...이 장비. 한국에서 온 설비야?
이 장비가 그 회사가 맞는지, 혹시 지금 출장나온 한국 직원들이 있는지 물어보았음.
보라돌이: 한국의 oo테크에서 왔고, 셋업은 작년에 했어. 지금 한국직원들은 다 복귀했지.
나: 휴우......
보라돌이: 근데.. 다시 불러야 될거같아.
나: 아니! 도대체 왜 !!!!??
보라돌이: 이거 검사기가 검사가 안되. 지금은 양산중이라 스킵시켜놨는데, 계속 이렇게 둘 수 없잖아. 세팅하는거 교육받은대로
했는데도 제품이 삐뚤어져서 들어와. 그리고 거리센서가 이상한지 영상 포커스가 안맞아. 들쭉날쭉해.
나: 어...음......내가 한번 봐도 될까?
보라돌이: 마음대로.. 대신 이것저것 만지지는 말고.
그리고 보라돌이는 본인 옆에서 본인이 헛짓거리 못하게 지켜보게 되었음.
장비를 보니 일단 제대로된 얼라인이 안되고 있었음. 얼라인이란...제품이 수평으로 똑바로 들어오도록 만드는 작업인데
보통 제품의 좌상단이나, 우상단에 특이한 마크가 있음. 십자 형태이거나 동그란 모양이 있을수도 있고, 그외에도 다양한 모양이 있는데
본인이 일하며 본건 십자형태 뿐이었음. 누구는 피듀셜마크 라고 부르기도 하고, 우린 그냥 현장에서 얼라인마크 라고 불렀음.
카메라가 이동을하거나, 혹은 제품이 올려진 스테이지가 이동을하며 이 얼라인 마크의 좌, 우 위치를 잡아내고, 그 두개의 좌표를
이용해 기울어진 각도를 계산하여 그 회전각과, 초기에 물류맞춘 세팅 포지션으로 이동하며 X, Y축의 변화량을 계산해서
수평으로 똑바르게 제품이 물류 위치로 이송되도록 하는 검사 방식임.
전 회사는 생산라인에는 외주 컴퓨터비전 업체를 데리고 이 얼라인 작업을 했고, 지금 본인이 보고있는 검사기의 경우 자체 개발한
얼라인 계산방식을 사용했음. (근데 이 계산 방식이 회사 기밀이라고 DLL로 코드를 숨겨뒀기 때문에 본인은 이 코드를 못봤음..)
(얼라인이 안맞으면 생산 자체를 못함. 다행히 가족회사는 이렇게 파트가 분리되 있기 때문에, 생산라인쪽은 문제가 없고 지금의 검사라인쪽을 스킵해서 양산을 할 수 있는것.)
그리고 지금 우리 고객사가 업무 진도가 안나가고 있는 원인 역시 이 얼라인이 제대로 잡히지 않기 때문에, 비상이 걸린 상태였음.
나: 일단..얼라인 동작은 하고 있는데? 그리고 마크도 찾고 있고. 이상하네? 너네 혹시 켈은 잡았어?
보라돌이: 켈?
나: 켈리브레이션 말이야.
보라돌이: ??? 그게 뭐임?
켈리브레이션이란 카메라에서 찍힌 영상은 픽셀 단위로 이루어져있는데. 지금처럼 실제 좌표를 영상으로 처리를 하기 위해서는
1 픽셀당 실제거리 얼마(레졸루션 이라고 함).
예를들어 1픽셀에 1mm라고 한다면 영상에 찍힌 물체의 길이가 100픽셀이 나왔다면 실제 크기가 100mm짜리
길이의 물체다. 라고 표현할 수 있음.
이 켈리브레이션이라는 작업이 실제로 파보면 매우 심오한 작업인데, 카메라의 렌즈가 볼록렌즈라
고 한다면 그렇게 얻어진 영상의 거리에 따른 왜곡 같은것도 잡아주는 복잡한 작업임.
그 외 더 깊은 분야가 있지만, 설비 업계에서 켈리브레이션이란
지금 설명한 바와같이 1픽셀당 얼마. 정도 계산해주는 정도에서 그침. 즉 정리하자면, 정확한 레졸루션을 얻기위한 일련의 보정 작업
이라고 할 수 있음.
물론 카메라를 구매할때 이미 이 카메라는 레졸루션이 얼마다. 정해져있고 그냥 사용해도됨. 그런데 이런 얼라인 작업처럼 오차 없이
정확히 동작하기 위해서는 이 켈리브레이션 작업을 통해 오차가 없도록 보정을 해 줘야함.
그러나 결국은 켈리브레이션이라는 기술의 30%도 사용못하고 있는 현실임. 그럼 나머지 70%를 어떻게 메꾸느냐?
사람을 갈아 넣으면 됨. 그 ㅈㄹ맞은 제조팀이나, 지금의 고객사 조립팀들과 같은 인력들을 주말없이 새벽까지, 갈아넣고 갈아넣으면
이 대단한 한국 사람들은 그 미세한 오차까지 없도록 정확한 높이에, 정확한 스테이지 평탄을 맞추어 이 일을 해냄. 순전히 손으로.....
참 아이러니 하게도 프로그램 공부를 하면 할수록, 그 ㅈㄹ맞은 제조팀이 얼마나 대단한 일을 해왔는지,
얼마나 많은 희생을 강요당해 왔는지 알게되었음. 왜 항상 화가나있는지, 한번 웃어줄 여유가 없었는지 이해가 가게 된달까?
돈이라도 많이 받으면 모르겠지만, 여긴 좆소 세계니까 뭐...
(실제 예전회사 제조팀 수준은...얼라인을 안해도 얼추 양산이 가능할 만큼의 정확성을 보였음...)
나: 이 장비 카메라 레졸루션이 얼마야? 1픽셀당 실제거리 말이야.
보라돌이: 나야 모르지?
나: 그런 상태라면 당연히 얼라인을 잡을 수 없지;;
그리고 검사 카메라 화면을 보니 영상의 포커스 역시 완전히 빗나가서 화면이 흐리게 보였음.
(이 장비는 얼라인 카메라와 검사 카메라는 따로 구성되어 있음)
나: 설비 밑에 이 문. 열수있어? 자물쇠 걸려있네?
보라돌이: 왜?
나: 이거 열면 안에 레이저 센서 컨트롤러가 있을텐데?
보라돌이: !?!? 니가 그걸 어떻게 알아??
나: ..........
보라돌이: 지금보니 너 뭐 좀 많이 아는거 같아..!!
나: 숙련된....기술자라면.... 프로그램 화면만 봐도 장비가 보이는....법이지!? (ㅋㅋㅋㅋㅋㅋㅋ)
보라돌이: 와우..... 뭔가 경지에 오른 거구나? (엄지 척!)
그때부터 보라돌이 눈이 초롱초롱 해져서 깍듯해지기 시작했음.
보라돌이: 사부님! 열었습니다.
나: 음...(센서 컨트롤러의 디지털 표시화면에 들어가서 값을 이것저것 확인....)
얘네가 생산하는 제품은 글라스이기 때문에, 레이저 센서모드를 글라스로 설정해야 하는데, 지금 세팅되어 있는건 뭔 판떼기(이름기억안남)
로 설정이 되어있었음.
나: 센서 컨트롤러에 값도 설정이 잘못 되있는거 같은데? 이러니 검사 카메라가 스캔하면서 올바른 거리를 측정하지 못하니까
포커스가 나가게 되고, 포커스가 나가니 좌우에 검사 마크 패턴을 찾지 못할 것이며, 그렇기 땜에 미리 설정한 ROI들이 제 위치를
못찾고 엉뚱한데 검사를 할것이고....
보라돌이: 사부...!! 나 방금 완전 소름 돋았어. 맞아! 그런 증상때문에 지금 이 장비 스킵시켜놓은거야...!!!
나: 아쉽네. 이 회사에도 나같은.....(ㅋㅋㅋㅋㅋㅋ) 고수가 있었다면 이런 문제가 없었을텐데..!!
보라돌이: 싸부가 해주면 안되?
나: 어허. 이 세계에도 불문율 같은게 있는거야. 남에 장비는 함부로 손대는거 아니야!
보라돌이: 하아....그럼 이 사람들 불러야 하는데....;
나: 음.....(제길.....) 일단... 나는 내 장비에 일이좀 있어서... 이만!
보라돌이: 잘가 싸부..!
그렇게 장비로 가보니 R대리가 영혼없는 눈으로 먼산을 바라보고 있었음.
R대리: 다녀왔어요?
나: 네.
R대리: 아는 장비에요?
나: 전 회사 장비요. ㅋㅋㅋㅋㅋ
R대리: 오? ㅋㅋㅋ 어때요 기분이? 싱숭생숭 하죠? ㅋㅋ 우리도 가끔 예전회사 장비들 보면 뭔가 헤어진 여자친구 만난기분이더라구요.
나: 적절한 비유네요..ㅋㅋㅋ
그렇게 오전까지 멍 때리다가 점심시간이 되어 다시 벤더룸으로 갔음. 와...진짜 너무 더운거 아니냐!! 오고 가는길이 너무 뜨거워
정말 견디기 힘들었음. 벤더룸에 각자 공구나 무진복 정리해놓고 식사를 하러 갔음. 나름 구내식당이 컸고 한식, 양식, 중식 코너가
있었는데. 한식의 돌솥 볶음밥이 보였음.
나: 저 저거 먹을래요!
R대리: 역시. 저도 오자마자 저거부터 시켰는데 ㅋㅋ 저는 비빔밥 먹겠습니다.
그리고 받아본 메뉴... 돌솥에 비빔밥이 나와 있었고, 비빔밥 그릇에 볶음밥이 들어있었음.
R대리: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반대로 나오죠? ㅋㅋㅋㅋㅋㅋㅋ
나: 아니 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R대리: 우리 둘이 바꿔먹으면 딱 되죠? ㅋㅋㅋㅋ
나: 와우. 대리님 센스쟁이 ㅋㅋㅋㅋㅋ
그렇게 구내 편의점에서 레드불사서 다시 벤더룸에 들어가보니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음. 조립팀 여러명이서 똥꼬 팀장에게
잔소리를 듣고 있었고, 유재석 차장은 눈치 힐끔힐끔보며 애써 모니터에 머리를 박고 있었음.
똥꼬: 아니! 지금 일주일 넘게 작업하는데 왜 못맞추냐고!!
조림팀: 아니 우리가 노는거는 아니잖습니까? 얼라인이 잡자고 바로 잡히는것도 아니고.
똥꼬: 아무리 그래도 이거 너무 늦잖아!! 언제까지 새벽퇴근 할꺼야?!
조림팁: 프로그램쪽도 좀 봐주셔야 될거 같습니다. 잘 맞는거 같으면서도 막상 제품 찍어보면 100마이크로 정도 어긋난다구요.
유재석 차장: 저도 원인 파악좀 해 볼께요..;;;
R대리와 본인은 눈치보며 책상에 앉아 있었음...혹시 불똥 튈까봐..
똥꼬: 저기요. oo분들?
R대리: 네 팀장님.
똥꼬: 작업 어디까지 됬어요?
R대리: 일단 한국에서 세팅한 정도는 다 했습니다. 검사 샘플이 10장밖에 없어서 검사쪽 테스트가 필요한데,
일단 앞단에 시양산이 안되니..(조심스레...) 더 검사할 시료가 없어서 대기 중이죠....;;;;
똥꼬: PLC는 왔어요?
R대리: PLC가 오려면, 물류 맞출때 넘어와야 하는데... 지금 상황으로는 물류 맞출 상황은 아닌거 같습니다..;;;
똥꼬: 아 그래서 아무것도 안하고 계신다? 일이 있든 없든 PLC는 와있어야 되는게 기본 아니에요? 장비란게 언제 바로 될지도 모르는
건데?
R대리: 그렇긴 한데....아시다 시피 PLC 인력 비용이 만만치 않아서 제 독단적으로 부르기엔 좀 어려움이 있습니다...
똥꼬: 그럴거면 그냥 제어를 우리한테 맡겼어야죠. 다른업체 데려다 쓰겠다고 한건 oo회사가 결정한거고!! 근데 이제와서 비용얘길
하시는데. 그건 그쪽들 사정이지. 우리가 그 인력 비용까지 생각해줘야되요? 우리는 제어 비용까지 해서 계산 끝난걸로 아는데?
R대리: 틀린말씀은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그런데 지금 당장 부른다고 해도, 시킬 일이 없기는 마찬가지 아닙니까...;;
똥꼬: 거기. PLC하시는분 일당이 얼마요?
R대리: 구...구십만원....
제어팀들: 뭐~~~요!?!? 하! 꿀빤다 꿀빨아 ㅋㅋㅋ 부럽다 진짜!!!! 완전 PLC계의 전설이라도 데려오시려나?
똥꼬: 검사 잘하는 업체라더니... 검사만 잘하는 업체인가 보네? 요즘 PLC 귀하다고 해도, 누가 그 가격에 계약을 합니까?
거기 윗대가리들은 생각은 하고 산답니까? 그렇게 높게 책정해놓고, 비싸니까 지금은 못 부른다? 말이 되요?
R대리: ..............;;;;
똥꼬: 내일 당장 출근 시키세요.
R대리: .......
나: 팀장님.
똥꼬: 누구?
나: oo사 소프트웨어 담당 ooo주임입니다.
똥꼬: .........
나: 지금 고객사에서 말씀하시는 내용. 하나도 틀린게 없습니다. 다 맞는 말이네요. (처 맞는말)
그런데, 그 말도 안되는 결정. 여기 현장에 인원들이 한건 아니거든요. 그런건 K팀장한테 공문으로 전달해 주시는게 맞는것 같습니다.
똥꼬: 그 말도 맞네. 그럼 지금 당장 메일쓸테니까...그리고 주임이 낄 자리가 아닌건 아시죠?
나: 아닐건 뭔데요?
이때 벤더룸 분위기가 싸아...... 해졌음.
똥꼬: 물라서 묻는건가?
나: 알아서 묻는겁니다만? 우리다 설비업계 사람들 아닙니까? 직급이고 뭐고 실력으로 얘기하는 세계 아니에요?
똥꼬: 자신있나보네요?
나: 제 분야라면요. 당연히 셋업은 여기 조립팀 분들 못따라 갈것이고, PLC도 못하죠. 프로그램이라면 제 몫은 확실히 합니다.
똥꼬: 주임의 몫이라....여기 우리팀 유재석 차장의 몫과 그쪽 주임의 몫이 같은 선상에 있다는걸로 들리네요?
나: 제가 유재석 차장님과 동급이다 라는 뜻이 아니라, 저희 검사기에 대한 모든 시작과 마무리는 제가 책임지고 있다는걸
말씀드리는 겁니다. 차장님도 얼라인 파트 책임자 아닙니까. 저도 제 검사기 책임자입니다.
똥꼬: 그 회사는 주임한테 검사기를 혼자 책임지라고 하나보죠?
나: 이런말 하면 안되는거 알지만, 우리 팀장보단 우리 주임들이 더 잘합니다.
똥꼬: 허허허허~ 재밌는 분이시네. 팀장보다 낫다? ㅎㅎㅎㅎㅎ 어디 한번 봅시다 그럼.
그렇게 상황은 일단락 되었고, 고객사 인원들은 좀 건방진(?) 협력업체라고 쓰고 하청이라 읽는 주임에게 눈빛이 그닥 호의적이진 않았음.
담배피러 나왔을때 R대리가 말했음.
R대리: 주임님. 도와주신건 고맙지만...저는 무슨 외줄타는 기분이었어요;; 그냥 가만히 계셔도 되는데 왜그러셧어요;;
나: 그럼 그냥 앉아서 허공에 90만원 버릴거에요? 우리한텐 명분도 없는데?
R대리: 어차피 회사돈이고, 주임님 개인이 감당할 일은 아니잖아요?
나: 그죠. 제가 감당할 일도 아니고, 회사돈이죠. 근데 우리 회사의. 그것도 지금 이 상해 사이트의 PM이 다구리를 쳐맞는데
그건 용납 못하죠. 나이고 직급 떠나서 PM직책인데, 벌써부터 고객사한테 짜부되서 끌려다니면 일이 되겠어요?
R대리: .........
나: 비용이나 계약같은건 K팀장이나 영업부장한테 떠넘기면 됩니다. 대리님은 PM이기에 앞서 엔지니어에요. 우리는 다른 잡생각 없이
우리 할일만 빈틈없이 잘 하면 됩니다. 대리님이야 말로 본인이 감당할 필요 없는 일에 주눅들면 안된다고 봐요.
R대리: ....무슨 말인지는 알겠습니다. 일단 고마워요.
그렇게 첫날이 지나갔음. 그리고 다음날도...그 다음날도.... 변하는건 없었음.
요 몇일간 똥꼬팀장의 표정이 점점 썩어간다는거 말고는... R대리는 가시방석에 앉은 마냥 안절부절 했고..
답답한 마음에 고객사 설비에가서 작업하는걸 지켜봤음. 그리고 유재석 차장이 보고있는 프로그램도 뒤에서 지켜봤음.
똥꼬팀장은 이새퀴 왜 와서 보고있어? 하는 표정으로 내 옆에와서 서있었음. 그렇다고 꺼지라고 할수도 없으니까..
유재석 차장은 같은 프로그래머가 뒤에서 보고있어서 그런지 힐끗 힐끗 뒤를 돌아보며 신경을 썼음.
증상을 보니 왠만한건 잘 들어오는데 한번씩 많이 틀어진 제품이 왔을때, 뒤쪽에 조립팀 인원이 소리쳤음.
조립팀: (얼라인) 나갔습니다!!
똥꼬: 또...! 아이고;;
그렇게 또 몇개의 제품이 들어오고...또 다른것들 보다 좀더 틀어진 것들이 들어왔을때
조립팀: 나갔습니다!!!
똥꼬: @#$!$!%$%;;
나: 차장님.
똥꼬: (뭐야 이새퀴는!?)
유재석 차장: 네?
나: 이거 패턴매칭 써서 마크 찾고있죠?
차장: 네...그쵸..
나: 그럼 혹시 순수하게 패턴매칭으로만 마크 찾고 계세요?
차장: 그건 왜 물어보시는지...?
나: 패턴 매칭 외에 기타 처리가 있는지 궁금해서요.
차장: 따로 처리는 없습니다만....
나: 그러면 만약에 많이 틀어져서, 십자가가 대각선으로 누웠다고 했을 때, 패턴을 찾으면 그 패턴이 과연 정확한 위치의 패턴 중심 좌표가
나올 수 있을까요?
차장: ....;; 저희는 그런쪽 잘 몰라요. 돈주고 라이브러리 사다 쓰는거라...
나: 생각해보세요. 패턴매칭으로는 정확한 위치를 잡아내긴 힘들어요. 특히나 좀 많이 틀어진 마크의 경우에는..2차적인 처리를
해줘야 할텐데요?
똥꼬 & 조립팀 : ........
차장: 2차적인 처리라 하심은....?
나: 예를들어, 패턴매칭 통해서 대략적인 패턴의 위치를 찾았어요. 그 지점 중심으로 이미지 영역을 일정 크기로 가지고 오는거죠.
지금 이 시료가 운이 좋게 얼라인 마크 주위로 되게 깨끗하잖아요? 잘라온 이미지 내부에 얼라인마크를 외곽선 추적 알고리즘을
사용해서 외곽선을 얻는거죠.
차장: ......
나: 그렇게 찾은 외곽선들의 O좌표의 합, △좌표의 합을 구하고, 그걸 OOOOOO 만큼 나누면 OOOO을 구할 수 있잖아요?
마크가 기울어졌던, 아니던 OOOO은 정확한 값이 나올테니까요.
차장: 아.....제가 영상처리 전문이 아니라....무슨말씀 하시는지....;;
나: 아니면 조립팀 분들께 일정 기준이상 틀어지는게 안나오도록 정도를 다시 맞춰달라고 하시던가요. 잘 들어오는것도 있고
생각보다 좀 틀어져서 오는것들도 있잖아요.
조립팀: 저희 정도맞춘건 허용범위 내입니다만?
똥꼬: 그럼 주임님은 프로그램으로 그걸 할 수 있다는 겁니까?
나: 할수 있죠. 왜요?
차장: 혹시...그 코드 짜 주실 수 있으실까요...?
나: 그건 안되죠. 제가 무슨 산업 스파이도 아니고;; 괜찮아요. 프로그램으로 안되면 그만큼 사람 갈아넣으면 되니까요.
허용범위 내라고 해도, 더 강력하게 정도를 맞추면 아마도 될거 같은 생각입니다만..?
(갈아 넣는다는 말에 조립팀들 표정이 어두워졌음..)
고객사 직원들: 흐음...........
R대리: 주임님..일단 저희 장비로 가시죠? 괜히 방해만 될거 같은데...
나: 네. 알겠습니다.
그렇게 몇일 뒤..... 벤더룸에서 쉬고 있을때, 조립팀 선임자로 보이는 사람이 담배피고있는데 말을 걸어왔음.
조립팀: 주임님.
나: 네?
조립팀: 말씀하신대로 맞췄더니 어느정도 시양산 가능할 정도의 품질이 나오고 있습니다.
나: 아...다행이네요!!
조립팀: 저....그... 그럼 만약에 프로그램으로 접때 말씀하신 수정을 하게되면, 저희가 그만큼 고생을 안해도 된다는 의미신지요..?
나: 아...뭐...그....음......그렇게 말하게 되면, 유재석 차장님 때문에 고생을 조립팀이 한다는 걸로 들려서 듣기 불편하네요.
조립팀: 아! 아닙니다. 절대 그런뜻으로 드린 말씀은 아닙니다. 단지...
나: 아주...아주 조금은 작업을 덜 하셨어도 되겠죠. 그래도 우리는 각자 파트에서 할수있는 최대치 노력을 해야 되는 사람들 아닙니까.
허용범위 라는건 그만큼 오차가 있다는거고, 조립팀은 조립팀에 최선을 다하면 되는거죠...
조립팀: ...네...일단 도움 감사합니다...
실제로 본인의 조언을 참고해서 문제를 해결한건지, 다른 해결방안을 찾은건지는 몰라도, 한가지 알 수 있었던건
고객사 직원들이 본인을 대하는 태도가 많이 달라져 있었음.
그렇게 일주일 하고도 몇일이 지난 지금, 드디어 앞장비의 제품이 우리 설비로 넘어올 수 있는 환경이 갖추어 졌음.
그리고 드디어 일당 90만원의 PLC 부장님을 호출하게 되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