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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립팀 선임자: 어...마침 오셨네요!
똥꼬: ........
나: 무슨 일이신데요?
조립팀 선임자: 아...이 전화좀 받아보시면....
그렇게 건네받은 전화...
나: 여보세요?
??: 아. 안녕하십니까.
이....이 목소리는.....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벌써부터 백치미가 풀풀 나는 반쯤 풀어진 눈빛이 생각난다...!!
??: OOO텍 제조팀 OOO 이삽 니다.
벌써부터 PTSD가 오는거 같았음. 전화받는데 심장이 쿵쾅쿵광...아마 손도 약간 떨렸을지도...
나: 네. 안녕하세요. (이 양반도 승진했구나...)
전직 PM: 그쪽은 소속이 어찌됩니까?
나: 음. 대충 어떤상황인지 예상은 가는데요. 저도 입장이란게 있어서 소속이랑 이름을 밝히기는 뭐하네요.
PM: 사람 참...그라문 우리가 뭐라 불러야 합니까?
나: 그냥 소프트 주임이라고 하시죠.
PM: 알았습니다. 그럼 주임님. 내 들어보니까 거기 물류가 안맞아 가지고 지금 곤란하다 하던데예?
나: 저희 고객사가 그렇습니다. 저흰 아니구요.(단호)
PM: .....뭐 어차피 고객사 안되면 그 밑으로 집에 못가는건 마찬가지 아닙니까?
나: ......
PM: 솔직히 우리도 주력이 본딩이고, 파트는 다르다케도 경쟁사나 마찬가진데. 그래도 기왕 일이 이래된 마당에 같은 장비업계끼리
좀 도와야 안되겠습니까?
나: .....뭐...도움....좋죠 네..
PM: 그라면 이래 하입시다. 주임님이 우리 검사기 세팅해 주시며는, 우리는 그쪽 고객사 장비 물류 같이함 알아봐 드릴께예.
마 우리였으며는, 하루 해보고 안되면 벌써 장비 다 뜯었제. 저런거 괜히 미련 피우면서 잡고있으면 죽도밥도 안돼...
나: 잠시만요 얘기좀 해보고요.
PM: ? 그쪽도 경상돈교?
나: .....;;;;
PM: 우리 회사도 첨에는 O산에서 시작했다 아입니까. ㅎㅎ
나: 네...ㅎㅎ 일단;; 잠시만요.
잠시 전화기 보라돌이#1에게 넘겨주며 인상을 팍! 썼음. 느물느물 웃는 보라돌이 새퀴. 텔레토비 동산에 폭탄이라도 설치하고싶다...
그리고 고객사 직원들에게 대략 저쪽의 제안 내용을 말했음.
똥꼬: ........
유재석 차장: 주임님 대단하십니다. 안해본 검사기가 없으시네요...어떤 3년을 사셨길래...그 실력에 중국어에...
조립팀 선임자: 주임님....사실 주임님하고는 상관없는 일이겠지만....어떻게 안될까요? 저희도 오늘까지만 해보고 안되면 장비 뜯겠습니다..
그전에 한번 해볼만한 일....같기는 한데....제발....
R대리: (작게 귓속말로...) 주임님..혹시 저거 세팅하는거 많이 어렵나요...?
나: 여테까지 일하시면서 ROI(관심영역 혹은 검사영역으로 이해하시면 됨) 최고 많이 그리신게 몇개에요?
R대리: 음...10개?
나: 저 검사기는 ROI 최소 2400개. 많으면 4000개 넘게 그려야 되요.
R대리: 뜨억........
나: 뭐...그러다보니 진입 장벽이 높긴 하지만...한때 밥먹고 저거만 세팅하던 시절이 있어서...저한텐 그다지 어렵진않아요..ㅎ
아직 다 기억이 날진 모르겠지만...
R대리: (작게 귓속말로...) 그러시면....하죠! 지켜보는데 이거 되면....전설이에요...전설....ㅋㅋㅋㅋ 너무 재밌어 ㅋㅋㅋ
이런 사례가 장비업계에서 있냐고요!! ㅋㅋㅋ 개 꿀잼!! 제발 이렇게 타지에와서 일만하느니...잊지못할 추억좀 만들어줘요...ㅠ
나: 하아...ㅅㅂ....
사실 본인도 하고싶긴 했음. 누굴 도와주고 이런거 보다 그렇게 열심히 세팅했던 시절의 장비가 만져보고 싶었음. 전에 말했지않음?
예전 장비 보면 꼭 헤어진 여자친구 만난 기분이라고.... 이 기분을 뭘로 표현하면 좋을지 모르겠는데.
마치 우연히 길에서 헤어진 여자친구를 스쳐지나 갔는데, 그녀가 길바닥에 엎어져 울고 있는거임. 그것도 한국이 아닌 해외에서...
가서 손이라도 한번 잡아주고 싶은 남자의 순정 이랄까?
(애기 엄마가 절대 이 글을 읽지 않기를 바라며....)
나: 나도 장비쟁이 다됐넹....콜.
사람들: 와아아아!!!!
보라돌이의 전화기를 다시 받아들고 말했음.
나: 진행하시죠.
PM: 고맙습니다. 그라문 이 전화는 아까 그 조립팀 바꿔주이소.
나: 네. 그럼 저도 바로 진행하겠습니다.
그렇게 협상은 극적인 타결을 이루었고... 조립팀 선임자는 조립팀 인원들을 불러모아 문제의 설비앞에 모였음. 그리고 열심히 전화기에
증상을 설명했음.
조립팀 선임자: 네...네..TR을...? 네.. TR수평 체크요? 네..한다고는 했는데 다시 한번 해보겠습니다.
조립팀 선임자: 네. 그리고 TR 누를때....네. 진공 게이지 확인요? 네...뜨고 놓을때랑....떠서 빠질때...? 네....네...
진공 빠지고 TR 가져가기 전에 제품이 돌아 버릴수도 있다구요? 네네.....그럼 더 눌러줘야 되나요? 네...
대충 본인이 들은 기억은 저정도...그 외에는 너무 전문적인 내용이라 본인도 알아듣지 못했음... 기구라는게 저렇게 많은 부분들을
고려해야 하는구나.....
하지만, 본인도 이제부턴 과거의 전장에 소환된 입장이라, 전투 준비하느라 신경쓸 겨를이 없었음. 중국 직원들과 R대리에게 둘러쌓여
기대어린 눈빛을 받으며.....
..................
나: 자. 그러면 일단 프리 얼라인부 진행합니다. 니네들 내가 하는거 잘 봐. 니들이 안되는 첫번째 이유는 니들이 켈리브레이션을
전혀 안하고 있다는거야. 자. 화면에 십자 중심선 보이지? 일단 여기에 얼라인 마크 중심을 일치시켜. 그리고 옆에 PLC 터치작화를
들어가. 보이지?
.................................
나: 이 작화를 이용해서.....이 십자 마크를 좌측으로 3mm보내. 그리고 저장. 자...다시 중심으로 돌아가서 우측으로 3mm보내. 그리고 저장.
이렇게 상, 하, 좌, 우 같은 이동량으로 4개를 저장해 주는거야. 자. 다시 중심으로 돌아가자..
이번에는 O축이야. 좌측으로 O 이동해. 그리고 저장. 다시 중심으로 돌아가. 우측으로 O 이동해. 그리고 저장.
이렇게 값들 다 들어간거 화면에 보이지? 그럼 계산 버튼을 눌러. 봐봐. 여기 계산값들 생겼지? 자 이제부턴 니들이 평소 하던거랑 같아.
좌, 우 마크 등록하고 위치잡고 진행하면돼.
그리고 문제가 되었던 얼라인 동작을 시켜보았음. 똭!!똭!! 따아~~~악!! 화면에 정확히 수평으로 제품이 바로 섰음.
보라돌이 & 봄버맨들: 와아아아!!!!! 대박!!!!
나: 이제부터 센서부를 볼꺼야. 이 레이저 센서는 별거없어. 여기 모드설정에 들어가서 글라스 모드로 변경해주면 됨. 레이저 반사를 통해
거리를 측정하는건데, 이게 유리냐, 철판떼기냐에 따라서 값이 달라. 니들은 유리니까 글라스 모드를 선택해 줘야돼.
보라돌이: 글....라....스....모.....드....를.....(열심히 적는 중)
.................
한번 했던거라 그런가....다행스럽게도 머리속에 과거의 기억들이 실시간 업데이트 되었음. 거기다 과거 프로그램을 잘 모를때 다루던
기능들이 조작을 하면서 머리속에 프로그램 코드로 들어왔음. 아...이렇게 구현을 했겠구나... 이렇게 따라 만들 수 있겠다... 하면서..
거기다 과거 장비를 세팅하며 느낀 불편했던 경험들도 겹치며, 아 코드를 이렇게 고쳐서 만들면 장비를 세팅하는데 한결 수월해지겠다
하면서 실시간 개선 점도 머리속에 업데이트가 되었음. 대단히 신선했달까. 과거 이 장비를 다룰때보다 지금이 더 장비가 잘 보이는
상황이었음.
그렇게 순식간에 ROI를 3200개를 그리고... 혹시나 싶어 카메라의 OO조리개를 돌려가며 좀더 선명히 도전볼이 보일 수 있도록
카메라 세팅을 해주었음.
나: 자. 다 됐다. 한번 돌려봐.
그렇게 앞에서 물류가 넘어오기 시작했고, 검사 파트....문제없이 검사가 되었음.
(당연하지...누가 세팅했는데...)
대략 세팅시간은 25~30분 정도... 과거 에피소드에서도 언급했지만 당시 본인을 교육해주셨던 사수 부장님도 이걸 세팅하면 1시간20분은
세팅했음. 일반 교육받은 다른 직원들에게 세팅을 시키면 빠르면 반나절, 늦으면 하루를 꼬박 세팅했음.
R대리: 와.....주임님....세팅하시는데 손이 안보였어요......무슨 기계마냥......
보라돌이: 빠르다.....싸부....나 이 검사기 세팅이 이렇게 빠른거 처음봤어.....
과거 에피소드에는 없지만, 전회사 사원시절 당시 현장에서 경쟁사 검사기 업체를 맞닥드린적이 있었고, 재미삼아 그 회사 부장과 스톱워치 걸어놓고 세팅대결을 한번 했던적이 있었음. 그때도 본인의 압승. 부장에게 명함과 스카웃 제의를 받으며 마무리 되었었지....
일단 이쪽의 전장은 끝이났다....이제는 PM 당신이 능력을 보여줄 차례야...
잠깐 조립팀 선임자의 전화기를 받아 PM에게 말했음.
나: 이쪽은 끝났습니다.
PM: 이야. 수고했습니다. 그거 검사기 장난아닌데 빠르네예.
나: 나름 최선을 다했습니다. 이사님께서도 기왕 도와주시는거 최선을 다해 주십시오.
PM: ....옛날에 똘똘한놈 하나 있었는데. 그놈이랑 같이 붙여봤으면 주임님보다 빨랐을낀데...ㅎㅎ 걱정마소. ㅎ
뭐? 내가 나랑 대결? ㅋㅋㅋㅋㅋㅋ
그렇게 R대리와 본인은 고객사 장비가 될때까지 할일이 없어서 공장 밖으로 나왔음.
그렇게 저녁시간까지 벤더룸에서 대기하며
R대리: 주임님. 저쪽은 해결 될까요?
나: 될 확률이 높죠. 지금 봐주는 저 회사. 기구하나는 기똥차게 잘하거든요. 프로그램은 수도권이 인력풀도 많고 순환되는 구조이다
보니 잘하는 인원들이 많아서 지방보다 수준이 높은데. 기구는 다르더라구요. 아무래도 탈주자들도 많고, 많이 견뎌야하는 분야이다보니
고인물들이 많아요. 마치 세외세력 남만 야수궁, 북해빙궁 마냥 압도적으로 기구는 지방권이 수준이 높아요.
과거 회사에서 물류 같은걸로 단 한번도 브레이크 걸리는 일이 없었던걸 감안하면 아마도 될것 같은 믿음이 있었음. 성격들이야 지O맞았
지만 일은 정말 열심히 했으니까. 지들 자식 태어나는거도 해외라서 못보고, 매번 해외출장 가면, 도와주러 내려오시는 장모님 눈치보고
해외 출장비까지 집에 다 털어다 줘도 와이프 잔소리 들으면서.. 막상 퇴근하면 할게 없어서 집에 애기들 동영상이나 틀어다 보고있는...
더 불쌍한건....정상적인 패턴의 생활이 안되서 만년 노총각으로 늙어가는 과장급들...
미련한 새퀴들.....
그리고 이 회사에 오면서, 이 회사의 기구 수준이 3이라면 전 회사의 기구 수준은 68 이였음.(본인기준 ㅋㅋㅋ)
일단 장비에 모터만 최소 25개, 많을땐 40개 60개까지 들어갔었음. 지금 우리 장비는 모터 4개 뿐이니....
과거 에피소드 완결때는 굳이 쓸 필요를 못느껴서 쓰지 않았지만, 본인이 퇴사하던 14년 10월의 맑은 가을하늘아래...
떠나는 본인 뒷통수에 대고 PM이 말했음.
PM: 야. 조심해라. 이 바닥 좁다잉~
나: 아? ㅋㅋ 과장님. 이바닥 좁으면 조심은 내가할게 아니라 님들이 해야할낀데?
PM: 하 참... 저 미친새O ㅋㅋㅋㅋㅋㅋ
첨에 한마디 들었을때는 엄청 열받았었음. 그래도 미운정도 정이라고하는데 이새퀴는 마지막까지 저 지O이네 싶었는데.
저 미친새O ㅋㅋㅋ 하면서 웃었을때 같은 경상도 남자의 미운 정을 느낄 수 있었음. 마치 원피스의 상디와 붉은다리 제프의 에피소드 처럼..
PM: OO아. 감기 조심해라.
같은 경상도 남자 귀에는 저렇게 들렸음. 그래서 바로 회사 뜨기전에 근처 커피점에서 아메리카노 10잔 정도 사서 본인과 한바탕씩
했던 제조팀 행님들에게 커피를 돌렸음. 물론 PM한테는 안줬음. ㅋㅋㅋㅋ
(그리고 이때 돌렸던 커피가 8년후 본인에게 1000배가 되어 돌아왔다는 사실이 그때부터 2년 더 지난 지금 글을 쓰면서도 참...
인생사 세옹지마라더니 ㅎㅎ)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을때, 드디어 소식이 왔음. 물류가 잡혔다고.... 역시 그 실력 여전하네...ㅎㅎ
잠시후 벤더룸에 고객사 직원들이 밝은 표정으로 우르르 몰려들어왔음. 열심히 퇴근준비를 하며..
조립팀 선임자: 주임님! 해결 됬습니다. 생각보다 너무 작은 일이라 어이가 없기는 한데.. 그거땜에 장비 다 뜯을 뻔 했어요 ㅎㅎ
나: 다행이네요 ㅎㅎ
유재석차장: 이건 다 주임님 덕분입니다. 저도 설비업계 있으면서 이런 경험은 처음이네요!! ㅎㅎ 맨날 경쟁만 해오다가
이런 낭만이라니.. ㅎㅎ
나: 낭...낭만....ㅎㅎㅎ 이건 그냥 필요에 의한 휴전 정도로 생각하시져 ㅋㅋㅋ
똥꼬: ..........퇴근합시다...... 그리고 내일 PLC 출근시키세요.
R대리: 네.
그렇게 고객사 직원들 너도나도 택시 불러서 퇴근하는 중, 공장 정문 앞에서 담배한대 피고있는데 낯선 중국인이 말을 걸어왔음.
??: 싸부.
나: 엥? 너가 그 보라돌이야? 귀엽게 생겼네? ㅋㅋ 퇴근하는거야?
보라돌이: 아. 나는 좀 있다가 하려고.
나: 근데 왜 나왔어?
보라돌이: 어. 이 전화 받아봐. 한국 관리자인데 싸부랑 통화하고 싶데.
이새퀴가......끝까지....
나: 여보세요...?
전 직장 PM: 아이고. 늦게까지 고생하셨습니다.
(아무래도 이때쯤 묘한 기분이라...이걸 어떻게 표현할까 이전부터 망설이긴 했었는데. 글로 표현하긴 한계가 있으니 노래 선곡
하나로 당시 기분을 대신해 보고자 함. )
노래 선곡은 K2의 슬프도록 아름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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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여보세요...?
(그리움의 끝은 언제나.... 눈물속에 항상 니가 있는 것은....)
PM: 아이고. 늦게까지 고생하셨습니다.
(돌아...갈수없는 아픔인듯 시린 추억이 가슴속에 남아서야....)
나: 네...이사님도. 고생하셨습니다..
(어느 하늘 아래 있을까... 아련하게 자꾸 떠오르는 너를...)
PM: 보니까 중국어도 엄청나게 잘한다면 서요? 궁금하네요 주임님이란 사람이. ㅎㅎ
(한번 만이라도 보고싶은 마음.)
나: 하하....전투 중국어죠;;
(서러워 눈물로도 참지못해...)
PM: 그....혹시.. 우리 회사 안올랍니까? 같이 잘 지낼수 있을거 같은데.
(이젠 다른 삶인걸...알아.)
나: 들어보니까 그 회사 엄청 빡세다더만요. 안가요 ㅎㅎ
(우리 같은 추억 간직 한 채로....)
PM:.........
(서로 사랑했던 날 만큼. 아파하며 잊혀져...버릴지도몰라...)
나: ....오늘 감사했고 잘 지내세요.
(아냐. 깊은 젊은날에 내 사랑. 어떻게널 잊을 수 있어)
PM: 오늘 진짜 고마웠습니다.
슬프도록 아름 다 웠던. 우리지난 날에 사랑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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